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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준 NC다이노스 감독 대행 체제로 시작한 첫 경기에서 패했다.
우선 코치진이 개편됐다. 김 감독의 '복심'이었던 김평호 수석코치와 양승관 타격 코치는 사의를 표명했다. 지연규 2군 투수코치와 이대환 2군 불펜코치가 1군에 합류했고, 정진식 잔류군 배터리 코치가 1군 배터리 및 데이터 코치를 맡게됐다. 최일언 투수코치는 잔류군으로 옮겼다.
눈에 띄는 점은 데이터코치라는 직책이다. NC 측은 "구단의 데이터팀, 전력분석파트와 긴밀히 협업하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에 없단 직책이라 생소한데다 기존 코치 체제에서 해오던 데이터팀과의 연계와 어떤 차별점이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로건 베렛의 1군 합류도 크게 달라진 점이다. 김 감독은 베렛을 2군에 보내며 콜업 생각을 접었다. 기회가 될 때마다 "(왕웨이중을 제외하고는) 토종 투수들과 해보겠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과 구단 사이에 틈이 생긴 기폭제도 베렛이었던 만큼 1군에서 모습을 드러낸 베렛의 모습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유 대행은 베렛에 대해 "일단 상태를 좀 지켜볼 생각이다"라면서도 "그동안 투수 로테이션이 많이 흔들린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교체 가능성에 대해서도 "외국인 선수 교체가 생각만큼 쉽지 않더라. 말하기 어려운 요인들이 많다"며 "일단 지켜본 뒤 부진이 계속된다면 (교체도) 고려해볼 만하다. 가능성은 반반이다"이라고 설명했다. 일단은 활용에 방점을 뒀다는 의미. 현재로서는 노성호를 대신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
베렛이 선발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유 대행 체제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반대 상황의 벌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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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 체제하에서 NC 선수단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지난 해까지 김 감독의 카리스마형 리더십은 제대로 작동됐고 그 힘으로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지만 유 대행체제에서는 선수친화적 리더십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유 대행은 "(선수들이) 그동안 많이 패하다보니 자신감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같이 호흡하고 대화하면서 기를 살려주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소통을 강조하는 리더십은 팀에게 득이 될 수도, 해가 될 수도 있다. 선수들이 자율적으로 훈련을 열심히 하는 경우도 있지만 최악의 경우 나태해지는 상황이 나타나기도 한다.
게다가 유 대행은 경기 운영 스타일도 변화를 줄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전임 감독이 잘했지만 다소 급하게 하는 부분도 있었던게 사실이다. 초구 승부가 많다보니 찬스를 제대로 이어가지 못하는 모습이 엿보였다"고 했다. 때문에 타자들에게 좀 더 공을 오래보라고 요구할 수 있다. 또 마운드에서는 '퀵후크'가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NC는 올 시즌 21번으로 '퀵후크'가 가장 많은 팀이다.
아직 어떤 방식이 옳고 그르다는 정답은 없다. 유 대행 체제가 안착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충분한 시간이 흐른 후에도 특별한 변화가 없다면 이는 구단이 감당해야할 몫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