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황정민은 지난해 2005년 영화 '너는 내 운명'으로 청룡영화상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뒤 "잘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얹었을 뿐"이라는 겸손한 수상 소감으로 화제를 모았다. 영화 제작 스태프들이 차려준 밥상에 그는 맛있게 연기를 했을 뿐이라는 의미였다.
25일 전주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친선경기. 이동국(전북)이 잘 차려진 밥상을 맛있게 떠 먹었다. 선제골을 비롯해 전반에만 두 골을 넣으며 '스승' 최강희 대표팀 감독의 A매치 데뷔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한국은 4대2로 승리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이날 경기는 이동국을 위한 매치였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모든 무대가 그를 위해 준비된 듯 했다. 마치 그가 A대표팀에서 얻은 마음의 상처를 모두 치유할 수 있도록 잘 짜여진 드라마 각본같았다.
이동국의 선발 출전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2009년 좌절에 빠져있던 이동국을 전북으로 불러 K-리그 MVP로 탈바꿈시킨 최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에 앉았다. 최 감독은 A매치 데뷔전에 '애제자' 이동국을 가장 먼저 찾았다. 이동국의 대표팀 복귀전도 안방인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지난해 도움왕을 차지하며 2011년 K-리그 MVP를 차지한 그를 전북 팬들은 박수로 환영했다. 조광래 전 대표팀 감독 시절 A대표팀에만 가면 기를 펴지 못했던 그가 다시 어깨를 활짝 펼 환경이 만들어졌다. 밥상이 차려졌다. 이동국은 맛있게 먹었다. 전북 팬들은 그에게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경기 후 만난 이동국은 "최강희 감독님의 A매치 데뷔전에서 골을 넣어 기분이 좋다. 새로 대표팀이 만들어진 후 가진 첫 경기였는데 편했다. 이겨서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의 비상을 이끈 원동력으로 '편안함'을 꼽았다. "홈(전주)에서 대표팀 경기를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팀에서 하는 경기라는 생각으로 나섰다. 분위기가 익숙해 편했다."
자신에게 충분한 기회를 보장한 최 감독, 익숙한 그라운드, 그에게 무한 신뢰를 보여주는 팬들. 마치 대표팀이 아닌 소속팀 전북의 경기를 치르고 있다는 느낌이었단다.
새로 출항한 최강희호에 대해서도 엄지를 치켜 세웠다. 원톱 공격수 이동국은 전반에 한상운(성남) 이근호(울산)과 삼각 편대 공격진을 형성했다. 위 아래와 좌우로 수시로 위치를 바꿔가며 우즈베키스탄의 수비진을 유린했다. 첫 호흡 치고는 만족스러운 듯 했다. 이동국은 "이미 K-리그에서 검증된 선수들과 호흡을 맞췄다. 며칠 훈련하며 빠르게 팀이 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첫 경기였지만 편했다"고 덧붙였다.
이제 그의 시선은 한국 축구의 명운이 걸린 쿠웨이트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최종전(29일 오후 9시·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향해 있다. 새로운 환경이다. 최 감독이 벤치에 앉아 있는 것만 똑같을 뿐이다. '편안함'으로 화려한 복귀를 신고한 이동국이 확실하게 눈도장을 박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그는 직접 맛있는 밥상을 차릴 생각이다. "쿠웨이트전에서 첫 찬스를 살리면 상대가 급하게 나온다. 첫 찬스를 꼭 골로 만들 수 있도록 집중할 것이다." 이동국의 화려한 비상이 다시 시작됐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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