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KIA 타이거즈 유망주가 또 빛을 볼 준비를 시작했다. '2군 폭격기' 박상준이 이제는 1군에서 육성선수 성공신화를 쓸 준비를 마쳤다.
박상준은 19일 광주 LG 트윈스전에 2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6타수 3안타(1홈런) 1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1회 1사 후 첫 타석에서 LG 외국인 선발투수 톨허스트에게 우월 솔로포를 뺏으며 14대0 대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프로 데뷔 첫 홈런이 비거리 135m 대형 홈런이었다.
눈물로 버틴 시간을 보상받고 있다. 박상준은 세광고를 졸업하고 프로의 지명을 받지 못해 강릉영동대로 진학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육성선수로 KIA에 입단, 어렵게 프로의 꿈을 이뤘다. 프로 입단이 전부는 아니었다. 지난해까지 4년 동안 1군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지난해 11월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 박상준을 데려갔다. 박상준은 올해 주전 1루수로 낙점했던 오선우와 함께 유니폼이 새카매지도록 훈련하고 또 훈련했다. 당시 스포트라이트는 오선우가 받았지만, 6개월이 흐른 지금은 박상준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감독은 박상준의 가능성을 일단 확인하고, 개막 1루수는 윤도현을 기용했다. 타선 강화를 위해 오선우는 다시 외야수로 돌렸다. 그사이 박상준은 2군 폭격기가 됐다. 퓨처스리그 21경기에서 타율 3할9푼4리(71타수 28안타), 6홈런, 28타점 맹활약을 펼쳤다.
오선우와 윤도현이 모두 낙제점을 받았던 지난달 초. 박상준은 처음 1군에 콜업됐다. 당시 그는 "조금 떨리고 무서웠다"고 솔직한 심정을 표현했는데, 1군에 바로 적응하기는 무리가 있었다. 2주 동안 7경기에서 타율 1할7푼6리(17타수 3안타), 6볼넷을 기록하고 다시 2군에 내려갔다. 가능성은 보여줬지만, 2군에서 잠시 재정비할 필요가 있었다.
1루수 전환은 시도했던 해럴드 카스트로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하고, 단기 대체 외국인 타자로 영입한 아데를린 로드리게스의 수비력이 평범하자 이 감독은 다시 박상준을 불렀다.
박상준은 지난 8일 1군에 콜업된 뒤로는 완전히 다른 타자가 됐다. 8경기에서 타율 3할9푼3리(28타수 11안타), 1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이 감독은 우투수 상대 플래툰 기용을 예고했다. 좌투수에는 여전히 약점이 있는 만큼 우투수를 더 상대하게 하면서 1군에서 박상준이 자신감을 쌓게 할 계획이었고, 이 계획이 제대로 통했다.
박상준은 KIA 입단 5년차인 올해 여전히 KBO 선수 최저연봉인 3000만원을 받고 있다. 그동안 1군 기록이 없었으니 어쩔 수 없었다. 어려운 시간이 길었던 탓인지 처음 1군에 콜업됐을 때 너무 욕심을 내지 않는 게 목표였다.
박상준은 "기회는 꼭 잡고 싶지만, 일단은 내가 할 수 있는 것들만 최대한 해보려고 한다. 진짜 뭐 더 하려고 하지 않고, 내 플레이를 하고 싶다. 소소하게 출발하고 싶다. 조금씩 조금씩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KIA는 올해 이미 외야수 박재현을 키워내 대박을 터트렸다. 박재현은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최고 히트 상품을 예고했다. 박재현은 이날 어깨 근육통으로 일찍 교체됐는데, 가벼운 증상이라 병원 검진을 굳이 받진 않았다. 펄펄 날고 있는 박재현에게 제동을 걸 정도는 아니다.
내야수 박상준까지 잠재력을 터트리면서 KIA는 요즘 젊은 선수들의 활약상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할 듯하다. 박재현은 2025년 3라운드 지명 유망주였지만, 박상준은 육성선수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클 듯하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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