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두고, 대한민국 체육계와 교육계가 머리를 맞댔다. 학교체육을 통한 창의적 미래 인재 양성의 필요성과 인식의 개선을 주장했다.
대한체육회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공동으로 13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 올림피아홀에서 '학교체육, 미래인재 양성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학교체육 진흥포럼을 진행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전충렬 사무총장, 이창섭 학교체육위원장, 최 진 문체부 체육진흥과장, 남상남 한양대 교수(전 한국체육학회장), 김승철 성균관대 교수(전 대한체육회 이사) 등 체육계, 학계 내빈들과 시도 체육회, 교육청 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드러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축사를 통해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학교체육의 환경을 만드는 일에 관심을 표했다. "학교체육이 정말 잘 돼야 한다. 미래 세대들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작년 말까지 스포츠클럽 전국대회에 2만4000명, 리그에 한번이라도 참가한 학생 25만 명, 등록학생은 193만 명에 달한다. 이 불씨를 잘 살려서 우리 학생들이 스포츠를 통해 심신이 건강한 인재로 성장해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학교체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비정규직 스포츠 강사 처우 개선도 고민하고 있다. 이 회장은 "학교 스포츠 강사 2100명, 방과후 강사 3700명 등의 환경이 대단히 열악하다. 국회에 가서 처우개선을 강력히 요구했고, 내년 스포츠 지도자들을 위한 예산 70억 원을 증액했다. 내년 4월에는 정규직화를 위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도 발의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창섭 대한체육회 학교체육위원장은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과 정보가 제조업, 물체와 결합해서 어떤 변화가 올지 '알 수 없는' 미래다. 미래에 어떤 인재를 어떻게 양성해야할 것인지, 학교체육은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협치를 해야할지 건설적인 논의를 하는 귀한 자리가 됐으면 한다"며 포럼에 기대감을 표했다.
주제발표에 나선 박천수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진로·자유학기연구본부장은 "학교체육이 키워야 할 미래 역량으로 협력, 창의성, 도전정신, 적응력, 리더십, 의사소통" 등을 꼽았다. 학교 체육과 스포츠산업, 직업과의 관계도 꼼꼼히 살폈다. "스포츠 산업은 성장 산업이다. 2016년 우리나라 스포츠 사업체수는 9만3000개 정도인데 스포츠 산업은 전세계 모든 나라에서 각광받고 있다. 미국, 중국 등에서 국민소득 성장률을 상회하는 성장을 실현하고 있다"고 했다. 선진국의 스포츠 관련 직업 전망, 일자리 통계 등을 소개한 후 "여기 계신 선생님들이 관련 직업군을 많이 알고 계셔야 학생들에게 제대로 지도할 수 있다. 미국은 스포츠 관련 직업 급여가 상당히 높다. 우리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봤다.
첫번째 발제자로 나선 차광석 건국대 교수는 '4차 산업혁명시대,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학교체육의 방향과 역할'을 주제로 강의했다. '한국 학생들은 미래에 있을 것 같지도 않은 직업을 위해 15시간 이상 공부하고 있다'는 미래학자 고(故) 앨빈 토플러의 발언을 인용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인간 본연의 모습을 상실할 수 있다. 입시 위주, 출세 지향적 사고에서 벗어나 성찰하는 사고력과 협력하는 능력, 자연 및 사물과 공생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4차 혁명 시대, 학교체육의 역할과 상당히 맞닿아 있다"고 봤다. 학교체육을 통한 인성 교육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체육은 국영수를 뛰어넘어 우선해야 하는 교과목이다. 여기에 대한 인식을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우리 아이들이 변화하는 미래 환경에 적응하면서 행복한 삶을 추구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학교체육이 비만, 소외, 학교 폭력을 예방하는 수단적 가치를 뛰어넘어서 미래사회의 핵심코드로서의 체육, 즐겁고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국가경쟁력의 원동력으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2015년 타임지가 발표한, 지금 태어나는 아이들의 평균수명은 142세다. 건강은 '유년기'때부터 준비해야 한다. 체육활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2016년 우리나라 어린이 청소년 행복지수는 OECD 22위다. '모두가 운동하고 공부하는 학생'을 통해 행복한 삶을 얻어내도록 하는 것이 체육교육의 방향성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두번째 발제자로 나선 유정애 중앙대 교수는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학교체육 프로그램 운영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적극적 체육교육 프로그램을 만들 필요성을 제기했다. "일반학생도 학생선수도 '학교체육'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공통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며 공통 프로그램으로 '스포츠 챌린지' '스포츠를 통한 리더십' 프로그램 등을 제안했다. 일반학생, 학생선수를 위한 맞춤형 특화 프로그램도 제시했다. "체육에 관심 있는 일반학생들은 고등학교에서 대학 수준의 체육 심화교육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 고교 학생선수들은 대학교처럼 일정 이상의 학점을 이수해 졸업하는 제도, 진천선수촌학생선수들을 위한 학력 인정 특수학교, '올림픽선수촌 학교' 같은 특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김택천 방산고 수석교사가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학교체육 거버넌스 구축 방안'을 주제로 발제에 나섰다. 학교체육에 대한 국가적 인식 부재와 운영 시스템의 부재를 지적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지식을 융합하고 소통하고 공감하는 인재가 필요하다. '호모 컨버전스(지식융합적 인재)', 협업형 인재는 미래 인재 양성의 키워드"라고 말문을 열었다. "학교체육은 '호모 컨버전스' 육성에 기여한다. 체육활동을 통해 하드웨어-소프트웨어-인간관계를 동시에 상호연결하는 '초연결 역량 학습'의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학교체육에 대한 정부의 인식제고를 촉구하는 한편 학교체육 통합 거버넌스 구축을 제안했다.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해 학교체육에 대한 관심이 절실한 시기에 체육 전담 부서도 없다. 문체부-교육부로 나뉘어 20년 이상 끙끙 앓고 있다. 정책적 조직이 아닌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체육 전담 조직이 필요하다. '대통령 직속 체육위원회(가칭)'를 제안한다. 그래야 중앙 부처 이기주의를 극복할 수 있다. 학교체육 거버넌스가 없다. 체육에서부터 협력적 거버넌스(협치) 구조의 기관을 만들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발제 직후 학교체육,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질의 응답, 격론이 이어졌다. 현장의 실질적인 제언도 쏟아졌다. 학교체육의 주체들이 우리 아이들의 미래와 행복을 함께 고민한, 3시간 마라톤 포럼은 시종일관 뜨거웠다.
올림픽파크텔=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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