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공해 축구' 요즘 언론에 많이 나오던데?" "무조건 공격해라는 의미 속에 페어플레이가 담겨 있습니다." "역시 주장이라 다르네." FC서울 구단주 허창수 GS그룹 회장과 주장 하대성의 대화 속에 흐뭇한 미소가 흘렀다.
15년 동안 쉼표는 없었다. 동계전지훈련 캠프를 연 곳에는 어김없이 등장한다. 터키, 한국, 일본 등 어디든 달려간다. 올해는 일본이었다. 허 회장이 2박3일(15~17일)간 FC서울이 동계전지훈련 중인 일본 가고시마 캠프를 방문했다.
국경을 초월해 지구촌 곳곳을 누비는 그룹 총수는 하루 24시간이 모자란다. 지난해 2월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의 수장이 돼 챙길 일이 한 둘이 아니다.
허 회장은 1998년부터 구단주를 맡아 올해로 15년째를 맞았다. 축구 사랑은 한결같다. 동계전지훈련 기간 중 선수단 격려는 매시즌의 새로운 출발이라는 의미에서 한 해도 거르지 않았다.
허 회장은 16일 훈련장을 찾아 격려한 후 선수단과 만찬을 했다. '회장님'의 방문은 활력소였다. 활기와 웃음이 가득했다. 선수단 내부는 물론 팬들과의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한 허 회장은 "남은 전지 훈련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한 준비로 올시즌 다시 한번 K-리그 정상에 오르기를 기대한다. 최용수 감독을 중심으로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정정당당한 페어 플레이를 펼쳐 팬들에게 기쁨과 감동을 전할 수 있는 FC서울만의 축구를 보여주기 바란다"며 선전을 당부했다. 허 회장은 시즌 중에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지는 홈경기를 종종 찾아 선수들을 격려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다. 총수의 각별한 관심에 서울은 K-리그 롤모델로 성장했다. 2년 전 10년 만의 K-리그 정상 탈환에 이어 흥행에서도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프로스포츠 사상 한 경기 최다관중(6만747명), 첫 평균관중 3만명 돌파, 한 시즌 K-리그 최다관중 신기록(54만명)을 작성했다. K-리그 최다 관중 순위 톱 10을 독식하고 있다. 8자리(1~7위, 10위)가 서울이 연출한 작품이다. 허 회장은 박주영 이청용 기성용 등 간판 스타들의 해외진출도 과감하게 지원, '통큰 구단주'라는 명성도 얻고 있다.
그룹 오너의 관심은 축구 발전과 직결된다. 2009년에 이어 지난해 K-리그 정상을 차지한 전북 현대의 모기업은 현대자동차다. 현대자동차는 축구 글로벌 마케팅의 큰 손이다. FIFA(국제축구연맹)도 후원하고 있다. 구단주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의 장남 정의선 부회장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현지에서 관전하면서 '축구 비즈니스'에 새로운 눈을 떴다.
전북이 달라졌다. 올여름 완공되는 클럽하우스는 정 부회장이 연출한 작품이다. 축구에 관심을 가진 후 클럽하우스의 예산이 100억원에서 180억여원으로 껑충 뛰었다. 맨유 캐링턴훈련장과 같은 하프돔 구장이 들어선다. 비와 눈이 내려도 훈련할 수 있는 전천후 시설이다. 지난해 우승 축하 만찬에서 선수단을 격려한 정 부회장은 전북의 히트상품인 '닥공(닥치고 공격)'에도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의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도 1년에 1~2차례 수원 삼성의 경기장을 찾는다. 해외 출장 중에는 녹화된 경기 장면을 찾아본다고 한다. 부산 아이파크 구단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프로축구연맹 총재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영국 유학파인 그의 열정은 상상을 초월한다. 해박한 축구 이론도 겸비하고 있다.
울산 현대(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의 축구 사랑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다. 그는 지난해 울산과 전북의 챔피언결정 1차전을 현장에서 관전했다.
프로야구단만 보유한 두산 박용만 회장, LG 구본무 회장, 한화 김승연 회장은 '야구광'으로 유명하다. SK 최태원 회장은 축구(제주), 야구(SK)단을 운영하지만 협회장을 맡고 있는 핸드볼 육성에 진한 애정을 보이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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