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전문 브랜드 시몬스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뷰티레스트 블랙' 팝업스토어를 오픈한다. 시몬스 침대의 최상위 라인인 뷰티레스트 블랙은 '초프리미엄의 표본'이자 특급호텔 스위트룸 침대로 유명하다. 출시 2년 만인 지난 2018년 3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2023년에는 처음으로 월 판매량 300개를 돌파하는 등 매년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뷰티레스트 블랙 팝업스토어가 자리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4층 '하이엔드 리빙관'은 최고급 가구 브랜드가 집결한 공간이다. 오는 25일까지 열리는 이번 팝업스토어에서는 시몬스 침대의 독보적인 기술력과 엄선된 프리미엄 소재를 결합한 '뷰티레스트 블랙'의 최고가 모델인 '켈리(Kelly)'를 비롯해 '로렌(Loren)', '브리짓(Brigitte)' 등 다양한 라인업을 경험할 수 있다. 여기에 최근 시몬스가 새롭게 선보인 트윈슈퍼싱글(TSS) 사이즈 프레임 '하우티(Hawti)'부터 유니크한 패브릭 소재에 벨벳 파이핑 포인트를 더한 '라시드(Rasid)'까지 인기 프레임이 함께 비치돼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팝업스토어에는 '스프링 내구성 시험기'를 설치해 국가 공인 기준보다 높은 시몬스 침대만의 극한 테스트도 만나볼 수 있다. 한편, 시몬스는 이번 팝업스토어 오픈을 기념해 사은품 증정 등 다채로운 혜택을 준비했다. 시몬스 침대는 '국민 매트리스 4대 안전 키워드(▲라돈·토론 안전제품 인증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 매트리스 생산 ▲기후에너지환경부 국가 공인 친환경 인증 ▲UL 그린가드 골드 인증)'를 내세우며 시장 눈길을 끌고 있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
2026-02-16 10:56:31
캐나디안 커피 하우스 팀홀튼(Tim Hortons)이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과 세분화된 니즈를 반영해 푸드 라인업을 대대적으로 강화했다. 팀홀튼이 브랜드 론칭 이후 처음으로 샐러드와 스콘 메뉴를 도입하며 푸드 라인업 강화에 나선다. 기존 샌드위치 메뉴까지 함께 보강해, 아침 식사부터 오후 디저트까지 고객의 모든 일상을 아우르는 '올데이(All-day) 메뉴' 선택지를 완성했다. 바쁜 아침과 오피스 상권을 겨냥해 새롭게 구성한 메뉴는 가볍지만 든든한 한 끼를 찾는 고객에게 맞춘 제품이다. 새롭게 선보이는 샐러드 3종은 제철 생딸기와 리코타 치즈를 활용한 '딸기 리코타 샐러드(3,800원)', 바질 비네그레트 드레싱으로 풍미를 살린 '바질 토마토 샐러드(5,800원)', 담백한 닭가슴살과 갈릭칩을 더한 '칠리 치킨 샐러드(7,200원)' 등으로 구성되어 바쁜 업무 시간에도 간편하게 영양 균형을 챙길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존 인기 메뉴인 멜트 제품군에 더해 콜드 샌드위치 메뉴를 5종으로 대폭 늘리며 선택의 폭을 넓혔다. 새롭게 추가된 '스파이시 치킨 피타 브레드(6,900원)'와 '아보카도 치킨 피타 브레드(7,200원)'는 건강한 지중해식 스타일을 구현했고, '클래식 파스트라미 샌드위치(7,600원)'는 진한 육향과 아삭한 사워크라우트가 어우러진 정통 사퀴테리 스타일의 풍미를 제공한다. 커피와 함께 즐기기 좋은 스콘 2종도 새롭게 선보인다. 이번에 출시된 '버터 크럼블 스콘'과 '블루베리 잼 스콘(각 3,500원)'은 '겉바속촉'의 식감과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팀홀튼 관계자는 "이번 라인업 개편은 현장 키친에 바탕을 둔 팀홀튼의 'Always Fresh' 철학을 바탕으로 고객이 언제 어디서나 신선한 메뉴를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됐다"며, "아침 식사부터 오후 티타임까지 고객의 하루 모든 순간을 아우르는 푸드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
2026-02-16 10:56:20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일자리 충격이 고용통계 지표에도 서서히 반영될 조짐이다. AI의 전방위적인 파급을 업종별로 가르기 어렵겠지만, 소위 '문과 전문직'부터 타격이 가시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1월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 취업자는 총 138만9천명으로 작년 1월보다 9만8천명 줄었다. 겨울철 계절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농림·어업(-10만7천명)에 이어 두번째로 큰 감소 폭이다.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은 작년 12월에도 5만6천명 감소했다. 2013년 산업분류 개편 이후로, 작년 12월과 올해 1월 모두 최대 감소폭을 연달아 기록한 것이다. 비교적 안정적 직군으로 꼽히는 업종에서 2개월 연속 '이상기류'가 나타난 것은 이례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전문·과학·기술서비스의 하위 분류(중분류)를 보면, 연구개발업 또는 건축기술·엔지니어링, 과학기술서비스업보다는 전문 서비스업에서 감소 폭이 크다는 게 국가데이터처측 전언이다. 다만 중분류 수치는 대외 공개되지 않는다. 전문서비스업에는 변호사·변리사 등 법무 서비스를 비롯해 회계사, 세무사, 여론조사, 컨설팅, 지주회사 등이 포함된다. 이런 세분류 직업별로는 조사가 이뤄지지 않지만, 대체로 AI발 충격파에 먼저 노출되는 직업군들로 꼽힌다. 한국은행도 최근 국민연금 가입자 행정통계를 활용한 'AI 확산과 청년고용 위축' 보고서에서 전문서비스업, 정보서비스업, 출판업, 컴퓨터 프로그래밍 및 시스템 통합·관리 등을 'AI 고노출' 업종으로 꼽으면서 실제로 챗GPT 출시 이후로 청년고용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일부 전문직 업무가 AI 등으로 대체되는 큰 흐름이 반영된 것인지 주의 깊게 보고 있다"며 "다만 통계상 기저효과도 있다는 점에서 실제로 AI발 충격이 어느 정도인지는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표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jun@yna.co.kr <연합뉴스>
2026-02-16 08:31:03
최근 비수도권의 한 의과대학에서 학생 20명이 주검 한 구를 두고 해부 실습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의료 교육의 질 저하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의학 교육의 가장 기초가 되는 해부학 실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장래에 국민의 건강을 책임질 의사들의 숙련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정부는 법령 개정과 제도 개선을 통해 의대생들의 해부 실습 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으며 진화에 나섰다. 1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시신 기증의 편차로 발생하는 대학 간 실습 여건 차이를 해소하기 위해 관련 법을 정비하고 지원 센터를 본격적으로 운영하는 등 다각적인 대응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지난 2024년 9월 10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된 의학교육 여건 개선을 위한 투자방안의 연장선에 있다. 그동안 의과대학 현장에서는 시신 기증이 특정 대학에 쏠리거나 부족하더라도 이를 대학끼리 서로 나눌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돼 있지 않아 교육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기존 시체 해부 및 보존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시신을 기증받은 의과대학이 남는 시신을 다른 대학에 제공할 수 있는 명확한 조항이 없었다. 기증자가 특정 대학을 지정해 기증했을 경우 해당 기관에서만 시신을 활용해야 했기 때문에 시신이 부족한 다른 학교는 실습 인원이 과도하게 밀집되는 현상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률 개정안이 지난 2025년 11월 11일 통과됐으며 오는 5월 12일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개정된 법안의 핵심은 기증자 또는 유족이 동의하고 의학 전공 학생의 교육을 위한 목적에 한정한다면 기증받은 시신의 전부 또는 일부를 다른 의과대학에도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한 점이다. 이를 통해 특정 대학에 기증이 몰려 실습 환경이 열악해지는 불균형 문제를 법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시신 여유가 있는 대학이 부족한 대학과 자원을 공유함으로써 전국 어디서나 의대생들이 교육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셈이다. 법 개정과 더불어 실질적인 행정 지원을 위한 해부교육 지원센터의 역할도 한층 강화된다. 보건복지부는 해부학적 연구와 교육 역량을 충분히 보유한 기관을 선정해 실습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가톨릭대학교와 이화의대부속서울병원이 지원센터로 지정돼 운영 중이며 2026년 중에도 추가로 수행 기관을 선정해 지원망을 넓힐 계획이다. 이들 센터는 기증 상담 단계에서부터 기증 사례가 적은 의과대학으로 기증자를 연계해 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수행하며 실습 환경의 평준화를 돕고 있다. 또한 지원센터가 보유한 우수한 실습실과 첨단 교보재를 다른 대학 학생들도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해 인프라 공유를 통한 실습 질 향상을 도모한다. 개정법이 시행되는 5월부터는 지원센터가 기증 시신이 부족한 대학에 직접 시신을 배분하고 제공하는 컨트롤타워 역할도 수행한다. 물적인 지원을 넘어 우리나라 해부학 교육 전반의 역량을 상향 평준화하고 지역 간 교육 격차를 줄이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앞으로도 교육부와 긴밀히 협력해 의과대학의 해부 실습 환경을 지속해서 점검하고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shg@yna.co.kr <연합뉴스>
2026-02-16 08:30:54
[※ 편집자 주= 이번 특집 기사는 그동안의 인터뷰 내용 가운데 어머니가 자녀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보여주는 내용을 주로 발췌해 묶었습니다.] [삶] 인터뷰에 참여한 사람들(인터뷰이들)은 존경하는 사람으로 어머니를 꼽는 경우가 많았다. 자녀들을 위해 희생적이고 헌신적인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을 정성껏 돕고, 사회적 약자를 외면하지 않는 모습도 자녀들에게는 깊은 인상을 줬다.. 그들은 어머니의 이런 삶을 보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배웠다. 인생철학과 가치관은 이렇게 형성됐다. 아버지들은 일찍 사망하거나 경제적으로 무능한 경우가 꽤 있었다. 이는 인터뷰이들이 어린 나이에 일찍 철이 들고, 더욱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계기가 됐다. 다음은 2022년 9월부터 진행한 [삶] 인터뷰에서 인터뷰이들이 언급한 어머니에 대한 내용만을 묶은 것이다. ※ 표시의 내용은 인터뷰 진행자인 윤근영 기자의 보충 설명이다. ◇ 전인범 전(前) 특전사령관 -- 아버지는 어떤 분이었나. ▲ 황해도 출신인데, 남북한이 분단되기 전에 한국으로 내려오셨다. 아버지는 미국에서 의학 공부를 하다 할아버지가 뇌경색으로 쓰러지시자 귀국하셨다. 아버지는 할아버지의 사업을 이어받았지만, 성공적으로 운영하지는 못하셨다. 아버지는 선한 성품을 가졌던 분인데, 사람 보는 눈이 없어서 사업에 실패했던 것 같다. -- 어머니(홍숙자)는 어떤 분이었나. ▲ 최초의 여성 외교관이었고, 애국심이 강하셨다. 미국에서 공부할 때 나를 임신한 지 7개월 정도 됐는데, 정확한 임신 개월 수를 속이면서까지 비행기에 탑승했다. 한국에서 나를 낳기 위한 것이었다. 어머니가 이렇게 한 것은 당신의 자식은 한국에서 태어나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 당시 유학생들의 목표 중 하나가 미국에서 아이를 낳는 것이었다. 미국 시민권 획득을 위해서다. 나의 어머니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 1968년 '김신조 사건' 당시 어머니는 어린 아들에게 "만약에 공비가 나를 포로로 잡고 협박하면 나를 희생하더라도 굴복하면 안 된다"고 했다는데, 보통 어머니와는 다른 듯하다. ▲ 그때 나는 10살밖에 안 됐는데, 어머니가 그런 말씀을 하시니 무서웠다. 내가 군 장교로 임관한 이후 국가를 위해 죽었다면 슬퍼하셨겠지만, 자랑스러워하셨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김신조 사건'은 1968년 1월 북한 민족보위성 정찰국 속속 공작원 31명이 박정희 대통령 암살을 목적으로 청와대 근처인 세검정까지 침투한 사건을 말한다. 공작원 29명은 사살됐고, 1명은 미확인이었다. 김신조는 투항했다. (※ 전인범 전 장군은 육군사관학교 출신 가운데 5%도 안 되는 3성 장군을 지낸 인물이다. 보국훈장 광복장을 포함해 군 생활 중에 받은 훈장이 11개에 달했다. 이는 빠른 상황판단 능력과 뛰어난 리더십 때문에 가능했다. 보다 근원적으로는 어머니로부터 이어받은 강한 애국심 덕분인 듯하다.) ◇ 한국 원자력의 대부 장인순 전(前) 원자력연구소장 -- 고향은 어디인가. ▲ 전라남도 여수에서 뱃길로 1시간 정도 걸리는 돌산이라는 섬이다. 지금 돌산은 다리로 여수와 연결돼 있지만 당시는 완전한 깡촌이었다. 7남매 중 넷째인 나는 그 섬에서 어렵게 성장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이곳에서 보리와 고구마 농사를 짓고 약간의 장사도 하셨다. 초등학생 시절에 나는 밭에서 고구마를 심고, 산에 가서 나무(땔감)를 했다. 나는 주로 고구마를 먹고 자란 사람이다. 돌산은 갓김치로 유명하지만, 우리 마을은 이 농사를 짓지 않았다. -- 돌산은 어촌인데, 왜 농업이 주업이었나. ▲ 그때는 고기 잡는 배가 없었고, 어업 기술도 별로 않았다. 어업은 바다에서 낚시하는 정도였으니 생계 수단이 되지 않았다. -- 1940년생으로서 여수중과 여수고에 진학할 정도이면 집안 형편이 어느 정도 괜찮았던 것 아닌가. ▲ 우리 집 형편이 정말로 안 좋았다. 그런데도 어머니는 "무슨 일이 있어도 공부는 해야 한다"면서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보냈다. 외할아버지가 한자를 많이 알았고, 교육열이 매우 강하신 분이었다. 어머니는 외할아버지 영향을 받았던 것 같다. -- 돌산 초등학교에서 여수중에 진학한 사람은 몇 명이었나. ▲ 당시에는 초등학교를 '국민학교'라고 했는데, 한 학년에 2개 반이 있었다. 1개 반은 남자 60명이었고 나머지 1개 반은 남자 30명, 여자 30명이었다. 그때는 여자아이에게는 공부를 안 시켰던 시절이었다. 120명 가운데 여수중학교에 진학한 아이는 나를 포함해 3명뿐이었다. 이들 3명 모두가 나중에 박사학위를 받았다 (※ 장인순 전 원자력연구소장은 캐나다 웨스턴온타리오 대학교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 유학 생활이 매우 힘들었는데, 이를 견디게 해준 것은 어머니였다고 했다. 그분은 유학 가는 아들에게 태극기를 흰 종이에서 싸서 줬다고 한다. 장 전 소장이 원자력 기술의 자립을 이뤄낸 것은 애국심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선후배 동료들과 밤새우는 날이 허다할 정도로 어려운 연구였고, 모욕과 방해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애국심을 심어준 사람이 바로 어머니인 듯하다.) ◇ 밀리언셀러 소설 '인간시장' 작가 김홍신(전 국회의원) -- 아버지는 대목수였다고 하던데. ▲ 집을 지으려면 목수, 미장이, 기와 얹는 사람 등을 동원해야 하는데, 이를 총괄하는 사람을 대목수라고 한다. 지금으로 말하면 건축업자다. 아버지는 대목수로서 자기 몫을 잘 챙기는 사람이 아니었다. 상량식을 하면 광목도 걸고, 쌀도 걸고 하는데, 모든 것을 다른 사람한테 나눠주고 빈손으로 오시곤 했다. 집을 지을 때 주인이 여러 가지 추가 요구를 해서 건축비가 예상보다 많이 들어가면 그 돈을 주인한테 받아내야 하는데, 아버지는 그걸 못했다고 한다. 아버지는 인심을 얻고, 법 없이 살 사람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어머니는 원망이 있었다. "네 아버지를 믿고 살기 어렵다." 어머니가 나한테 한 말씀이었다. -- 어머니는 엄격하신 분이었다고 하던데. ▲ 어머니는 자식들에게는 너무 엄격해서 나는 친어머니가 아닌 줄 알았다. 걸레를 던져주고는 방을 쓸고 닦으라 했다. 물도 길어와야 했다. 어린아이가 마루에서 밥을 먹다가 땅에 흘리는 것은 당연한데도 흙이 묻은 밥알을 씻어서 입에 넣으라고 하셨다. -- 장애아이를 놀려서 혼났다는 이야기는 뭔가. ▲ 한번은 동네의 장애 아이를 친구들과 함께 놀린 적이 있었는데, 그 아이가 울고 가는 것을 우리 어머니가 봤다. 어머니는 나를 끌고 그 집으로 가서는 용서를 빌라고 했다. 다른 친구들의 어머니는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았는데, 우리 어머니만 그걸 요구했다. 거기서 끝난 것이 아니었다. 집에 온 뒤에 회초리를 해오라고 했다. 나는 그걸로 맞을 줄 알았는데, 어머니는 당신의 치마를 걷어 올리시고는 "내가 너를 잘못 가르쳤으니 나를 때려라."라고 했다. 그때 나는 어머니를 붙잡고 울면서 잘못했다고 빌었다. -- 어머니는 강단이 있었던 분인가. ▲ 큰아버지에게는 아들이 없었다. 문중에서는 나를 큰 집의 양자로 보내라고 했다. 아버지는 성격이 착한 분이니 아무 말도 못 했다. 아버지의 그런 모습에 답답해하던 어머니는 "나는 죽어도 못 보낸다"면서 버티셨다. 어머니가 오랫동안 문중의 미움을 받았던 이유다. -- 학교 플라타너스 나무에 묶인 사건은 무엇인가. ▲ 한번은 내가 동네 또래 친구를 때린 적이 있었다. 그 친구가 문중의 항렬로는 나에게 먼 당숙 뻘이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부르자 그 친구는 아저씨라고 부르지 않는다면서 화를 냈다. 싸움이 일어났고, 그가 나한테 얻어맞았다. 문제는 그 아이의 형이 4명이나 됐는데, 그들이 몰려와 나를 때린 것이었다. 이를 알게 된 어머니는 방석 하나 들고는 나를 끌고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갔다. 그러고는 내 몸을 플라타너스 나무에 새끼줄로 묶었다. 이어 그 앞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농성을 시작했다. -- 어떻게 됐나. ▲ 조용하고 심심한 시골에 이보다 더 재미있는 구경거리는 없었다. 동네 사람들이 몰려나왔다. 어머니는 "내 아들을 죽여라. 내 앞에서 죽여라"라고 소리를 질렀다. 사람들이 말리자 "내가 서방질해서라도 아들을 하나 더 나을껴!"라고 했다. 그 순간 나는 아찔했다. 어린 나이이지만 서방질의 의미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그 아이의 부모님 두 분과 그 형들이 모두 찾아와 잘못했다고 빌어야 했고,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했다. 그때서야 나는 나무에서 풀려나올 수 있었다. 그 일은 우리 동네의 대형 사건이었는데. 그 이후에는 동네에서 나를 건드리는 아이들이 없었다. (※ 김홍신 작가는 아버지로부터 남들을 돕는 넉넉한 성격을 물려받았고, 어머니로부터는 큰일 앞에서 강단 있게 결행하는 법을 배운 듯하다. 이는 국회의원 시절 약자를 위한 입법, 강한 소신 발언을 주저하지 않는 성향의 토대가 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회의원 시절에는 농성을 한 적도 있는데, 그 효용성에 대해서는 어린 시절, 어머니로부터 배운 듯하다.) ◇ 국제문제 전문가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 -- 러시아의 명문 대학교인 레닌그라드 대학교를 졸업했는데, 당 간부의 아들이었나. ▲ 그 대학 이름이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으로 바뀌었다. 나는 서민 집 외아들이었다. 우리 부모님은 엘리트 계층이 아니었다. 아버지는 선박 등에 사용되는 대형 보일러의 기사였고, 어머니는 궤도열차와 무궤도 열차의 운전기사였다. 내가 7살 때 부모님은 이혼했다. 나는 부모님 결별 이후 어머니, 외할머니와 함께 살았다. -- 부모님은 왜 이혼했나. ▲ 그 이유를 알지만, 사적인 일이어서 말하기 곤란하다. 러시아에서는 부모가 이혼하면 자녀들은 거의 예외 없이 어머니와 산다. 어머니가 키우는 비율이 95%나 되는데, 자녀 양육에는 어머니가 더 낫다고 보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양육비를 지원한다. -- 어머니는 어떤 분이었나. ▲ 운전기사 노동자였지만 세계에 대한 지식이 많았다. 책도 많이 읽으신 분이었다. 1970년대 브레턴우즈 체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통화체제)가 흔들렸을 때 나는 8∼9살 무렵이었다. 그때 어머니는 금본위제가 무엇인지, 브레튼우즈체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설명했다. 아직도 어머니의 그 설명을 나는 기억하고 있다. 아버지는 사냥과 캠핑을 좋아하는 분이었다. -- 당시 소련에서는 노동자 출신이 대학 진학하는 것이 어려웠나. ▲ 그렇지는 않았다. 대부분의 청소년이 대학교에 진학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부모들도 자녀들을 열심히 공부시키려 하지 않았다. 나의 어머니는 달랐다. 아들을 좋은 대학에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나의 교육을 생각해서 재혼도 하지 않으셨다. (※ 란코프 교수는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백악관을 방문해서는 한반도 문제에 대해 자문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는 국제문제 전문가다. 그가 학자로서 성공한 것은 어머니의 학구적 자세를 이어받았기 때문인 듯하다. 웬만한 지식인들도 브레턴우즈 체제를 어린아이에게 쉽게 설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 영원한 재야 고(故) 장기표 선생 -- 고향은 어디인가. ▲ 경남 밀양군(현 밀양시)의 종남산과 덕대산 중간의 산 중턱에서 태어났다. 나는 4남 2녀 중 막내였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김해군(현 김해시) 한림면으로 이사를 왔다. 밀양에서 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삼촌들과 형제들을 결혼시키면서 땅을 1∼2마지기씩 떼어서 주다 보니 살림이 쪼그라들었다. -- 아버지는 어떤 분이었나. ▲ 근본적으로 농민이다. 다만, 마을 청년들 다섯명 정도를 사랑방에 불러 놓고 천자문, 소학 같은 것을 가르치셨다. 권위주의적이고 괄괄한 성격이었다. 경제적으로 할아버지도, 아버지도 빈농이었다. -- 어머니는 어떤 성격이었나. ▲ 49세에 나를 낳으셨다. 자기 이름도 못 썼지만 총명하신 분이었다. 사친가, 회심곡 같은 아주 긴 가사를 모두 외웠다. 인내심이 강하고 여성스럽고, 지혜로운 분이었다. 내가 서울 구치소에 수감돼 있을 때 막내아들 얼굴 한번 봐야겠다면서 추운 겨울에 형수님과 함께 면회를 오셨다. 당시에는 KTX도 없었기에 열차로 8시간 정도 걸렸다. 나이 든 분들은 소변을 자주 보게 되는데, 그 긴 시간을 어떻게 견디셨는지 생각하면 지금도 말이 안 나온다. 어머니는 다음 해인 1978년에 돌아가셨다. 당시 나는 대구교도소에 있었다. (※ 장기표 선생은 별세하기 직전까지 뛰어난 기억력과 날카로운 판단을 유지했다. 여전히 약자의 삶을 걱정하고 개선하려는 따뜻한 마음씨를 갖고 있었다. 이런 두뇌와 성향은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듯하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민주화를 이루고 노동자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평생을 바친 사람이다. 9년간의 감옥생활과 12년간의 수배 생활을 했지만 나라에서 준다는 민주화운동 보상금은 1원도 수령하지 않았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마사회 탁구 감독 현정화 -- 어릴 때 가정 형편은 어떠했나. ▲ 매우 어려웠다. 초등학교 시절에 육성회비를 내지 못해서 칠판에 이름이 적히곤 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탁구를 시작하면서 트레이닝복을 사야 했는데, 돈이 없어서 곤란했던 것도 생각이 난다. 아버지는 폐결핵을 앓다가 젊은 나이에 돌아가셨다. 가정주부였던 어머니는 갑자기 식당 조리사로 일하게 됐는데, 늘 일찍 일어나시고 늦게 주무셔야 했다. -- 좌우명이나 삶의 원칙이 있다면 무엇인가. ▲ 항상 노력하는 사람이 되자는 것이다. 나 스스로 약간의 나태함도 허용하지 않았다. 대회에서 1등이 아니면 실패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한 게임이라도 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내가 살이 안 찌는 것도 이런 성격의 영향이 있다. -- 존경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 어머니다. 늘 곧았고 부지런하셨다. 나는 어머니 영향을 많이 받았다. 자녀들을 키우면서 아플 때도 있었지만 누워서 편하게 지내시는 것을 보지 못했다. 내가 누구보다도 성실한 선수 중의 한 명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의 영향이다. (※ 현정화 감독이 탁구 선수로서 성공한 것은 뛰어난 운동감각 외에도 강한 승부욕과 남다른 성실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선을 다하는 성실한 자세는 운동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성공 요소인데, 현 감독은 이를 어머니로부터 배운 듯하다.) ◇ 탈북청소년 학교인 여명학교의 조명숙 교장 -- 부모님은 어떤 분인가. ▲ 아버지는 월남전 상이용사였다. 금은세공, 개인택시, 트럭 운전, 옷걸이 장사 등 여러 사업을 하셨으나 실패하셨다. 평소에는 내성적이고 말이 없으셨다. 그런데 술을 마시면 난폭해져서 가족들을 괴롭혔다. 월남전 트라우마 때문이다. 어머니는 막걸리 장사, 공장일, 구멍가게, 아파트 청소 등을 하시면서 자식들을 먹여 살렸다. 어머니의 막걸릿집 단골손님 중 한 분이 돌아가신 천상병 시인이었다. 어머니가 막걸리를 넉넉하게 드려서 그분이 단골이 됐다. 어릴 때는 몰랐는데, 그분이 TV에 나오는 것을 보고 유명한 시인인 것을 알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천상병 시인은 사랑이 가득한 눈빛을 갖고 계셨다. -- 어머니가 정이 많은 분이었나. ▲ 인정이 많았다. 걸인한테 밥을 줘도 찬밥이 아닌 새로 지은 뜨거운 밥을 주셨다. 그래서 걸인들이 우리 집 앞에 줄을 서기도 했다. 나는 어머니한테 "다른 집처럼 우리도 찬밥을 주면 되지, 왜 뜨거운 밥을 주느냐"고 항의한 적이 있다. -- 그 항의에 대해 어머는 뭐라고 말씀하셨나. ▲ "그분들이 우리 집에서라도 대우받아야 하지 않느냐"라고 하셨다. 어머니가 구멍가게를 할 때는 빵을 공급하는 아주머니, 우편물을 배달하는 우체국 아저씨 등에게 공짜로 밥을 주기도 했다. 이렇게 도움을 주면 도움을 받는 일이 생기기도 했다.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장례를 치르느라 가게 문을 닫아야 했는데, 이런 분들이 오셔서 가게를 봐줬다. 매일 벌어 먹고살아야 했던 우리 집은 그분들의 도움으로 생계를 이어갈 수 있었다. 나는 어머니로부터 정이 있고 따뜻하면서 재미있게 사는 법을 배웠다. (※ 조명숙 교장은 대학교 시절부터 남들을 돕기 시작했다. 성인이 돼서는 중국지역 두만강 변에서 탈북자를 도왔는데, 이는 목숨이 위태로울 수도 있는 위험한 일이었다. 그가 이렇게 살아간 것은 어머니로부터 이타적인 삶의 가치를 배웠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keunyoung@yna.co.kr <연합뉴스>
2026-02-16 08:30:37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재활용 선별장 노동환경 조사에 나선다. 정부 차원 재활용 선별장 노동환경 조사는 처음이다. 기후부는 전국 186개 공공 재활용 선별장 전체와 일부 민간 선별장을 대상으로 노동환경 실태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공공 선별장 노동자 5천500명과 민간 선별장 노동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이고 선별장 현장 조사를 벌여 정규직과 계약직 등 고용유형과 담당 작업별 임금과 실지급 수준, 근골격계 부담과 분진·소음을 비롯한 유해인자 존재 등 작업환경, 작업공정·설비 안전성과 위험 요인을 파악한 뒤 연내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는 것이 기후부 계획이다. 그간 생활폐기물 처리 분야 노동환경 조사와 개선은 수집과 운반 과정에만 초점을 맞춰 이뤄져 온 것이 사실이다. 현행 폐기물관리법에는 기후부 장관이 '환경미화원과 주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수집·운반차량과 안전장비 기준·작업안전수칙 등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자가 준수할 기준을 마련하고 매년 점검·실태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라고 규정돼있어 재활용 선별장 노동자 등은 '사각지대'에 놓였다. 재활용 선별장 노동자들은 최저임금을 갓 넘기는 임금을 받으면서 '고위험 고스트레스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여성환경연대가 2024년 6∼7월 전국 생활폐기물 자원순환시설 재활용 선별 노동자 77명을 조사한 결과 노동자들은 '먼지·분진', '악취', '더위와 추위', '소음' 등 여러 유해인자에 노출돼 있었다. 조사 응답자 전원이 작업하다가 날카로운 물질에 찔리거나 베인 적 있었다. 유리 조각에 찔리거나 베인 경우(44.2%)가 가장 많았고 이어 주삿바늘 등 의료용품(24.2%), 플라스틱 조각(13.3%), 금속 파편(11.5%) 순이었다. 신체 부위별로 일주일 이상 통증이 지속한 경우가 있는지 묻자 '손과 손목'에 통증이 있었다는 응답률이 68%로 가장 높았고 어깨(61.0%)와 허리(54.5%), 팔꿈치(48.1%)가 뒤를 이었다. 이처럼 재활용 선별장 노동자들은 작업 중 상해를 입는 경우가 잦았지만, 산업재해 보험 급여를 신청한 경우는 24.1%에 그쳤다. 미신청 이유는 '증상이 약했기 때문'(54.5%)이 가장 많았지만 '절차가 어려워서'와 '산재로 승인받지 못할 것 같다는 우려', '회사에 눈치가 보여서'도 각각 9.1%로 적잖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 조사에서 재활용 선별 노동자 94.8%가 여성, 85.7%가 50대 이상이었으며 평균 근속 연수는 6.2년, 평균 임금은 239만4천원이었다. 과거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연구(2012년 국내 폐기물 취급업 생물학적 인자 노출 실태)에서는 재활용 선별장 등 폐기물 취급 작업장 노동자들은 생물학적 인자에 의한 감염성·호흡기 질환에 걸릴 위험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 재활용 선별장의 경우 여름 세균과 진균이 당시 미국 산업안전보건청 관리 기준을 50% 이상 초과했으며 진균은 봄에도 초과했다. 이번 재활용 선별장 노동환경 조사는 전국 10곳의 생활폐기물 전(前)처리 시설도 포함된다. 전처리 시설은 생활 쓰레기가 담긴 종량제봉투를 찢어 쓰레기를 꺼낸 뒤 재활용할 물품을 분리하는 시설이다. 어느 정도 분류돼 배출되는 재활용품과 달리 종량제봉투엔 어떤 쓰레기가 들었을지 모른다는 점에서 재활용 선별장보다 전처리 시설이 더 위험하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현재 운영 중인 전처리시설에서는 재활용품 선별이 모두 자동으로 이뤄지고 수작업하는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로 수도권 쓰레기가 충청권 민간 소각시설로 넘어가는 문제가 발생하자 정부가 내놓은 대안 중 하나가 공공 전처리 시설 확충을 통한 소각량 감축이다. 기후부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법령·지침 개정안과 가이드라인 제정안을 연내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jylee24@yna.co.kr <연합뉴스>
2026-02-16 08:30:30
전 세계 전고체 배터리 시장이 6년 뒤, 현재의 10배 이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전고체 사업을 추진 중인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행보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16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코히런트 마켓 인사이트(CMI)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전고체 배터리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9억7천180만달러(2조8천400억원)에서 오는 2032년 약 199억6천810만달러(28조8천억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 기간 연평균 성장률(CAGR)은 39.2%에 달한다. CMI는 "전고체 배터리는 안전성과 에너지 밀도 측면에서 기술 잠재력이 높은 차세대 배터리로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이 액체인 리튬 이온 배터리와 달리 전해질이 고체라 에너지 밀도가 높고 열과 압력에 강해 화재·폭발 위험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초기 전고체 배터리 시장 수요는 가전·웨어러블·의료기기 등 소형 제품 중심으로 형성될 전망이다. 이후 기술 발전과 산업 수요 증가에 따라 전기차, 로봇 분야로 그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다만 높은 제조 비용과 복잡한 공정은 전고체 배터리의 대량 생산과 전기차 등으로의 적용 확대를 제한하는 요인이라고 CMI는 지적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전고체 업계를 주도하는 기업으로 미국 솔베이, 심벳, 솔리드파워와 일본 파나소닉 등을 지목했으며,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삼성SDI를 포함했다. 폭발적인 시장 성장 전망 속에 전고체 배터리 개발의 공정 난도와 비용 문제를 극복하고,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한 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국내 배터리 3사 가운데 상용화 시점 목표는 삼성SDI가 내년으로 가장 빠르다. 삼성SDI는 국내 배터리 기업 최초로 지난 2023년 전고체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하며 테스트를 진행해왔다. 지난해 말에는 독일 BMW, 미국 솔리드파워와 전고체 배터리의 자동차 탑재를 위한 기술 검증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하기로 하는 등 전고체 기술에서 글로벌 업계를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SDI는 이달 초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는 내년 양산 목표로 사업 기회를 확대하는 동시에 연내 라인 증설 투자를 진행하는 등 계획한 일정에 맞춰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역시 전고체 배터리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경쟁력을 갖춘 전고체 배터리를 선보이기 위해 전해질 소재 강화 및 고밀도화 구현이 가능한 공정을 개발하고 있다. 오는 2029년 전기차용 흑연계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하고, 2030년에는 무음극계 전고체 배터리를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용으로 우선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SK온은 2029년 상용화를 목표로, 먼저 방산용에 전고체 배터리를 활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SK온은 대전 미래기술원 내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를 구축해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와 리튬 메탈 배터리 등을 개발 중이다. 또 솔리드파워와 협력을 통해 셀 설계와 공정 기술 등을 연구개발에 활용하고,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을 공급받는 방식으로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burning@yna.co.kr <연합뉴스>
2026-02-16 08:30:27
인기 웹툰·드라마 '미생'의 무대로도 유명한 종합상사들이 과거 중계무역에 집중했던 구조에서 자원개발과 이차전지, 친환경, 투자 등 새로운 분야로 업역을 확장하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며 종합상사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세계 시장 개척에 나서자 종합상사들은 과거 무역을 통해 쌓은 탄탄한 네트워크와 정보망을 바탕으로 그룹의 신사업 발굴을 위한 첨병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1호 종합상사' 타이틀을 보유한 삼성물산은 '친환경'을 키워드로 신사업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2008년 캐나다에서 진행한 풍력·태양광 발전단지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2018년부터 태양광 개발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실적을 거두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태양광 사업 초기 작업을 수행한 뒤 사업권을 현지 기업 등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사업 모델을 구축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고 있다. 이 사업 매각 이익은 2021년 2천100만달러에서 2022년 4천800만달러, 2023년 5천800만달러로 증가한 데 이어 재작년과 지난해 각각 7천700만달러, 7천900만달러로 증가했다. 올해도 매각 이익이 8천500만달러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삼성물산은 전망했다. 삼성물산은 올해도 철강·화학 등 전통적 트레이딩 밸류체인 확장과 함께 미국·호주 태양광 등 에너지 사업, 인도네시아 팜 공장 및 반도체 생산용 화학 등 미래 성장 산업군에서 신규 사업을 개발하며 업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1970∼1990년대 종합상사 전성기 대표 주자로 꼽히는 대우실업(대우)을 모태로 한 포스코인터내셔널도 지난 2010년 포스코그룹 편입 후 '글로벌 종합사업회사'를 표방하며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미 전통적인 종합상사에서 에너지, 식량, 친환경 소재 등 분야로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식량 분야에서는 미국·호주·남미·우크라이나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메이저 식량 사업자로 도약하고, 에너지 분야에서 석유개발(E&P) 사업과 액화천연가스(LNG), 혼소 발전 등을 고루 추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기존의 철강 트레이딩뿐 아니라 친환경 철강 원료와 소재, 이차전지 소재 원료의 조달 창구 역할을 강화하고, 에너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다각화하고 있다. 5년 전 LG상사에서 이름을 바꾼 LX인터내셔널 역시 친환경·신재생 분야에서 신사업 기회를 찾고 있다. 국내에서 LX인터내셔널은 2022년 친환경 바이오매스(Biomass) 발전소를 운영하는 포승그린파워를 인수하고, 다음해 유리 제조기업 한국유리공업을 인수하는 등 인수합병(M&A)을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인도네시아에서 전력구매계약, 발전소 건설 및 운영에 이르는 사업 전 과정을 주도한 '하상 수력 발전소'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추가 수주를 준비하고, 니켈 매장량 세계 1위인 인도네시아에서 AKP 광산의 지분 60%를 취득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등 자원 분야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SK그룹의 모태 기업으로 올해 창립 73주년을 맞은 SK네트웍스는 '사업형 투자회사'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2018년 마켓컬리에 첫 투자를 단행한 데 이어 2020년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현지 법인 '하이코캐피탈'을 설립하고 유망 스타트업 발굴·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2023년 인공지능(AI) 기반 차세대 디바이스 개발 기업인 '휴메인'에 2천200만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AI 스마트팜 스타트업 '소스.ag'(Source.ag)에 200만달러를 투자했으며, 데이터 관리 기업 '엔코아'를 인수하는 등 AI 분야 연계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2024년에는 SBVA(구 소프트뱅크벤처스)가 조성하는 1억3천만달러 규모의 '알파 인텔리전스 펀드'에 3천만달러(약 408억원)를 투자하며 유한책임투자자(LP)로 참여하기도 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성장을 향한 실행력을 강화해 보유 사업의 경쟁력을 한층 더 높이고 AI 기반 미래 성장동력을 확실히 확보함으로써 기업가치를 제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dkkim@yna.co.kr <연합뉴스>
2026-02-16 08:30:21
벤처기업 생태계에서도 여성의 존재감이 높아지면서 창업과 고용 구조 전반에 '여풍'이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벤처기업정밀실태조사에 따르면 창업주의 성별 비율은 2014년 기준 남성 94.7%, 여성 5.3%에서 2024년 남성 90.3%, 여성 9.7%로 변화했다. 여성 창업자 비중이 10년 새 두 배 수준으로 높아진 것이다. 근로자 구성에서도 여성 비중 확대 흐름이 확인됐다. 전체 근로자 중 남성은 2014년 52만5천484명에서 2024년 57만9천899명으로 10.4% 증가했으며, 여성은 같은 기간 19만1천541명에서 24만8천478명으로 29.7% 늘었다. 이에 따라 전체 근로자 중 여성 비율은 10년 새 26.7%에서 30.0%로 상승했다. 정규직 근로자에서도 여성의 증가 폭이 남성보다 컸다. 남성 정규직은 2014년 51만208명에서 2024년 55만5천25명으로 8.8% 증가한 반면, 여성 정규직은 같은 기간 18만417명에서 23만4천542명으로 30.0% 늘었다. 반면 비정규직 근로자는 남성이 더 크게 늘었다. 남성 비정규직은 10년 새 62.8% 늘었지만, 여성은 25.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비정규직에서 여성 비중은 2014년 42.1%에서 2024년 35.9%로 낮아졌다. 벤처기업에서 여성 근로자 비중이 높아진 것은 산업 구조 변화와 맞물린 흐름으로 해석된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제조업 중심이던 벤처 생태계가 소프트웨어·정보기술(IT) 기반 서비스 등으로 영역이 넓어지면서 직무 구성이 다양해졌고, 여성 인력 유입도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정부의 디지털 전환과 스타트업 육성 정책으로 서비스·플랫폼 분야 창업과 고용이 확대된 점도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다만 창업 주체에서는 남성 비중이 여전히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이어서 여성 리더십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표] 벤처기업 인력 현황 (단위: 명, %) ┌─────┬───────────┬─────────┬─────────┐ │ │ 전체 근로자 │ 정규직 │ 비정규직 │ │ ├─────┬─────┼────┬────┼────┬────┤ │ │ 남성 │ 여성 │ 남성 │ 여성 │ 남성 │ 여성 │ ├─────┼─────┼─────┼────┼────┼────┼────┤ │ 2014년 │ 525,484 │ 191,541 │510,208 │180,417 │ 15,276 │ 11,124 │ ├─────┼─────┼─────┼────┼────┼────┼────┤ │ 2024년 │ 579,899 │ 248,478 │555,025 │234,542 │ 24,875 │ 13,937 │ ├─────┼─────┼─────┼────┼────┼────┼────┤ │ 증가율 │ 10.4 │ 29.7 │ 8.8 │ 30.0 │ 62.8 │ 25.3 │ └─────┴─────┴─────┴────┴────┴────┴────┘ ※ 벤처기업정밀실태조사의 2015년, 2025년 자료 pseudojm@yna.co.kr <연합뉴스>
2026-02-16 08:30:13
북한에서 마약 유통 및 사용이 확산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한 대내용 매체가 마약 범죄를 주민들이 경계해야 할 '반사회주의적 행위'로 직접 언급해 눈길을 끈다. 16일 연합뉴스가 입수한 노동당 정치이론 기관지 '근로자' 2025년 6월호에는 왕삼도 평안남도검찰소 소장이 기고한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적 행위와의 투쟁에 사회주의의 전도와 인민들의 운명이 담겨 있다'라는 글이 실렸다. 기고자는 "마약범죄 행위와 화폐밀매 행위, 비법적인 장사 행위, 가짜상품 제조 행위, 강력범죄" 등을 "무서운 자멸 행위"로 거론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행위들을 생활상 어려움이나 운운하면서 있을 수 있는 일로, 어쩔 수 없는 일로 외면하고 방치하는 것은 사람들의 운명을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 죽음의 구렁텅이로 떠미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잡지 2025년 5월호에 실린 당세포(당의 최말단 조직)의 역할을 강조하는 기고문에도 마약 관련 언급이 등장한다. 기고자는 "사람들이 불량행위, 마약을 사용하거나 밀매하는 위법 행위를 비롯한 비사회주의, 반사회주의적 현상에 물젖게 되면 (중략) 당과 사회주의 제도를 반대하는 반혁명 분자로 굴러떨어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마약 범죄를 북한 주민들이 빠져들 수 있는 반사회주의적 행위 중 하나로 상정하고 경계심을 촉구한 것이다. '근로자'는 주로 간부들에게 노동당의 정책 노선을 전파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핵심 대내 매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통신 등 외부에 노출되는 북한 관영매체들은 마약 범죄에 대해 보도하더라도 '자본주의 국가에서 벌어지는 병폐 현상' 차원에서 언급해 왔다. 이와는 결이 다른 '근로자'의 보도는 북한 내부적으로는 마약 문제에 대한 경계감이 상당하다는 방증일 수 있다. 실제로 마약 유통·사용은 북한 사회에 이미 깊이 침투한 문제로 알려졌다. 통일연구원이 지난달 발간한 '북한인권백서 2025'에는 만성적인 의약품 부족과 잘못된 자가 치료로 북한 주민들 사이에 마약류 오남용이 만연한 실정이라는 탈북민 증언이 다수 수록돼 있다. 북한은 마약 관련 법제 정비도 계속하고 있다. 여러 차례 형법 개정으로 마약범죄 처벌 수위를 높여왔고, 여기에 더해 2021년에는 특별법 격인 마약범죄방지법까지 제정했다. 마약범죄방지법은 마약의 비법적 제조, 밀수·거래 등 4개 죄목에 대해 최고 사형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했다. kimhyoj@yna.co.kr <연합뉴스>
2026-02-16 08:30:07
서울 관악구의 한 고시원. 취업준비생 A씨의 저녁상은 초라했다. 1천500원짜리 편의점 컵라면 하나가 전부다. 하지만 잠시 후, 그의 SNS 타임라인에는 딴판인 세상이 펼쳐졌다. '#오마카세 #불금 #나를위한선물' 해시태그와 함께 게시된 사진은 서울 청담동 유명 스시 오마카세 식당의 영수증. 결제 금액란엔 선명하게 '35만원'이 찍혀 있다. 친구들의 부러움 섞인 댓글과 '좋아요' 알림이 울린다. 이 화려한 저녁을 증명하는 데 A씨가 쓴 돈은 '0원'. 생성형 인공지능(AI) 앱에 식당 이름과 금액만 입력해 단 3초 만에 뽑아낸 '가짜 영수증' 덕분이다. 가상의 사례지만, 이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니다. 초거대 AI 기술이 고물가 시대의 그늘과 만나 기형적인 놀이 문화를 낳고 있다. 실제 소비 없이 부유함을 과시하는 이른바 '가짜 플렉스(Fake Flex)', '0원짜리 플렉스' 현상이다. 기술 발전이 인간의 허영심을 가장 저렴하게 채워주는 도구로 전락했다는 비판과 함께 단순한 놀이를 넘어 신뢰 사회의 근간을 뒤흔드는 신종 사기 범죄의 씨앗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포르쉐 계약도 3초 컷"…밈(Meme)이 된 문서 위조 정보기술(IT) 및 보안업계에 따르면 최근 앱마켓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AI 영수증 생성기', '가짜 계좌 인증' 서비스가 우후죽순 등장했다. 과거 포토샵 전문가의 전유물이었던 문서 위조가 누구나 거의 무료로 접근 가능한 모바일 앱 서비스로 내려온 것이다. 해당 앱들은 대부분 영미권 기반이지만 국내 앱 마켓에서도 '영수증 생성' 따위의 키워드만 넣으면 다운로드할 수 있다. 사용법은 상호명에 유명 명품 브랜드나 고가 식당 이름을 적고 원하는 금액과 날짜만 넣으면 끝이다. 복잡한 프롬프트(명령어)도 필요 없다. 결과는 놀라울 정도인데 최신 이미지 생성 모델은 종이의 미세한 구겨짐, 인쇄 잉크가 살짝 번진 질감, 실제 메뉴 항목과 서명까지 완벽하게 구현해낸다. 가맹점 번호나 사업자등록번호 같은 세부 정보까지 템플릿에 맞춰 자동 생성되니 휴대전화 화면만 봐선 일반인이 진위를 가려내기 어렵다. 이 기술은 현재 SNS상에서 일종의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으로 소비된다. 수억 원대 슈퍼카 계약서부터 수천만 원대 주식 잔고 증명서, 억대 연봉이 찍힌 급여 명세서까지. AI는 청년들이 꿈꾸지만 닿을 수 없는 욕망을 '인증샷'으로 실현해준다. 문제는 기업 현장에서도 악용 사례가 감지된다는 점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경비·재무 자동화 플랫폼 앱젠(AppZen)을 인용해, 2025년 9월 기준 기업에 제출된 허위 문서 중 약 14%가 AI로 만든 가짜 영수증이었다고 보도했다. 2024년까지만 해도 미미했던 수치가 불과 1년 새 두 자릿수로 치솟은 것이다. ◇ '무지출 챌린지'의 역설…"비용 없는 도파민에 중독"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가짜 플렉스'를 고물가와 SNS 과시 문화가 충돌해 빚어낸 사회적 병리 현상으로 진단한다. 외식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지만 '인스타그램'에서 멋있어 보이려고 하는 욕망은 꺾이지 않았다. 현실의 결핍이 클수록 가상 공간의 자아를 부풀려 보상받으려는 심리가 작동하는데, 때마침 AI가 아주 정교한 거짓말 도구를 쥐여준 셈이다. 과거 유행했던 '무지출 챌린지'가 허리띠를 졸라매는 절약 놀이였다면 지금은 돈을 쓰지 않고도 쓴 척하며 쾌락을 얻는 기이한 형태로 진화했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AI 리플리 증후군'이란 자조 섞인 신조어까지 내놓는다. 현실을 부정하고 허구의 세계를 진실로 믿는 영화 속 주인공처럼 가상 자아 연출에 매몰된 세태를 꼬집은 것이다. ◇ "중고 거래 인증 믿어도 되나"…범죄로 번진 놀이 문제는 '가짜 인증'이 개인의 만족을 넘어 타인을 속이는 범죄 도구로 변질했다는 점이다. 기술 장벽이 무너지며 '사기의 대중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섬뜩한 경고마저 나온다. 당장 중고 거래 플랫폼이 타깃이 됐다. 인터넷에 떠도는 제품 사진에 AI로 포스트잇(메모지) 이미지를 합성해 "내 물건이 맞다"고 속이는 수법은 이미 고전이 됐다. '실물 인증' 사진만 믿고 돈을 보내면 안 된다는 의미다. 플랫폼 관계자들은 "동일 구도의 사진에 메모지 내용만 바뀌어 올라온다면 AI 합성을 의심해야 한다"며 "안심결제를 거부하고 계좌이체만 고집하면 십중팔구 사기"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최근엔 수법이 더 교묘해졌다. 명품이나 고가 전자기기를 팔면서 AI로 위조한 '백화점 구매 영수증'을 제시해 가품을 진품으로 둔갑시키거나, 구매 시기를 조작해 가격을 높여 받는 방식이다. 개인 간 금전 거래인 '더치페이'에서도 악용 우려가 크다. 모임 회비나 데이트 비용 정산 시 영수증 금액이나 항목을 AI로 살짝 고쳐 돈을 가로채는 방식이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친구가 보낸 영수증 날짜가 미묘하게 어색해 따져 물었더니 연락을 끊더라"는 경험담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 "가짜 영수증 리뷰는 퇴출"…칼 빼 든 플랫폼 플랫폼 사업자들도 비상이 걸렸다. 'AI 가짜 영수증'이 상업적 어뷰징(오남용) 수단이 되자 대응 수위를 높이고 나섰다. 네이버는 최근 스마트플레이스 공지사항을 통해 AI나 편집 툴로 조작한 영수증을 제출해 허위 리뷰를 다는 행위에 대해 강력한 제재 방침을 밝혔다. 네이버 측은 "가짜 영수증을 이용한 허위 방문 리뷰, 금전적 대가를 받고 경험하지 않은 업체를 쓴 것처럼 꾸미는 광고성 리뷰가 적발되면 리뷰 비노출은 물론 작성 권한까지 제한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는 '0원짜리 플렉스'가 단순한 개인의 일탈을 넘어 가짜 맛집과 가짜 평판을 양산해 생태계를 교란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IT 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가짜 리뷰를 위해 '알바'를 썼지만 이젠 AI가 텍스트부터 사진까지 다 만들어주는 시대"라며 "플랫폼들이 신뢰도를 지키기 위해 막대한 방어 비용을 쏟아붓고 있다"고 전했다. ◇ "보는 것=믿는 것"의 종말…신뢰 비용 청구서 날아온다 보안업계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해프닝이 아닌 AI 생성물에 대한 규제 및 워터마크(식별 표시) 정책의 시급성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본다. 현재의 디지털 포렌식 기술로는 이미지의 메타데이터나 픽셀 패턴을 분석해 AI 생성 여부를 판별한다. 하지만 위조한 이미지를 모니터에 띄워 놓고 휴대전화로 다시 찍거나 캡처해서 제출하면 생성 정보가 훼손돼 탐지가 어려워진다. 일명 '세탁' 과정이다. 이에 따라 EU와 미국 등 주요국은 물론 우리 정부도 AI 생성물에 대한 식별 표식 의무화를 추진 중이다. 하지만 법제화 속도가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결국 '보는 것이 믿는 것'이었던 시대는 저물었다. AI가 찍어낸 '진짜 같은 가짜'들이 범람하면서 우리 사회가 치러야 할 검증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기업은 경비 시스템에 AI 탐지 솔루션을 깔아야 하고 개인은 중고 거래 사진 한 장도 의심의 눈초리로 뜯어봐야 한다. 현실의 어려움을 감추려 AI로 치장하는 청년들 그리고 그 기술을 악용해 이득을 챙기려는 범죄자들. 혁신이라 칭송받는 생성형 AI가 우리 사회에 던진 씁쓸한 자화상이다. '0원짜리 플렉스'가 우리 사회의 신뢰 자본을 갉아먹는 비싼 대가로 돌아오고 있다. president21@yna.co.kr <연합뉴스>
2026-02-16 08:30:01
인천 강화군의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에서 성폭력 및 학대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거주 장애인들을 다른 시설로 옮기는 '전원 조치' 대신 실질적인 자립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6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보건복지부와 지자체는 최근 색동원 시설장의 성폭력 의혹과 입소자 폭행 정황이 드러남에 따라 거주자들의 향후 거처를 논의 중이다. 색동원 여성 입소자 17명은 지난해 성폭력 의혹 제기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쉼터와 색동원 산하 체험홈 등으로 분리 조치됐다. 체험홈에 머무르던 4명 중 3명은 최근 다른 거주시설로 전원 조치됐다. 남성 입소자 16명은 여전히 색동원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 5∼6일 진행된 한 국내 대학 연구팀의 2차 심층조사에서는 이들 중 일부가 시설 종사자들로부터 폭행 피해를 본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 10일 색동원에 대한 행정처분(휴지) 절차를 검토하면서 남성 입소자들에 대한 전원 계획을 수립하는 중이다. 학대가 발생한 시설을 폐쇄할 경우 거주자들을 인근의 다른 시설로 보내는 것이 그간의 방침이었다. 장애인단체들은 이른바 '시설 뺑뺑이'에 불과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시설에서 시설로 전전하는 구조에서는 인권 침해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색동원에 거주하는 이들 중 일부는 과거 인권 침해 사건이 발생했던 '인천 해바라기' 등 다른 시설에서 전원 조치돼온 경우로 확인됐다. 장종인 색동원 공동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지난해 '장애인지역사회자립법'이 국회를 통과하며 탈시설과 자립 지원의 법적 근거도 마련된 상황"이라며 "이번 색동원 사태의 후속 조치가 탈시설 흐름의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천시가 그간 구축해온 자립 지원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짚었다. 인천시는 2022년부터 복지부 주관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 지원' 시범사업을 수행 중이다. 앞서 2019년에는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인천장애인주거전환지원센터를 설치하는 등 기반을 닦아왔다. 자립을 원하는 장애인이 본인 명의로 임대차 계약을 맺고 입주할 수 있는 '장애인 지원주택'이 대표적인 성과다. 센터는 현재까지 관내 5개 구에 장애인 지원주택 55호를 마련했다. 김광백 인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사무국장은 "아직 시범사업 단계여서 수용 규모의 한계는 있지만, 자립생활을 체험해보는 격인 '자립생활주택'이나 '통합돌봄서비스' 등 다양한 복지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조합해 실질적인 홀로서기를 돕는 게 행정의 과제"라고 말했다. 시설 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해 주거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전지혜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시설 외에도 다양한 선택지가 제공되고 이를 실질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상황이라야 장애인 스스로 자기결정권을 발휘할 수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장기적으로 장애인의 자립을 추구하더라도 한국 사회의 열악한 돌봄·지원 환경 등을 고려할 때 무리하게 탈시설을 추진하기보다는 거주시설 개선을 포함해 다양한 대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색동원 시설장과 시설 종사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1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이뤄진다. 인천시는 시설장이 검찰에 송치되면 시설을 폐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seele@yna.co.kr <연합뉴스>
2026-02-16 08:29:54
충북 영동에서 택배 물류업체를 운영하는 A(40대)씨는 지난해 3∼6월 근로자 8명의 임금과 퇴직금 4천200만원을 주지 않았다. 신고를 접수한 고용노동부 청주지청은 A씨에게 8차례나 출석 요구를 했으나 불응했고, 결국 지난해 10월 대전 소재 A씨의 사무실에서 그를 체포했다. 지난해 7월엔 현장 근로자 7명의 임금 840여만원을 체불한 청주의 모 건설업체 대표(40대)가 청주지청에 체포됐다. 그 역시 7차례 소환에 불응하다가 강제 수사를 받았고, 체포되고 나서야 체불 임금 가운데 300만원을 즉시 지급했다. 돈 쓸 일 많은 설 명절을 앞두고 임금을 받지 못해 고통받는 근로자가 적지 않다. 16일 고용노동부 청주지청에 따르면 지난해 관내(청주·진천·증평·괴산·보은·옥천·영동)에서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는 5천25명이며 체불 총액은 344억원이다. 임금체불 피해 근로자는 2022년 5천231명(322억원), 2023년 6천724명(379억원), 2024년 5천481명(373억원)으로 좀체 줄지 않는 모습이다. 노동 당국은 임금체불을 근절하기 위해 고액·상습 체불 사업주의 명단을 공개하고 구속 수사를 적극 검토하는 등 엄정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개정된 근로기준법 시행으로 임금체불은 반의사불벌죄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으며, 상습 체불 사업주에게는 신용 제재와 정부 지원사업 참여 제한, 출국 금지 등의 페널티가 가해진다. 다만 청산 의지가 있는 사업주에게는 노동 당국이 융자제도를 활용해 자발적인 체불임금 청산을 지원한다. 청주지청 관계자는 "근로기준법상 임금체불 사업주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며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들은 대지급금 관련해 법률구조공단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chase_arete@yna.co.kr <연합뉴스>
2026-02-16 08:29:47
코스피가 이달 들어 사상 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한 가운데 금융업의 상승세가 특히 매서웠다. 이달 코스피 전체 지수 중 증권, 코스피 200 금융, 보험, 금융 등 금융업 관련 지수가 상승률 최상위권에 포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 지수 가운데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건 증권 지수였다. 이 지수는 종가 기준 지난달 30일 6,172.47에서 13일 7,684.70으로 24.50%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5.31%를 4배 이상 웃돌았다.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보험·증권 등 22개 종목으로 구성된 코스피 200 금융 지수가 22.34%로 두 번째로 높았고, 통신(14.59%), 보험(13.81%), 금융(13.72%), 건설(13.37%) 등이 뒤를 이었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아우르는 주가지수인 KRX 지수에서도 금융업은 독보적이었다. 같은 기간 KRX 은행은 25.36% 오르며 상승률 1위를 차지했고, KRX 300 금융(22.22%), KRX 증권(21.189%), KRX 보험(17.18%) 등이 뒤따랐다. 최근 증시 호조로 증권주가 주목받는 가운데 배당 시즌을 앞두고 고배당 종목으로 꼽히는 은행, 보험주로도 매수세가 쏠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 지급되는 배당금부터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적용되면서 고액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BNK투자증권 김인 연구원은 "배당소득 분리과세로 2천만원 이상의 금융소득이 예상되는 고액 투자자에게 은행주는 유리한 투자수단이 됐다"며 "여기에 비과세 배당 도입도 유력함에 따라 일반 투자자에게도 은행주 배당 매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고 판단했다. 한국투자증권 홍예란 연구원은 "보험업종 주가의 하방은 실적이, 상방은 규제 완화가 만드는 흐름이 지속되고 있으며 지난해 4분기에 이연됐던 자본 규제 완화 기대감이 다시 주가에 반영될 것"이라며 해당 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eun@yna.co.kr <연합뉴스>
2026-02-16 08:29:31
설 연휴를 맞아 오랜만에 부모님을 찾아뵙는다면 각종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해보는 게 좋겠다. 노인은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감염병에 취약한 데다 감염 시 중증으로 악화할 가능성도 큰 만큼, 백신 접종으로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이라면 접종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게 좋다. 16일 의료계에 따르면 노년기에 접종이 권고되는 대표적인 백신은 대상포진, 폐렴구균, 인플루엔자, 코로나19 등이다. 대상포진은 환절기, 과로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신체에 잠복 중이던 수두바이러스가 활동을 재개하면서 발병한다. 피부에 군집성 물집과 함께 따끔따끔한 통증이 나타나는데, 일부 환자들은 '수십 개의 바늘로 찌르는 듯한 느낌'이라고 표현한다. 더욱이 중장년층은 대상포진을 앓고 난 뒤에도 통증이 남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 등 합병증 위험이 커 사전에 백신을 맞는 게 좋다. 대상포진 백신은 국가예방접종 사업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자체 예산으로 노인 무료 접종을 지원하고 있으므로 부모님의 거주지도 해당하는지 알아보는 게 좋겠다. 지자체마다 연령 등 조건과 백신 종류가 다르므로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대상포진 백신은 제조 방법에 따라 바이러스의 독성을 약하게 한 약독화 '생백신'과 유전자 재조합 방식의 '사백신'으로 나뉜다. 생백신은 1회, 재조합 사백신은 2회 맞는다. 단, 암 환자이거나 장기이식 등으로 인한 면역 저하자는 재조합 사백신 접종이 권고된다. 이기헌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60∼70대 고령층의 경우 상대적으로 생백신의 대상포진 예방 효과가 떨어지는 편이어서, 유전자 재조합 사백신을 두 차례 접종하는 게 권장된다"고 말했다. 과거 약독화 생백신을 접종했거나, 대상포진에 이미 걸렸더라도 다시 재조합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 폐렴구균 백신도 부모님께 반드시 챙겨드려야 할 예방접종이다. 폐렴은 2024년 기준 국내 사망원인 3위에 이를 정도로 위협적인 질환이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폐렴구균성 폐렴 발생률과 치명률이 모두 증가하므로 백신을 접종하는 게 바람직하다. 국내에 유통되는 폐렴구균 백신 중 '23가 다당질백신'(PPSV23)은 국가예방접종 사업에 포함돼 65세 이상이라면 무료로 접종할 수도 있다. 이와 달리 단백접합 폐렴구균 백신은 현재 국가예방접종 사업에 포함돼있지 않으므로 본인 부담으로 맞으면 된다. 독감 역시 65세 이상이라면 국가예방접종 사업으로 무료로 맞을 수 있다. 노인의 경우 독감에 걸린 뒤 합병증으로 악화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본격적인 유행 전에 맞는 게 좋다. 백신을 접종한다고 해서 반드시 독감에 걸리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감염 후 중증화율을 크게 낮출 수 있다. 독감은 유행하는 바이러스에 따라 백신이 매년 달라지기 때문에 지난 겨울에 맞았다고 해서 올 겨울에 무심코 넘겨서는 안 된다. 독감 백신을 맞을 때 코로나19 백신도 동시에 접종할 수 있다. 이 교수는 "면역력이 떨어진 고령의 어르신들은 백신 접종이 개인의 건강을 보호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전문가 권고안에 따라 적기에 접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jandi@yna.co.kr <연합뉴스>
2026-02-16 08:29:26
모건스탠리는 오는 2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2.5%로 동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성장률 전망치는 상향 조정하고, 물가 전망치는 변동 없이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예상했다. 구체적으로 한국은행이 예상보다 강한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따라 경제성장 상방 리스크를 반영하면서 2026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0%로, 2027년은 2.1%로 상향 조정할 수 있다고 봤다. 각각 기존보다 0.2%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인플레이션 전망은 2026년 2.1%, 2027년 2.0%를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위원 6명 중 5명이 향후 3개월간 금리 동결을 제시하고 나머지 1명이 금리 인하를 주장하리라고 봤다. 또 올해 한국은행 정책 경로가 급박하게 바뀌진 않으리라는 관점을 유지했다. 모건스탠리는 향후 반년 동안 금통위원 7명 중 3명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금통위 내 정책 결정 관련 불확실성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최근 (금통위측) 발언은 정책 경로가 바뀌지 않으리라는 우리 견해를 뒷받침한다"고 전했다. 이창용 총재는 올해 4월, 신성환 위원은 5월, 유상대 부총재는 8월 임기가 종료된다. 다만 연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진 않는다고 모건스탠리는 덧붙였다. 비둘기파인 신 위원의 퇴임으로 금통위 내 비둘기파 성향이 약화하고 비교적 매파 성향으로 분류되는 유 부총재가 퇴임해도 남은 금통위원 4명 중 3명은 성장에 더 낙관적인 매파적 성향일 수 있다고 봤다. kite@yna.co.kr <연합뉴스>
2026-02-16 08:29:22
나이스신용평가는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개편이 시작됐지만 그 성과가 가시화하기까지는 상당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나신평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주요 석유화학사의 지난해 합산 영업손실이 약 1조5천억원이 될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전년 영업손실이 1조1천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적자 폭이 확대된 것이다. 나신평은 "2025년의 경우 4분기에 주요 제품 스프레드 급락, 재고 손실 등 일회성 비용의 영향으로 대규모 적자가 발생하며 연간 기준 손실 폭이 크게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영업적자는 기초 원료를 생산하는 업스트림과 합성수지를 생산하는 다운스트림 모두에서 발생했다. 나신평은 최근 중국이 과잉 경쟁을 억제하는 '반내권'(反內卷) 정책 영향으로 일부 제품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은 존재한다면서도 수급 환경이 개선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반내권 정책 취지상 비효율적 소규모 설비의 퇴출을 유도할 수는 있으나, 실제 공급 구조를 좌우하는 대형 국유 기업 및 메이저 업체들의 신규 증설 계획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나신평은 "일부 설비의 구조조정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공급 부담은 단기간 내 크게 완화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나신평은 최근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 개편에 대해서 "단기적인 수익성 개선보다는 산업 전반의 사업 영속성을 제고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했다. 그러나 나신평은 "현재 주요 사업장별 구조 개편안 제출이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이해 관계자 간 협의 과정에서 속도 차이가 존재한다"면서 "실질적인 구조 재편 실행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세부적으로 대산단지의 경우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 간 합자 법인 설립이 2026년 하반기 중으로 계획돼 있지만, 울산과 여수 단지의 경우는 아직은 관련 기업들이 설비 통합이나 생산 구조 조정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업황 회복 시점이 불확실한 점과 구조 개편 이행에 드는 기간을 감안할 때 단기적으로는 개별 기업의 재무적 대응 여력이 신용도 방어의 핵심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주요 석유화학사는 2026년에도 자산 매각 중심의 재무 안정성 및 유동성 관리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ngine@yna.co.kr <연합뉴스>
2026-02-16 08:29:19
올해 들어 고액 자산가들이 가장 많이 담은 종목은 무엇일까. 16일 KB증권이 새해 들어 지난 9일까지 고액 자산가(증권사 계좌 평균 잔액이 10억원 이상)들이 많이 순매수한 국내 종목을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가 1위를 차지했다. 고액자산가의 국내 주식 전체 순매수액의 29%가 삼성전자에 쏠렸다. 두 번째로 많이 담은 종목은 SK하이닉스로, 전체 순매수액의 18%가 몰렸다. 올해 고액자산가의 국내 주식 전체 순매수액의 절반가량이 이들 두 종목에 쏠린 것이다. 인공지능(AI) 수요 증가로 메모리 업황 호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가 번지면서 반도체주를 대거 매집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9.9%)도 세 번째로 많이 담았다. 현대차그룹이 올해 1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에서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하고 AI 로보틱스 전략을 제시하면서 매수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뒤이어 두산에너빌리티(4.9%), NAVER(3.4%), 알테오젠(2.6%), 삼성SDI(2.6%) 등 순으로 많이 샀다. 이밖에 코스닥지수 상승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KODEX 코스닥150'과 'KODEX코스닥150 레버리지'도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정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그간 코스닥지수 상승폭이 코스피 대비 상대적으로 적었던 만큼 상승 여력이 크다는 인식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 주식의 경우 미국 기술주 전반을 고루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알파벳을 가장 많이 담았는데, 고액 자산가의 해외주식 전체 순매수액의 7.2%가 알파벳에 몰렸다. 최근 공개된 알파벳의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돈 가운데 시장에서는 AI를 통한 매출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번지는 분위기다. 김세환 KB증권 연구원은 알파벳에 대해 "구글 서비스인 유튜브는 미국에서 3년째 1위 스트리머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제미나이 앱의 월간 활성 사용자(MAU)는 7억5천만명을 돌파했다"며 "AI를 통한 매출 성장이 견고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장기 매출 성장성을 반영한 기업가치는 여전히 시장 대비 낮은 수준에 거래되고 있어 '운용 비중 확대'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7.1%)를 두 번째로 많이 담았으며, 테슬라(5.9%), 샌디스크(5.3%), Direxion Daily TSLA Bull 2X Shares ETF(3.3%), 엔비디아(2.9%), 마이크로소프트(2.2%) 등이 뒤를 이었다. 이밖에 최근 은 가격이 급등락을 거듭한 가운데 은 가격 상승 시 수익을 얻는 'iShares Silver Trust' ETF도 쇼핑리스트에 담겼다. [표] 2026년 고액자산가 국내주식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 │ 종목명 │ 순매수 비중 │ ├──────────────────┼──────────────────┤ │삼성전자 │ 29.1%│ │ │ │ ├──────────────────┼──────────────────┤ │SK하이닉스 │ 18.1%│ │ │ │ ├──────────────────┼──────────────────┤ │현대차 │ 9.9%│ │ │ │ ├──────────────────┼──────────────────┤ │두산에너빌리티 │ 4.9%│ │ │ │ ├──────────────────┼──────────────────┤ │NAVER │ 3.4%│ │ │ │ ├──────────────────┼──────────────────┤ │알테오젠 │ 2.6%│ │ │ │ ├──────────────────┼──────────────────┤ │삼성SDI │ 2.6%│ │ │ │ ├──────────────────┼──────────────────┤ │KODEX 코스닥150 ETF │ 2.5%│ │ │ │ ├──────────────────┼──────────────────┤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ETF │ 2.2%│ │ │ │ ├──────────────────┼──────────────────┤ │POSCO홀딩스 │ 2.1%│ │ │ │ └──────────────────┴──────────────────┘ [표] 2026년 고액자산가 해외주식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 │ 종목명 │ 순매수 비중 │ ├──────────────────┼──────────────────┤ │알파벳 A │ 7.2%│ ├──────────────────┼──────────────────┤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 7.1%│ ├──────────────────┼──────────────────┤ │테슬라 │ 5.9%│ ├──────────────────┼──────────────────┤ │샌디스크 │ 5.3%│ ├──────────────────┼──────────────────┤ │Direxion Daily TSLA Bull 2X Shares E│ 3.3%│ │TF │ │ ├──────────────────┼──────────────────┤ │엔비디아 │ 2.9%│ ├──────────────────┼──────────────────┤ │마이크로소프트 │ 2.2%│ ├──────────────────┼──────────────────┤ │iShares Silver Trust ETF │ 2.2%│ ├──────────────────┼──────────────────┤ │Defiance Daily Target 2X Long OKLO E│ 2.1%│ │TF │ │ ├──────────────────┼──────────────────┤ │iShares $ Treasury Bond 0-3 Month UC│ 2.0%│ │ITS ETF USD │ │ └──────────────────┴──────────────────┘ ※ KB증권 제공. mylux@yna.co.kr <연합뉴스>
2026-02-16 08:29:09
어린이집 재롱잔치 뒷정리를 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5세 원생을 여러 차례 학대한 보육교사가 항소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항소5-3부(김양희 부장판사)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혐의로 기소된 A(28)씨에게 1심과 같은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또 A씨에게 1심과 같이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을 이수하라고 명령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아동 학대는 아동의 건강을 침해하는 행위로 추후 성장과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도 "피고인이 초임으로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활동이 왕성한 아동의 적절한 훈육법을 찾지 못해 범행한 측면도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사건 이후 B군 가족으로부터 용서를 받고 합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에 "원심이 피고인에게 유리·불리한 여러 정상을 충분히 고려해 형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검찰 측 항소를 기각했다. A씨는 2024년 1월 23일부터 2월 6일까지 서울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로 근무하며 자신이 담임을 맡은 원생 B(당시 5세)군을 7차례 신체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재롱잔치가 끝난 뒤 뒷정리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B군의 양 손목을 강하게 잡거나, 친구를 괴롭혔다며 팔뚝을 여러 차례 세게 꼬집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하원 준비 중 장난을 치던 B군의 양팔을 잡아 벽에 세게 밀치거나 얼굴을 밀치기도 했다. 또 훈육 과정에서 엉덩이를 때리고 발로 아이의 발을 밟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chamse@yna.co.kr <연합뉴스>
2026-02-16 08:29:06
불법 중국 어선에 부과하는 벌금을 현재보다 5배 수준으로 대폭 상향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해양경찰청은 불법 중국 어선에 부과하는 벌금을 최대 3억원에서 15억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16일 밝혔다. 불법 조업에 대한 타 국가의 벌금 수준을 고려하고, 부당이득의 철저한 환수를 위한 조치다. 현재 태국, 인도네시아, 호주는 무허가 대상 어선에 약 100만달러(약 15억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고, 유럽연합(EU)도 불법 어획물 가치의 5∼8배의 액수를 벌금으로 징수한다. 벌금 상향에 맞춰 담보금 역시 상향 조정된다. 재판 전 어선·선원 석방을 위한 담보금은 현재 어선 규모에 따라 1억5천만∼3억원 사이에서 차등 부과되고 있지만, 관련 규정 개정 이후에는 선박 규모에 상관 없이 최대 15억원으로 통일할 방침이다. 검찰이 부과하는 담보금을 납부하면 유엔 해양법 협약에 따라 선장과 선박은 곧바로 억류에서 풀려나 본국으로 돌아가고 이후 형사 절차는 약식으로 진행돼 선장 또는 기타 위반자에 벌금형이 내려진다. 벌금을 납부하면 담보금을 돌려받을 수 있지만 벌금 미납 땐 담보금은 국고에 귀속된다. 해경청은 과징금 도입 방안도 한때 검토했지만 실익이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했다. 과징금의 경우 통상 불법 이득과 비례해 산정하기 때문에 벌금보다 더 낮게 책정될 가능성이 있어 해경청은 경제적 제재 효과가 더욱 강력한 벌금 상향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 이러한 벌금과 담보금 상향 조치는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에 강력하게 대응하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주문에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해경청 업무보고에서 "10척이 넘어와서 1척 잡혔을 때 10척이 같이 돈 내서 물어주면 사실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게 매우 어렵다"며 "10척이 모아서 내기도 부담스러울 만큼 벌금을 올려버려서 강력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해경청은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이 지난 1월 대표 발의한 '경제수역어업주권법' 개정안의 향후 논의 과정에서 해양수산부, 법무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벌금과 담보금의 상향 조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은 코로나19 발생 직후 다소 주춤했다가 최근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해경의 중국 어선 나포 실적을 보면 2019년 115척, 2020년 18척, 2021년 66척, 2022년 42척, 2023년 54척, 2024년 46척에 이어 작년에는 57척으로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어선 담보금 납부액 역시 2020년 13억1천만원, 2021년 55억9천만원, 2022년 17억8천만원, 2023년 36억1천만원, 2024년 45억4천만원에 이어 작년에는 51억4천만원으로 늘어났다. 장인식 해경청장 직무대행은 "처벌이 이익보다 무겁게 작동해야 재범을 끊을 수 있다"며 "우리 바다의 질서를 흔드는 불법 조업에 대해서는 '잡혀도 남는 장사'가 되지 않도록 처벌의 실효성을 확실히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inyon@yna.co.kr <연합뉴스>
2026-02-16 08:2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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