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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가 대폭 늘어났지만 표 분산 효과는 크지 않았다.
후보 기준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매년 선정 기준이 조금씩 달라졌었지만, 그동안은 타자의 타율이나 투수의 평균자책점 등 기준 제한이 있었다.
하지만 올해에는 평균자책점과 타율 마지노선을 없앴다. 투수는 규정 이닝 이상이거나 10승, 30세이브, 30홀드 중 한가지만 채워도 후보가 될 수 있고, 타자도 수비 이닝(경기수X5이닝)을 기준으로 후보를 선정했다.
기준이 바뀌면서 표가 분산될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지만, 투표 결과를 열고보니 큰 차이는 없었다. 분산 효과가 가장 뚜렷하게 보인 포지션은 1루수였다.
다린 러프(삼성), 윌린 로사리오(한화) 등이 유력한 후보였지만 로사리오가 118표, 러프가 53표를 받은 반면 이대호(롯데)가 154표로 1위를 차지해 수상에 성공했다. 특히 최유력 후보였던 로사리오가 일본프로야구(NPB) 진출을 선택하면서, 이대호 쪽으로 표가 많이 몰렸다는 분석도 있다.
2루수 부문이 6표차로 가장 치열했지만, 분산 효과 때문이라고 보기가 힘들다. 경쟁자였던 안치홍(KIA)과 박민우(NC)는 수상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질 정도로 쟁쟁한 후보들이었다. 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외야 부문 역시 김재환과 박건우(이상 두산)의 수상 실패가 아쉽지만, 손아섭(롯데) 최형우, 버나디나(이상 KIA)도 유력 후보들이었다. 표 분산 효과로 희비가 갈렸다고 보기 어렵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