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잘 모르겠어요. 리그 시작해봐야 알겠죠."
유상철 대전 감독은 K-리그 감독으로 맞은 첫번째 동계훈련의 점수를 말하지 못했다. 초보감독으로 느꼈던 부족한 점과 어려웠던 점이 있었단다. 100% 만족을 다 할 수 없는 전지훈련이었지만, 눈에 띄는 성과도 있었다고 했다. 유 감독의 목소리에 묘한 자신감이 느껴졌다.
대전은 멕시코를 거쳐 제주도까지 한달하고 3주간의 전지훈련을 마무리했다. 이제 대전에서 마무리 훈련을 하며 시즌을 맞이한다. 멕시코에서 체력훈련, 제주도에서 실전훈련을 중점에 뒀다면 대전에서는 전술적으로 미흡한 부분을 다시 한번 점검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유 감독은 "구상했던 것을 다 해보지는 못했다. 막상 현실에 닥쳐보니 변수가 너무 많더라. 그래도 제주도에서 함께 경기한 감독들이 '많이 좋아졌다'는 얘기를 해주니까 보람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 감독이 느낀 변수는 부상과 열악한 구단 현실 등이었다. 팀의 주축으로 생각했던 황진산 김형범 등이 부상으로 쓰러졌다. 이들의 부재를 틈 타 고대우 같은 백업자원이 성장한 것은 위안이지만, 아무래도 부상으로 발을 맞출 시간이 줄어든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기업보다 열악한 시민구단의 현실도 유 감독의 구상과는 다른 부분이었다. 용병 등을 선택하는데 있어 눈높이를 맞출 필요가 있었다.
유 감독은 변명하지 않겠다고 했다. 어차피 시즌이 시작되면 다 같은 입장이다. 더욱이 올해는 스플릿시스템을 도입해 강등되는 두 팀이 생긴다. 유 감독은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고 대전을 택했다. 공격은 어느정도 완성한만큼, 수비 조직력만 잘 끌어올리면 무시못할 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오히려 유 감독이 걱정하는 것은 당장의 성적이 아니었다.
그는 "가장 스트레스받는 것은 사실 '내 색깔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이다. 동계훈련을 했다고는 하지만 내가 추구하는 색깔을 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다들 나만의 색깔을 내기를 바라는데 아직 어렵다. 가장 경계하는 것은 이도 저도 아닌 색이 나올까봐 걱정된다"고 했다.
그렇다면 유 감독이 바라는 색깔은 무엇일까. 점유율을 높인 화끈한 공격축구다. 어차피 잃을게 없는 만큼 유 감독은 자신감 넘치는 공격축구로 많은 대전 팬들을 모으고 싶다는 포부를 나타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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