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관계는 한-일 관계와 다르지 않다. 역사적 배경 탓에 '가깝고도 먼 이웃'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다분히 스포츠에서도 묻어났다. 중국 축구가 한국은 꺾지 못했어도 일본에게는 곧잘 좋은 결과를 얻었던 것도 같은 이유다.
그런데 최근 중국 축구계에 일본 지도자 모시기 열풍이 불고 있다. 중국 축구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 남자 대표팀 지휘봉을 일본 출신 지도자에게 맡기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일본 스포츠지 산케이스포츠는 15일 중국축구협회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 발언을 빌어 '중국이 오는 9월부로 일본축구협회와 계약이 만료되는 사사키 노리오 감독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여자 대표팀 감독으로 2011년 독일 여자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사사키 감독은 최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시상식에서 아시아 최초로 올해의 감독상을 차지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여자 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도 1위로 통과하면서 본선 참가를 준비 중이다.
중국 남자 대표팀은 2011년 8월 스페인 출신의 명장 호세 카마초 감독과 3년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탈락이 확정되자 계약을 일찌감치 종료하고 쇄신을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산케이스포츠는 '중국축구협회가 9월 이후 사사키 감독 영입을 공식 제안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2006년부터 일본 여자 대표팀을 지휘하고 있는 사사키 감독은 이전에 남자 실업팀 지휘 경험이 있어 지도력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했다.
사사키 감독 영입 논의 이전에 오카다 다케시 전 일본 남자 대표팀 감독이 항저우 그린타운 감독으로 취임하는 등 중국 내에서는 일본 축구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이유는 역시 최근 성과다. 일본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 16강 진출을 시작으로 2011년 카타르아시안컵 우승, 2011년 독일 여자월드컵 우승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아시아 최강'을 자처할 만한 성과다. 앞서 아시아를 지배했던 한국 축구는 최근 성과만 놓고 보면 일본에게 왕좌를 양보한 상황이다. '탈아시아'를 목표로 한국를 롤모델로 삼아왔던 중국 입장에서 일본 쪽으로 눈길이 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현상이다.
하지만 일본 지도자들이 중국에서 단기간 내에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국에서는 15년 전 최은택 감독(옌볜 아오둥)을 시작으로 줄곧 여러 명의 지도자가 중국 무대에 진출했으나, 현재까지 성공한 지도자로 평가되는 이는 이장수 감독(광저우 에버그란데) 한 명 뿐이다. 성패는 선수 장악력과 중국 특유의 축구 문화 적응에서 갈렸다는 평가가 많은데, 해외 무대 경험이 많지 않은 일본 지도자들도 초창기 한국 지도자들과 같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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