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오랜만에 활짝 웃고 있다. 지난 해 KBS와 SBS 드라마들이 승승장구하는 사이 MBC는 조기종영만 4번이나 하면서 '드라마 왕국의 몰락'이란 오명까지 썼다. '최고의 사랑' 말고는 손에 꼽을 만한 히트작을 찾기도 어려울 만큼 총체적 난국이었다.
하지만 2012년 들어서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월화극, 수목극, 주말극 모두 MBC가 '대세'다.
첫 포문은 '해를 품은 달'이 열었다. 지난 달 4일 첫 방송에서 18%(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기준)라는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며 2008년 이후 방송된 MBC 수목극 중 최고시청률로 출발했다. 그 이후로 매회 방송될 때마다 자체최고시청률을 갈아치우며 매서운 기세로 달려가고 있다. 2회 시청률은 19.9%로 사실상 시청률 20%를 달성했고, 8회만에 시청률 30%를 넘겼다. 20회 방송의 반환점을 찍은 지난 2일에는 37.1%까지 치솟았고 8일 방송에서도 2일과 똑같은 시청률을 기록,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가히 '해를 품은 달'을 안 보는 사람이 없다고 해도 될 정도다.
월화극도 분위기가 좋다. SBS '천일의 약속'과 KBS2 '브레인' 틈바구니에서 좀처럼 힘을 못 썼던 '빛과 그림자'가 경쟁작들이 물러가자 놀라운 뚝심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배우들의 호연, 탄탄한 이야기가 입소문을 타면서 월화극 정상 자리에 올랐다. 7일 방송에선 자체최고시청률 19.3%를 기록하며 시청률 20% 돌파를 눈앞에 뒀다.
'애정만만세'의 기운을 이어받은 '신들의 만찬'도 4일 첫 방송에서 14.8%라는 높은 시청률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궁중음식의 메카 '아리랑'을 배경으로 두 여성 요리사가 펼치는 경쟁과 꿈을 그린 이 드라마는 '제2의 대장금' '제2의 김탁구'라는 얘기까지 듣고 있다. 아직 두 주인공 성유리와 서현진이 등장하진 않았지만, 아역들의 호연과 전인화, 김보연의 카리스마, 속도감 넘치는 전개로 '대박' 기운을 몰아가고 있다.
일일극 '오늘만 같아라'는 KBS1 '당신뿐이야'에는 못 미치는 10%대 시청률이지만, 지난 해 '폭풍의 연인'과 '남자를 믿었네'가 연달아 조기종영됐던 상황을 고려하면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는 분위기다. 더구나 '당신뿐이야'가 고정적인 시청층이 탄탄한 KBS 일일극답지 않게 20% 초중반대 시청률에 머물고 있어 MBC가 상대적으로 더 돋보이는 상황이다.
이제 마지막으로 대하사극 '무신'이 '드라마 왕국'의 재건에 방점을 찍는 일만 남았다. 11일 첫방송을 앞두고 MBC는 8일에 하이라이트 시사회를 개최하는 등 각별한 신경을 쏟고 있다. MBC 자체제작으로 250억원 제작비를 쏟았다. 이 작품은 고려 무신정권기를 배경으로 노예에서 최고 권력자에 오르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방송시작도 오후 8시 40분으로, 파격 편성의 혜택을 입었다.
MBC의 한 관계자는 "드라마들이 연이어 시청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촬영장에서도 분위기가 좋다"며 "그동안 방송사 자체제작이 거의 없었는데, 이번엔 주말극 두 편 모두 MBC 자체제작일 정도로 내부적으로 투자와 홍보에 큰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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