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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들이 FA에 망설이는 이유? 이구동성 "너무 비싸요"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7-12-13 09:30 | 최종수정 2017-12-13 09:38


kt 위즈 황재균이 2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입단식을 가졌다. 황재균에게 모자를 씌위주는 김진욱 감독의 모습.
kt는 황재균과 계약기간 4년, 총액 88억원의 조건에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시즌 후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던 황재균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빅리그와 마이너리그를 모두 경험하고 1년 만에 KBO리그에 복귀했다.
수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7.11.27/

그냥 시간을 재고있는 것이 아니다. 선수들이 고민하는 이유처럼, 구단들이 망설이는 이유도 돈이다.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이 열린지 한달이 지났지만, 아직 많은 선수들이 둥지를 찾지 못했다. NC 다이노스의 내부 FA 손시헌 지석훈 이종욱, 한화 이글스의 박정진 안영명 정근우 등 아직까지 1명도 거취가 결정되지 않은 팀도 있다.

강민호(롯데→삼성) 손아섭(롯데 잔류) 황재균(샌프란시스코→kt) 민병헌(두산→롯데) 등 굵직한 선수들은 대부분 도장을 찍었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기약이 없다. 이대로라면 해를 넘기는 것은 기본이고, 역대 최장기 FA 시장이 될 수도 있다. 내년 2월 1일 일제히 스프링캠프 훈련이 시작하는 것을 감안하면, 최대한 빨리 계약을 마무리지어야 하는데 쉽지 않아 보인다.

결국 돈이 문제다. 최근 몇 년 사이 고액 FA들의 몸값이 치솟았다. 지난해 100억원, 150억원의 벽이 깨졌고, 올해도 100억원에 육박하는 계약이 성사됐다. 하지만 빈부격차는 FA 몸값에서도 드러났다. 구단들도 대어급 선수를 잡을 때는 100억원도 각오하고 뛰어들지만, 나이가 많거나 기량이 못 미치는 선수에게는 투자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

A 구단 단장은 "전체적인 몸값이 너무 비싸다. FA 거품 논란에 대해 적극 공감한다. 이미 선수들의 눈이 높아져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굳이 그 돈을 주고 영입을 해야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몇몇 FA들과 마주했던 B 구단 단장도 "선수들의 생각도 바뀔 필요가 있다고 본다. 자신을 냉정하게 보지 못하고, 많은 돈을 받는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서 평가를 받으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구단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아무리 적게 준다고 해도 10~20억을 줘야하는 선수가 나이도 많고, 부상 경력도 있다고 하면 적지 않은 출혈 아닌가"라며 솔직하게 말했다.

구단들도 투자를 부담스러워 한다. 결과와 성과가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또 무조건 외부 영입보다 팀내 기반을 다져 장기적으로 선수 육성을 해야 한다는 리그 분위기가 형성된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최근 상위권 성적을 낸 팀들을 보면 외부 FA 영입 성공도 있었지만, 기본 틀은 탄탄한 선수층부터 시작됐다. '화수분' 유망주팜을 가지고 있던 두산 베어스가 대표적인 사례고, 올해 통합 우승을 차지한 KIA 타이거즈도 김기태 감독 부임 이후 1,2군의 밀접한 공조와 신예 선수 발굴에 노력을 기울여 성과를 냈다. FA와는 별다른 인연이 없는 넥센 히어로즈가 꾸준히 성적을 내는 것도 연관이 있다.

'너무 비싼' FA 몸값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은 아직 남아있다. 일찌감치 시장 철수를 외친 팀들이 나온만큼, 당분간 선수간 온도차는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선수들은 차가운 겨울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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