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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1인터뷰]김남일 "군기반장? 명보형한테는 안되지"

by 박찬준 기자
김남일. 괌=박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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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차갑게 얘기할 것이라는 선입견은 5초도 안돼서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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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끝마다 농담을 섞고, 밝게 웃는 모습에서 새로운 김남일(35·인천)이 보였다. 김남일은 올시즌 K-리그가 주목할 이름 중 하나다. 당초 J-리그행이 유력했지만, 허정무 감독의 설득에 전격적으로 '고향팀' 인천 유나이티드의 유니폼을 입었다. 은퇴를 바라볼 나이지만, 2002년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했던 그의 스타성은 현재진행형이다.

그에게 터프했던 예전의 모습만을 기대한다면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의 장난끼 어린 웃음속에서 편안함이 느껴졌다. 오랜 외국생활 끝에 돌아온 고향팀에서 보내는 시간들이 정말 행복하단다. 2002년 월드컵을 함께 한 동지들과 K-리그 지도자, 후배들이 보내온 재밌는 질문에 편안한 미소와 함께 대답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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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대표부터 함께 뛰었는데, 너는 애아버지, 난 아직 총각이네. 나도 이제 결혼해야 하는데 결혼 선배로서 장단점 좀 얘기해주라.(고종수 수원 코치·34)

일단 결혼하면 챙겨주는 사람이 있어 좋더라. 예를 들어 약같이 사소한 것 다 챙겨줘. 안좋은 점은 개인 사생활이 없어진다는 것. 종수야, 너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널 참 많이 아꼈었다. 같이 있으면서 배울 점도 많았고. 잘 몰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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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에서 잠시 만나 인사를 나눴죠. 여전히 선수 군기를 잡고 계신가요.(정성룡·27·수원)

겉으로만 잡고 있어. 애들한테 쓸데없는 소리하면서 웃겨주고 있다. 다들 내가 군기가 세다고 생각하는데 (홍)명보형한테는 상대도 안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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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중인 김남일. 괌=박찬준 기자

-남일아, 나는 아들이 둘인데 둘다 축구를 시킨다. 너는 아들 하나잖니. 축구를 어떻게 시킬 건지 궁금하다. 그때 성남 훈련장에 김보민 아나운서가 방송(비바 K-리그) 찍으러 왔을 때 함께 왔었잖아. 아들이 똘망똘망한 게 축구시키면 진짜 잘할 것 같더라.(신태용 성남 감독·42)

우스갯소리로 에이전트가 계약하자고 하더라구요. 제 아들이라서 그런게 아니라 재능은 있는거 같아요. 근데 개인적으로는 다른 쪽으로 했으면 좋겠어요. 본인이 좋아하면 어쩔 수 없지만.

-네가 대전전에서 데뷔골 넣었던 것 기억나니. 경기 당일 내가 너를 새벽운동하는데 데려가서 '오늘 한 골 넣어야지'라고 격려를 해줬는데, 기가 막히게 수비수를 제치고 골을 넣었다. 그런데 넌 방으로 돌아와서 내게 '고맙습니다'라는 인사도 안 하더라. 한턱 쐈어야 했던거 아닌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쏠 의향이 있니.(노상래 강원 코치·42·전남 시절 방장)

그때 골을 넣고 형한테 가서 안겼는데. 기억안나요? 형이 바로 옆에 있었잖아요. 그때 형이 든든한 버팀목이 돼서 좋은 경기 할 수 있었어요.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밥 이상으로 대접해 드릴게요.

-남일아 너의 카리스마로 인해 우리 젊은 선수들이 기죽지 않을까 아주 조금은 걱정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니.(최용수 FC서울 감독·39)

안그래도 저도 그 부분이 신경이 쓰여요. 남일이형은 무섭고 말도 없고 자기것만 하는 선수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개구쟁이로 이미지 바꿀려구요.

-요즘 방송 나온거 잘 보고 있는데 아들이 정말 귀엽고 이쁘더라구요 ^^. 둘째 계획은 없으신지.(현영민·33·FC서울)

계획만 하고 있다. 서우가 너무 이뻐서. 낳게 되면 둘째만 낳고 아들 딸 이렇게 갖고 싶다.

-고향팀에 갔는데 팀의 발전을 위한 마음가짐을 듣고 싶구만.(최만희 광주 감독·56)

그래서 인천에 왔습니다. 연고지가 인천이니까 마무리를 여기서 하는게 당연하다 생각했어요. 팬들에게는 너무 늦게 와서 죄송하다는 마음이 있죠. 인천이 좋은 팀 되도록 밑거름이 되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어요.

-저 작년 신인왕인데 선배님은 '2년차 징크스'를 어떻게 극복하셨나요.(이승기·24·광주)

내가 좋아하는 선배들이 힘이 됐다. 힘들 때 격려해주던 기억이 나. 너도 올시즌 겪어보면 알겠지만 긴장감이 떨어져서 그런지 첫시즌과는 마음 가짐이 다르다. 주변의 선배들에게 많은 얘기를 들어봐.

김남일. 괌=박찬준 기자

-경기장에서 욱할 때 자제하는 방법이 따로 있나.(김한윤·38·부산)

없어요.(웃음) 저도 욱하는 성질인데 못참겠어요. 예전보다 조금 나아졌는데 똑같아요. 그래도 예전처럼 막 들이받지는 않죠.

-인천에서 본인만의 역할이 있을텐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역할이 뭐냐.(정해성 전남 감독·54)

서포터죠. 주인공이 아니고 조연 역할 하려구요. 주연에서 멀어지니까 편해요. 팬들의 기대치가 부담스럽긴 한데 '내가 갖고 있는 걸 최선을 다해 보여주면 되겠지'하고 생각하고 있어요.

-해외도 오래 있었고, 이제 인천이 마지막 팀일수도 있을 것 같다. 올시즌 인천에서 K-리그를 맞이하는 각오가 남다를 것 같은데, 어떤 각오로 뛸 생각이니.(이운재·39·전남)

경기하면서 우리팀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싶어요. 중계를 자주 보지는 않았지만 수준이 많이 올라갔더라구요. 기술도 좋아지고 세밀해졌어요. 재밌을거 같애요. 그나저나 형은 아직도 잘하대요.

-2002년 황선홍은 골 넣고 나한테 안겼고, 박지성은 히딩크 감독에게 안겼다. 당시에 남일이가 골을 넣었다면 누구에게 안겼을 것 같니.(박항서 상주 감독·53)

모르겠어요. 내가 골을 넣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단 한번도 안해봐서, 정말 모르겠습니다.

-우리 수원에서 정말 즐겁게 지냈었는데요. 형, 은퇴하시기 전에 한팀에서 같이 뛰고 싶어요. 기회가 있을까요.(백지훈·27·상주)

조기(축구)에서나 보자.(웃음) 지훈인 내가 진짜 좋아하는 후배 중 한명인데, 니 실력을 다 보여주지 못해서 안타깝다. 작년에 재활하면서 만나보니까 의욕이 떨어져 보이더라. 새 팀에 갔으니 의욕적으로 해봐.

-외국에서 더 경험을 쌓아도 됐을텐데. 한국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본인의 생각인지 또 다른 고려사항도 있었는지.(황선홍 포항 감독·44)

여러가지가 있었어요. 다 말할 순 없지만 이 말은 하고 싶어요. 내 결정에 후회하고 싶지는 않아요. 다른 분들에게도 내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하고 싶어요.

-이제 필드 플레이어 중에 고참 선수가 됐구나. 이왕 K-리그로 돌아왔으니 최고령 필드 플레이어 신기록에 도전해 볼 생각은 없니.(박경훈 제주 감독·51)

감독님은 제가 진짜 존경하는 분 중 한 명이에요. 같은 팀에서 뛰어보고 싶은 생각도 해봤는데 오퍼가 없으시더라구요. 제주랑 올시즌 첫 경기를 하는데 더 이기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요. 각오하세요.(웃음) 구체적으로 몇 살까지 뛰고 싶다는 생각은 안해봤어요.

훈련중인 김남일. 괌=박찬준 기자

-체력관리를 위해 형수님이 특별히 챙겨주시는 보약 또는 보양식이 있나요.(김정우·30·전북)

솔직히 장모님이 많이 챙겨준다. 몸에 좋은거는 다 해주시고. 와이프도 바쁜데 요리해줄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좋더라. 그나저나 너는 언제 가냐.

-얼마전 개그 콘서트 잘 봤어요. 연예계 쪽에도 소질이 있으신 것 같은데. 방송출연을 통해 본인의 모습을 보여줄 의향은 없는지.(이동국·33·전북)

나보다 니가 더 재능있는거 같던데. 너보고 너 나온 프로그램에 나도 한번 나가고 싶다는 생각해봤다.(웃음) 방송 나오니까 얘기들 많이 하지? 나도 처음에 개그 콘서트 나오기 싫었는데 추억이 될거 같아서 했다. 감독님도, 언론도 니 이름 거론해서 대표 부담 있을거 같애. 부담 갖지 말고, 니가 물론 잘하겠지만 편안한 마음으로 전북에서 하고 있는만큼 보여주면 좋은 경기할 수 있을거다.

-너도 이제 벌써 은퇴할 때가 됐구나.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유상철 대전 감독·41)

같이 준비해요. 제가 상의하러 갈께요. 저는 형도 그렇고 감독하는 형들이 다 잘됐으면 좋겠어요. 저보다 더. 감독 생각은 아직 안해봤어요. 형한테 물어볼게요. 감독하면 좋은지.

-힘든데 고생이 많아요. 축구선수 김남일, 김보민 아나운서의 남편, 서우 아빠까지 세가지 역할을 하고 있는데 가장 어려운 것은 뭔지. 그리고 다시 태어나도 나랑 결혼할 건가요.(아내 김보민 아나운서·34)

딱히 어려운건 없어. 난 결혼해서 좋다. 결혼 안했다면 지금까지 선수생활도 못했을거 같고. (1초의 망설임도 없이)다시 태어나도 너랑 결혼할거다. 만약에 늦게 대답하면 또 뭐라고 할거 아냐.(웃음)

괌=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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