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 23분 그의 머리에서 두 번째 골이 터지자 그제서야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미완의 대기'에서 '희망'으로 떠올랐다. 김현성(23·서울), 그는 홍명보호의 '언성 히어로(Unsung Hero·이름없는 영웅)'였다.
출발은 미약했다. 홍명보호는 지난해 9월 2012년 런던올림픽 최종예선에서 첫 발을 뗐다. 그의 이름은 희미했다. 오만과의 1차전(2대0 승)에 승선했지만 경쟁에서 밀렸다. 후반 39분 교체투입된 것이 전부였다. 10월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5대1 승) 때는 아예 최종명단에서 빠졌다.
11월 카타르와의 2차전(1대1 무)부터 새롭게 조명받았다. 원톱으로 선발 출격했고, 동점골을 터트리며 '홍심'을 흔들었다. 거칠 것이 없었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3, 4차전에서도 원톱 자리를 수성했다. 고공행진은 계속됐다. 11월 27일 안방에서 맞닥뜨린 사우디전(1대0 승)에서는 페널티킥을 이끌어냈다. 5일 사우디 원정(1대1 무)에서는 후반 종료 직전 동점골을 어시스트하며 한국 축구를 수렁에서 건져냈다.
22일 오만과의 5차전(3대0 승)은 화룡점정이었다. 높이(1m86)를 앞세워 남태희의 선제 결승골을 위한 주춧돌을 놓은 그는 후반 헤딩으로 추가골을 작렬시키며 오만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7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이끈 주역 중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
숨었던 진주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 2008년 신인 드래프트 우선지명 선수로 FC서울에 발을 들였지만 프로의 세계는 냉혹했다. 설 자리는 없었다. 선수층이 두터운 서울에서의 경쟁은 더 버거웠다.
탈출 밖에 대안이 없었다. 서울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다 대구로 말을 갈아 탄 이영진 전 감독이 러브콜을 보냈다. 춥고 배고픈 시민구단으로 무상 임대됐다. 변곡점이었다. 이 감독 밑에서 2년간 조련을 거친 그는 지난해 새로운 선수가 됐다. 대구에서 주전자리를 꿰차며 29경기에서 7골을 터트렸다.
김현성은 미래가 더 기대된다. 올시즌 서울로 복귀했다. 데얀의 투톱 파트너로 낙점받아 새로운 날개를 달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무대를 밟기 위해서는 바늘 구멍을 뚫어야 한다. 현재의 페이스를 유지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김현성은 체격조건에서 수비수들에게 밀리지 않았다. 지난달 노르웨이, 덴마크 등을 상대한 킹스컵에서도 통했다. 그는 주연보다는 조연을 지향한다. 활발한 움직임으로 찬스를 만들어내며 윤활유 역할을 한다.
홍 감독의 눈길이 그윽하다. 김현성의 한국 축구 정복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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