[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내 밥줄입니다."
KIA 타이거즈 베테랑 포수 김태군은 13일 광주 두산 베어스전 9대2 승리를 이끈 뒤 커다란 서류 케이스를 챙겼다. 전력분석 자료가 담긴 듯했다. 김태군은 케이스를 들어 보인 뒤 "내 밥줄입니다"라며 웃었다.
김태군은 올해 KIA와 3년 25억원 비FA 다년계약이 끝난다. 2023년 트레이드로 처음 KIA에 와서 안방 안정화에 크게 기여했다. 김태군 덕분에 2018년 1차지명 포수 유망주 한준수가 성장할 시간을 충분히 벌 수 있었다.
올 시즌 뒤 역대급 포수 FA 시장이 열린다. LG 트윈스 박동원과 한화 이글스 최재훈, 삼성 라이온즈 박세혁 등 베테랑 포수들이 한꺼번에 풀린다. 두산 양의지도 4+2년 152억원 계약에서 2년 42억원 선수 옵션만 남는데, 이변이 없는 한 옵션을 실행할 예정이다.
KIA는 올해 한준수를 사실상 1번 포수로 기용하고 있다. 김태군이 시즌 초반 어깨가 좋지 않아 2군에서 한동안 재활한 영향도 있지만, 이제는 한준수가 주전 경험치를 계속 쌓아야 할 때가 된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김태군의 존재감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한준수와 주효상 2인 체제로 가기에는 아직 안정감이 떨어진다. 포수 FA 연쇄 이동 가능성도 있지만, KIA는 일단 김태군 단속을 신경 쓸 수밖에 없다.
김태군은 13일 두산전에서 공수 모두 존재감을 뽐냈다. 0-1로 뒤진 2회말 2사 후 좌월 동점 솔로포를 터트려 두산 영건 최준호를 흔드는 데 앞장섰다. 또 최근 KIA 선발진이 집단 부진에 빠져 있었는데, 이날은 양현종의 5이닝 2실점 호투와 불펜의 무실점 릴레이 호투를 리드했다. 덕분에 KIA는 2연패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김태군은 동점 홈런과 관련해 "최근 지는 경기를 보면 한 이닝에 3점 이상 주는 그런 경기가 많았다. 점수를 안 줄 수는 없으니까. 최소한 3점 이내로만 주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나섰다. 2아웃 상황이었고, 최근 왼쪽 어깨가 아파서 훈련량을 많이 못 채웠었는데 이제는 조금씩 운동량을 많이 가져가고 있다. 오늘(13일) 타격코치님하고 타격할 때 앞발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는데, 그 부분이 운 좋게도 타이밍이 좋았던 것 같다. 몸쪽 공은 항상 자신 있었는데, 투수들이 워낙 바깥쪽에 빠져나가는 공을 많이 던지다 보니 나도 모르게 밸런스를 많이 잃었다. 그래서 앞발을 쓰는 것을 코치님과 이야기했는데, 밸런스가 조금 잡힌 것 같다"고 설명했다.
양현종의 볼 배합과 관련해서는 "아무래도 구속이 예전만큼 안 나온다는 것을 본인이 알고 있고, 그러면 어떻게 로케이션을 가져갈까를 고민해야 한다. 오늘은 오른손 타자한테 슬라이더가 좋았다. 그래서 슬라이더를 많이 썼고, 4회 중후반과 5회 초반까지는 체인지업 위주로 가면서 살아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아담 올러와 제임스 네일, 이의리 등 선발투수들의 부진으로 포수들도 고민이 깊었다. 이범호 KIA 감독은 배터리 조합을 계속 바꾸면서 분위기 전환을 해주려고 했는데, 쉽게 풀리지 않았다.
김태군은 "포수는 144경기가 다 스트레스다. 잘 던져도 스트레스, 못 던지면 더 스트레스"라면서도 "중요한 것은 포수보다 공부를 많이 하는 선수가 있다고 하면 (한)준수나 내가 인정하겠다. 준수와 내가 공부를 더 많이 하고 있으니까. 투수들이 따라와 주는 것에 대해서 책임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투수들한테 조금 더 우리가 원하는 것을 요구할 수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후배 한준수의 성장은 김태군에게도 반가운 일이다.
김태군은 "준수는 지금 잘하고 있다. 이제는 경기 흘러가는 분위기를 잘 읽는 것 같다. 또 양쪽 사이드를 넓게 보고 있는 것 같다. 이 정도 기회를 받고 있는데, 잘하고 있다. 지금 일단 준수한테 멍석 깔려 있지 않나"라며 후배가 기회를 잘 잡길 바랐다.
김태군은 "어깨는 이제 아무 이상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건강한 김태군이 부활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KIA는 탄탄한 안방을 앞세워 다시 상승세를 탈 수 있을까.
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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