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풀어라. 그게 리딩가드의 미덕이야."
지난 1일 동부전에서 패한 다음 날. KGC 리딩가드 김태술의 어깨는 축 쳐져 있었다. 자신의 실책으로 인해 경기에 졌다는 자책감 때문. 그런 김태술을 묵묵히 바라보던 KGC 이상범 감독은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으며 말문을 열기 시작했다. 현역시절 대표적인 명가드 출신인 이상범 감독은 김태술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너무 어두운 표정 짓지마라. 리딩가드는 그래선 안돼. 될수록 선수들에게 베풀고, 더 대범하게 경기를 풀어나가야 되는 거야". 현역시절 경험에서 나온 리딩가드의 미덕을 전하려 한 것이다. 묵묵히 이 감독의 말을 들은 김태술은 3일 KCC전에서 그 배움을 실행에 옮겼다.
리딩가드의 미덕을 깨달은 김태술의 깔끔한 경기 조율능력을 앞세운 KGC가 3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CC와의 2011~2012 프로농구 정규시즌 경기에서 70대54로 크게 이겼다. 이로써 KGC는 이번시즌 KCC를 상대로 3승1패의 우위를 이어가게 됐다. 반면, KCC는 공수에 걸친 팀 분위기의 전반적인 침체를 보이며 2연패를 기록하게 됐다.
이날 경기 초반, 김태술은 선발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었다. 지난 1일 동부전에서 다친 발목 상태를 우려한 이상범 감독의 배려였다. 1쿼터는 박찬희가 리딩가드로 나서 18-16, 2점차이로 앞선 채 마쳤다. 그러나 2쿼터 6분경, KCC가 25-20으로 경기를 뒤집자 이상범 감독은 박찬희 대신 김태술을 투입했다. KGC의 진정한 리딩가드가 코트에 나서자 경기 흐름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김태술은 언제 발목을 다쳤느냐는 듯 코트를 빠르게 오가며 날카로운 패스를 선보였다. KGC선수들은 김태술의 작전에 일사분란하게 따르며 곧 경기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특유의 수비력이 살아나면서 결국 KGC는 김태술이 투입된 이후 KCC에 단 1점도 허용하지 않으면서 11득점을 기록해 전반을 31-25로 마쳤다. 후반 들어서도 이같은 흐름은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당황한 KCC의 범실이 늘어나면서 결국 단 한 차례도 동점이 나오지 않은 채 KGC가 손쉽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한편, 모비스는 홈구장인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23득점 6어시스트를 기록한 간판스타 양동근과 26득점 19리바운드를 기록한 용병 테렌스 레더의 활약에 힘입어 79대67로 이겼다. 레더는 이날 외국인선수로서는 4번째로 개인통산 5000득점을 달성했다.
안양=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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