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와 T-오카다의 4번 경쟁의 시간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
T-오카다가 새해 들어 처음으로 기자들에게 트레이닝 모습을 공개하며 다시한번 이대호와의 4번 경쟁을 부르짖었다. 스포츠닛폰은 9일 "T-오카다가 결과로 이대호와 4번 경쟁을 한다"고 보도했다. T-오카다는 "4번을 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결과로 승부하겠다"라고 했다.
이대호는 오릭스에 입단할 때부터 타순에는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어느 타순이든 팀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라며 팀내 경쟁보다는 화합을 원했다. 그러나 오카다 감독이 둘의 경쟁을 부추겼다. 이대호의 입단식에 자리한 오카다 감독은 "이대호를 4번타자로 기용하겠다"라고 천명했다. 그리고 그 뜻은 지금까지도 변함이 없다. 2010년 퍼시픽리그 홈런왕으로 2년 동안 오릭스의 4번타자를 맡았던 T-오카다를 5번으로 내린다는 것은 T-오카다의 투지를 불태우게 한 계기가 됐다. 홈런왕 출신의 자존심으로 T-오카다는 이후 인터뷰 때마다 4번 타자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었다.
지난해 이승엽을 영입했을 때와는 달랐다. 오카다 감독은 당시 "우리팀 4번은 T-오카다다. 그는 앞으로 일본의 4번타자가 될 선수다"라며 홈런왕에 대한 예우와 함께 젊은 선수의 성장을 위해 처음부터 T-오카다를 4번으로 고정시켰다. 그러나 그 방법은 실패했다. T-오카다는 지난해 16홈런에 그치며 극심한 타격 슬럼프를 겪고 2군에 내려가기도 했었다.
오카다 감독은 이번엔 T-오카다의 자존심을 긁었다. 처음부터 T-오카다를 4번 후보에서 제외하고 5번으로 내렸다. T-오카다는 이에 확실하게 반응을 했고 실력으로 보여주겠다며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이대호 역시 자존심이 강하다. 롯데의 4번타자 자리를 놓친 적이 없다. 이미 오카다 감독이 이대호를 4번에 기용하겠다고 했는데 그 실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이대호의 자존심은 무너질 수 밖에 없다.
현재는 T-오카다가 절치부심하며 경쟁을 부르짖고 이대호는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형국이지만 2월 1일 오릭스의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면 둘의 4번 경쟁은 필연적인 양상이 될 듯. 지난해 이승엽과 T-오카다를 같은 타격조에 편성했던 오카다 감독은 이번에도 이대호와 T-오카다를 같은 조에 넣을 가능성이 크다. 언론이 둘의 경쟁을 크게 부각시킬 것이 뻔하다. 이대호의 일본 정벌은 4번 싸움부터 시작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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