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내에서 극적 반전이 일어나지 않는 한 어려울 것으로 본다."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이 진단한 박주영(27·아스널)의 미래다. 그만큼 상황이 힘겹다는 뜻이다.
영국으로 건너가 박주영을 만나고 온 최 감독은 29일 쿠웨이트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최종전을 국내파 위주로 치를 뜻을 드러냈다. 취임 초기 A대표팀 주장으로 3차예선 기간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박주영에게 기대를 걸고 있었지만, 예상보다 심각한 현 상황을 점검한 뒤 마음을 바꿨다. 이대로라면 향후 A대표팀 합류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것이 최 감독의 판단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 감독은 '팀 내 극적 반전'이라는 한 가지 단서를 달았다. 과연 아스널 내에서 박주영의 입지가 바뀔 수 있는 '극적 반전'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가장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간판 공격수 로빈 판 페르시의 부상이다. 매 시즌 부상으로 일정 기간의 휴식기를 가졌던 판 페르시는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유럽챔피언스리그 뿐만 아니라 FA컵까지 종횡무진하고 있다. 칼링컵에서는 그나마 휴식을 취했지만, 주중과 주말을 오가는 일정이 반복되고 있다. 영국 현지 언론들이 판 페르시가 피로 누적으로 인해 부상 위험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할 정도다.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도 이 점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판 페르시의 올 시즌 득점감각이 워낙 뛰어나 섣불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판 페르시가 부상을 당하면 박주영에게 선발 자리가 돌아갈 공산이 크다. 임대 신분인 백전노장 티에리 앙리는 선발로 그라운드에 나설 만한 상황이 아니고, 마루앙 샤막은 올 시즌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앙리가 아스널 임대계약을 마치고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뉴욕 레드불스로 복귀하는 3월 중순부터 기회가 돌아올 가능성도 있다. 벵거 감독은 최근 앙리의 임대 기간을 2주 정도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년 겨울마다 유럽으로 건너와 시즌 막판까지 임대 생활을 했던 데이비드 베컴(LA갤럭시)의 전례를 따를 수도 있다. 그러나 베컴 탓에 마음 고생을 했던 LA를 가까이서 지켜봤던 뉴욕 측에서 앙리의 임대연장 요구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결국 앙리가 미국으로 돌아간다고 봤을 때, 판 페르시의 체력 안배를 위해서라도 대체자를 물색해야 한다. 아스널은 2월 중순부터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 일정을 소화한다. 빡빡한 일정에서 최고의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앙리를 대신할 백업 자원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유럽챔피언스리그가 극적 반전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치열해지는 16강 승부인 만큼 판 페르시의 중용 가능성이 높지만, 상황에 따라 박주영 카드를 내밀 가능성도 있다. 올림피크 마르세유(프랑스)와의 조별리그에서 박주영이 다소 부진한 감은 있었지만, 팀 내 적응을 어느 정도 마친 현 시점에서는 활약을 기대해 볼 만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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