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이보다 더 혹독한 복귀 신고식이 있을까. 비자 문제로 한 달 가까이 애를 태웠던 케니 로젠버그(31·키움 히어로즈)가 마침내 '영웅 군단'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선다. 상대는 NC 다이노스의 '좌완 에이스' 구창모다.
로젠버그는 16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리는 NC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투수로 출격한다. 14일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지 불과 이틀 만에 오르는 실전 마운드다.
로젠버그의 한국행은 그야말로 '행정 절차의 늪'이었다. 지난달 21일 네이선 와일스의 대체 선수로 6주(42일) 계약을 맺었지만, 비자 발급이 늦어지며 계약 기간의 절반이 넘는 23일을 허공에 날렸다. 답답한 마음에 로젠버그가 직접 현지 영사관을 찾아 읍소했을 정도다.
키움이 이토록 로젠버그를 기다린 이유는 확실하다. 그는 이미 지난해 KBO리그 무대에서 실력을 증명했다. 지난 시즌 13경기에 등판해 75⅓이닝을 던졌고 4승4패 평균자책점 3.23라는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 메이저리그 통산 17경기 경험(2승3패 ERA 4.66)에서 나오는 안정적인 제구와 경기 운영 능력이 키움 벤치를 흡족하게 했다.
비록 골반 부상으로 완주에는 실패했지만, 건강할 때의 로젠버그는 확실한 '계산이 서는 투수'였다. 문제는 실전 감각이다. 미국에서 개인 훈련을 이어왔다지만 시차 적응도 안 된 상태에서 곧바로 실전에 투입된다. 첫 등판인 만큼 3~4이닝 정도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마냥 긍정적이진 않다. 로젠버그의 복귀전 파트너는 하필 리그 최정상급 투수인 구창모다. 키움으로서는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매치업이지만, 로젠버그에게는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가장 확실한 무대이기도 하다.
현재 로젠버그에게 남은 계약 기간은 단 17일. 산술적으로 3번 정도의 등판 기회가 주어진다. 이 짧은 시간 안에 설종진 감독의 선발 구상에 확신을 줘야 '내일'이 생긴다. 현재 키움은 안우진의 투구 수 관리와 배동현, 박정훈 등 영건들의 활약 속에 선발 뎁스가 꽤 두터워진 상황이다. 로젠버그가 '구창모'라는 거함을 상대로 연착륙에 성공한다면, 키움의 마운드 재편안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된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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