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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기자, 밥먹고 공만 차는데 국가대표가 저렇게 트래핑이 불안합니까." 십년전쯤 국내 굴지 대기업 출신 한 축구단 임원이 필자에게 아쉬움에 한 하소연입니다. 축구가 생각 처럼 잘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예나 지금이나 필자인 저도 하고 있습니다. 한국 축구는 여전히 세계 무대에서 일류가 아닙니다. 아시아에선 A급 축에 속하지만 정작 아시안컵에 우승한 기억도 까마득합니다.
다시 4년 후 세대교체를 하고 나간 브라질월드컵, 1무2패로 16강 진출에 실패를 맛봤습니다. 그리고 지금 2018년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를 치렀습니다. 마지막 독일전 결과에 상관없이 한국 축구는 또 세계의 높은 벽을 절감했습니다.
한국 축구의 간판 얼굴 손흥민(토트넘)은 자꾸 "월드컵 무대가 무섭다"고 얘기합니다. 현재 한국에서 축구를 가장 잘 하는 선수가 지금도 4년 후에도 월드컵이 무섭다고 하니 현장에서 그걸 듣는 사람들은 아쉽고 힘도 빠집니다. 손흥민은 냉정한 현실을 돌려서 무섭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지금 같은 우리나라 대표팀 경기력으로는 본선 무대에서 손쉽게 1승을 챙길 상대가 없다는게 분명한 현실입니다.
최근 러시아 현장에서 만난 박지성(SBS해설위원)과 이영표(KBS해설위원)는 우리 대표팀이 달라지기 위해선 혁명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얘기를 합니다. 지금과 같은 비슷한 준비 과정으로는 유럽과 남미의 벽을 넘지 못한다는 거죠. 손흥민도 4년 후 카타르에서도 월드컵 무대가 무섭다고 말할 것 같습니다.
적어도 현재까지 한국에서 축구는 잘 하기 어려운 스포츠입니다. 이제 16년 전 4강 신화는 추억으로 족합니다. 우리가 아직 못 밟아본 원정 8강에 도달하기 위해선 과감한 투자와 그동안 안 해봤던 도전이 있어야 합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