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항상 천천히 하라고 강조한다. 급할 필요 없다."
겁없는 신인이 데뷔 첫해에 내야사령관을 꿰찼다. 하지만 19세 고교생에게 주 6일 진행되는 정규시즌은 벅찰 수밖에 없다.
KT 위즈 이강민(19) 이야기다. 발이 빠른 편은 아니지만, 뛰어난 위치선정과 기민한 푸트워크, 강한 어깨로 프로 무대에서도 주전 유격수로서 손색없는 수비를 보여주고 있다.
반면 타격은 프로의 벽이 만만치 않다. 시즌초 잠깐 불방망이를 휘두르기도 했지만, 꾸준히 하락세를 보인 타율이 어느덧 2할1푼까지 떨어졌다. 선구안이 돋보이는 타입도 아니다. 결과적으로 OPS(출루율+장타율)는 0.476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이강민을 향한 이강철 KT 감독의 신뢰는 굳건하다. 개막 이래 38경기 중 36번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KT 주요 타자들 중 6번째로 타석(130개) 수가 많다.
그래도 멘토가 될만한 베테랑들로 넘치는 팀인 점이 위안이다. 당장 내야에만도 산전수전 다겪은 김상수-허경민이 있고, 팀 전체를 끌고가는 리더인 김현수와 장성우가 있는 팀이다.
'왕조의 막내'였던 김상수는 이강민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그는 "어떻게 하면 내가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많이 생각하고 있다. 베테랑이 많은 팀인 만큼 서로서로 그때그때 좋은 얘기를 해주면 좋을 것 같다"면서 "무엇보다 서두르지 말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했다.
"스텝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내가 프로에 와서 처음 유격수 했던 시절도 생각난다. 프로는 고교야구와는 완전히 다르다. 매일매일 경기를 하다보면 체력적으로 힘들수밖에 없다. 또 어린 선수들은 불필요한 힘을 빼는 법을 모른다. 최선을 다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요령이 부족하다보니 모든 상황에서 100%로 임한다. 심지어 포지션도 유격수니까, 지치는게 당연하다."
막내라곤 하지만, 이강민은 진중한 성격이다. 형들에게 애교가 많은 타입은 아니다. 장난치거나 할 나이 차이도 아니다.
김상수 역시 삼성 시절 데뷔 첫해부터 주전 유격수를 꿰찬 경험이 있다. 그는 "내가 막 데뷔했을 때도 그랬다. 감히 까불락거릴 상황이 아니었다"면서 웃은 뒤 "일단 밝은 표정이 중요하다. 웃으면서 하다보면 안될 일도 된다"라고 격려의 마음을 전했다.
"솔직히 복받은 일이다. 어릴 때부터 이렇게 자기 자리를 잡고 많이 뛰는 건 실력만으로 되는 일은 아니다. 이제 경험만 쌓으면 된다.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 마음을 너무 급하게 먹지만 않으면 좋겠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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