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칠 수 없는 공까지 건드렸어요."
두산 베어스는 올시즌 박준순이라는 히트 상품을 만들어냈다. 거기에 가려져 그렇지, '제2의 이정후' 김민석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2023 시즌을 앞두고 롯데 자이언츠에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초대형 유망주. 하지만 좀처럼 성장하지 못했다. 이도저도 아닌 느낌. 확실한 컨택트형도, 중장거리형도 아니었다. 수비도 약점이 있었다. 그렇게 두산으로 트레이드 됐는데, 두산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했다.
그런데 올해가 터닝 포인트가 될 듯. 개막 즈음 좌익수 주전 경쟁에서 확실히 이겨낸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계속해서 기회를 잡으며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시즌 타율 2할7푼5리. 팀 타율 9위인 두산임을 감안하면 좋은 활약이다.
지난 6일 LG 트윈스전 3안타 경기 이후 슬럼프를 겪었다. 7경기 19타수 2안타. 15일 롯데전은 뛰지 못했다. 부진에 상대 선발이 좌투수라 선택을 받지 못했다. 이전에도 똑같았다. 조금 하는 것 같다 페이스가 꺾이면 시즌을 망치는 식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달라질 조짐이다. 16일 롯데전 2타점 2루타에 볼넷까지 멀티 출루. 그리고 17일 롯데전은 7회 결정적 스리런 홈런을 터뜨렸다. 상대 바뀐 투수 최이준의 슬라이더를 제대로 받아쳐 우중월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김민석은 "앞선 타석들에서 내 스윙을 하지 못하고 범타로 물러났다. 네 번째 타석만큼은 죽더라도 내 스윙을, 후회없이 돌리자고 생각했다. 이진영 코치님께서 대기 타석부터 그렇게 말씀해주셨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외야수는 넘길 거라 생각했는데, 홈런까지 될 줄은 몰랐다"고 덧붙였다.
김민석의 홈런 덕에 경기 후반 불펜을 여유있게 돌릴 수 있었던 두산이다. 롯데와의 2경기 불펜 소모가 심했던 걸 감안하면, 5-1에서 8-1로 만든 이 홈런의 가치는 컸다. 김민석은 "야구가 1점, 1점이 정말 소중하다는 걸 최근 경기에서 느낀다. 점수를 낼 수 있을 때 못 내면 위기가 찾아온다. 어떻게든 추가점을 만들고 싶었다. 팀에 도움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설명했다.
김민석은 최근 슬럼프 극복에 대해 "이진영 코치님께서 요령으로 만드는 안타를 바라지 말고, 자기 스윙을 해서 안타를 만들어야 한다고 하셨다. 멘탈적인 부분을 신경을 많이 써주신다. 그래서 이전보다 흔들리는 게 덜하다"고 말하며 "내가 지금까지 안 좋았던 시기에는 존을 너무 넓히고 모든 공을 쳐 안타를 만들어야겠다고 타격했다. 칠 수 없는 공까지 건드렸다. 이제는 내가 생각하는 존을 지킨다. 전력 분석 파트의 말을 믿고, 결과가 안 좋아도 최대한 내 존을 지키며 타격한다. 그러니 중간중간 볼넷도 나오고, 타격감을 이어갈 수 있게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잠실=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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