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K-리그 개막을 앞두고 각 팀은 표어 구상에 골몰 중이다.
표어는 팀의 정체성과 색깔을 분명하게 나타낼 수 있는 요소다. 팬들의 마음을 좀 더 쉽게 잡아 끌 수 있는 양념 같은 요소다. 2011년 K-리그 왕좌를 놓고 다퉜던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가 '현대가 형제 대결'이라는 그간의 공통분모를 넘어 '닥공(닥치고 공격)', '철퇴축구'라는 고유의 표어로 바람몰이를 하면서 효과가 증명됐다. '닥공'은 전북 뿐만 아니라 A대표팀과 아시아 무대까지 진출해 공격축구를 대표하는 명사가 됐다. 울산은 올 시즌 철퇴를 그려 넣은 시즌권 카드를 팬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당분간 팀 고유의 표어로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표어 경쟁'에서 먼저 치고 나온 쪽은 제주 유나이티드다. 2010년 박경훈 감독 취임 당시 '삼다축구'와 'PP10C7(10초 압박, 10초 볼소유, 7초 역습)'의 표어를 들고 나왔으나, 사실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박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골몰 끝에 '방울뱀 축구'를 모토로 내걸었다. 서서히 빈틈을 노리다 한 번에 강한 독으로 먹이를 제압하는 방울뱀의 이미지에서 따왔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올 시즌 제주의 전력에 빗대어 선수비 후역습을 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그러나 박 감독은 "FC바르셀로나식 점유율 축구를 하겠다는 목표를 드러낸 것"이라면서 2010년 리그 준우승 당시 돌풍 재현을 예고하고 있다.
정해성 전남 드래곤즈 감독은 '용가리 축구'를 내걸었다. "드래곤즈니깐 무조건 '용'자는 들어가야 한다. 뒤에 '가리'는 올시즌 선수단 절반 이상이 바뀌었으니 전남 드래곤즈가 '갈이'됐다는 뜻으로 쓰면 어떨까." 브라질 이과수에서 전지훈련 중인 대구FC의 표어는 '승승장구'다. 대구시에서 2012년 표어로 제정한 사자성어인데, 올 시즌 K-리그 성공을 염원하는 구단의 뜻과 맞아 표어로 쓰기로 했다는 것이 대구 구단의 설명이다. 올 시즌 대행 꼬리표를 떼고 K-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FC서울 최용수 감독은 '무공(무조건 공격)'을 앞세웠다.
나머지 구단들도 새 시즌 전까지는 표어를 만들어 전면에 내걸겠다는 생각이다. 유상철 대전 시티즌 감독은 "뭔가 확 느낌이 오는 표어를 만들고 싶은데, 생각이 나질 않는다"고 하소연 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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