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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KFA 대표팀 감독 선임위원회 수장, 정몽규 차범근 허정무가 최적 후보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7-10-20 02:03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9일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최근 불거진 축구대표팀 경기력 부진 등에 대해 자신의 생각과 향후 대책 등을 밝히는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정몽규 회장의 모습.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7.10.19/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19일 긴급 기자회견 발표 중 가장 눈에 들어오는 대목은 대표팀 감독 선임 별도 기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일명 '대표팀 감독 선임위원회'다.

축구협회 내외부에서 그동안 수 차례 지적했던 부분이다. 기술위원회의 대표팀 감독 추천 권한을 분리하라고 수도 없이 지적했었다.

정몽규 회장은 감독 추천 역할을 떼낸 기술위원회는 앞으로 한국 축구의 기술 발전에 대한 업무를 볼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대표팀 사령탑 후보들을 추리고 검증할 감독 선임위원회라는 신생 조직이 조만간 탄생할 예정이다.

아직 그 밑그림이 완벽하게 그려진 건 아니다. 그러나 정 회장이 큰 결심을 한 건 분명하다. 매우 적절한 결단을 내린 것 같다. 협회 정관 개정 수순을 밟아야 한다. 그동안 기술위원회에서 대표팀 추천권을 갖고 일을 진행한 건 큰 짐이었다. 기술위원회는 순수하게 각급 대표팀의 축구 기술을 논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는 게 맞다. 기술위원회는 그동안 A대표팀 사령탑 거취에 따라 요동쳤다. 이용수 전 기술위원장 같은 한국 축구계에서 찾기 어려운 인재가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함께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축구 현장과 행정 경험이 풍부한 김호곤 기술위원장도 매우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최근 궁지에 몰려 큰 심적 고통을 겪고 있다.

축구 댓글 민심은 축구협회의 인적 쇄신을 외친다. 축구협회 안팎의 사정에 밝은 관계자들은 "현재 한국 축구에는 쓸만한 인재가 많지 않다"고 말한다. 다수의 축구인들은 위기의 한국 축구를 두고 자조 섞인 얘기를 한다. "한국 축구인들은 위기에서 서로 뭉치지 못한다. 선후배가 서로 자기 먹고 살기에 바쁘다." 지난달 우리 축구는 '히딩크 논란'에 휘말려 거의 한달 동안 허송세월을 보냈다. 축구협회 행정은 거의 마비 상태였다. 히딩크 논란이 불거진 과정에서 축구협회의 초기 대응이 미흡했던 부분은 잘못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차범근과 허정무 스포츠조선
협회는 이번 일을 계기로 대표팀 감독 선임에 대해 프로페셔널한 일처리를 할 수 있도록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 선임위원회는 상시 기구까지는 필요 없다. 사안이 생길 때마다 별도로 꾸리면 된다. 위원장은 정몽규 회장 또는 차범근 전 감독, 허정무 프로축구연맹 부총재 정도의 거물급이 맡는게 바람직하다. 정 회장은 이 기구에 무한 신뢰를 보내야 하며 또 막강한 권한을 주어야 한다. 자신이 무한 책임을 지고 싶다면 선임위원장을 겸임하는 걸 권하고 싶다. 그러나 리스크를 피하고 싶다면 모두가 추앙하는 거물 축구인에게 일을 맡기는 게 바람직하다.

또 선임위원회의 구성원 수는 많을 필요가 없다. 정 회장이 밝힌 대로 전직 감독, 기술위원장 등으로 5명 이내의 소수 정예가 적합하다. 그리고 이들에게 모든 권한과 책임을 주면 그만이다.

이번 정 회장의 결단은 향후 어떤 식으로 추진하느냐에 따라 한국 축구의 대표팀 역사를 새로 쓸 수 있는 획기적인 일이 될 수 있다. 쓸데 없는 조직을 또 만들었느냐는 비판을 받지 않기 위해선 선임위원회 구성과 역할에 대한 분명한 규정이 있어야 한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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