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2시 30분, 보치아 국가대표팀의 훈련장은 소리없는 열기로 가득찼다. 중증 뇌성마비 선수들이 참가하는 장애인 스포츠인 보치아는 런던올림픽 금메달 전략종목이다. 6개의 공을 표적이 되는 공의 가까운 곳으로 굴리거나 던져 점수를 따는 경기다. 선수들의 눈빛은 진지했다. 침묵 속에 느리지만 묵직하게 공 굴러가는 소리가 반복됐다.
보치아는 장애 정도에 따라 BC1, BC2, BC3 3개 세부종목으로 나뉜다. 장애가 가장 심한 BC3의 경우 손을 쓸 수 없다. 의사표현도 자유롭지 않다. 보조자인 코치가 선수의 지시에 따라 '홈통'을 이용해 공을 굴린다. 선수의 뜻을 '이심전심' 구현해야 하는 코치의 역할과 호흡이 중요하다.
BC3 종목의 정호원(27·속초시장애인체육회)김한수(20·서울장애인체육회) 최예진(21·서울 장애인보치아연맹)은 세계 톱 랭커다.
세계 랭킹 1위 정호원은 1999년 보치아에 입문한 국내 최고참이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지난해 벨페스트 세계보치아월드컵에서도 1위에 오른 '명실상부' 이 종목 세계 1인자다. 권철현 코치와 오랜 호흡을 맞추고 있다. 광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김한수와 벨파스트세계보치아월드컵 은메달리스트인 최예진은 마음 맞는 어머니가 코치로 활약중이다. 모자, 모녀가 함께 런던 금메달을 꿈꾸고 있다. 뇌병변장애 1급인 김한수는 의사소통이 쉽지 않다. 마음 맞는 어머니 윤추자 코치와 사전에 약속된 숫자판을 이용해, 공의 경사와 홈통을 조정한다. "목표는 정호원 최예진 등이 함께 출전하는 BC3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금메달"이란다. "잘생겼다"는 칭찬에 눈부신 소년의 미소를 짓는다.
8일 경기 이천장애인체육종합훈련원 국가대표 휠체어 펜싱 김선미가 훈련을 하고 있다.이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2.02.08/
바로 옆 훈련장에서 '미녀 검객' 김선미(24)와 김태환 대표팀 코치의 실전 훈련이 한창이었다. 꿈 많던 열여섯살, 중학교 3학년때 교통사고로 왼쪽 다리를 잃었다. 한때 스튜어디스를 꿈꿨던 그녀는 재활 중이던 병원에서 운명처럼 펜싱을 만났다. 휠체어펜싱 대표 이유미의 권유로 칼을 잡은 이후 기량은 일취월장했다. 휠체어가 움직이지 않도록 하체를 고정한 채 상체만 움직이는 에페에서 순발력과 판단력은 중요하다. 2년 전 광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 휠체어펜싱 에페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이름을 알렸다. 김선미의 1차 목표는 생애 첫 런던올림픽 출전, 2차 목표는 올림픽 메달이다. 좋아하는 선수를 묻자 수줍게 "남현희 선수"라고 답했다. 닮은꼴 '미녀 검객'이다.
지난 1일 런던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을 앞두고 공식 입촌한 보치아, 수영, 골볼, 휠체어펜싱, 유도 등 12개 종목의 장애인 대표선수단 180여명은 역대 최장기간인 200일 동안 고된 훈련을 이어간다.
8월 29일부터 9월 9일까지 12일간 150개국 7000여 명이 참가하는 런던장애인올림픽에서 종합 13위 수성을 노리고 있다. 목표는 금메달 10개 이상이다.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도 금메달 10개, 은메달 8개, 동메달 13개로 종합 13위를 차지했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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