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전북), 올시즌 또 다른 시험대에 오른다. 최강희 감독과의 이별, 분명 변수다.
신임 이흥실 감독의 축구가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최 감독 밑에서 수석코치로 '닥공' 축구를 전수받았다. 이동국의 활용법도 큰 차이는 없을 듯 하다.
하지만 분명 이 감독은 최 감독이 아니다. 모든 게 같을 수는 없다. 이동국은 조그만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조그만 차이에 경기력이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기회일까, 시험대일까. 이동국, 그가 궁금하다.
이동국은?
이동국은 영국무대에서 실패를 겪었다. 2008년 성남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또 안됐다. 13경기서 2골 2도움에 그쳤다. 당시 성남에는 두두 모따 등 뛰어난 공격수가 많았다. 이동국이 중심이 될 수 없었다.
2009년, 드디어 최 감독을 만났다. 전북으로 이적했다. 최 감독은 그 때 "국내 최고의 공격수"라고 치켜세웠다. 말 뿐이 아니었다. 모든 전술을 이동국 위주로 운영했다. 무한신뢰였다.
그 해 22골로 득점왕와 MVP를 거머쥐었다. 작년에는 도움왕(15도움)과 MVP에 올랐다. 둘은 환상궁합이었다.
이동국이 달라진 이유, 간단하다. 중심이냐, 아니냐의 차이다. 이동국은 사실 스스로 만드는 스타일이 아니다. 차려진 밥상을 누구보다 잘 받아먹는 골게터다. 위치선정, 골결정력이 뛰어나다. 작년시즌에 에닝요 루이스 등이 그런 이동국을 도왔다. 공격루트가 집중됐다.
여기에 도움 능력도 뛰어나다. 수비수들이 자신에게 몰릴 때 찬스를 만들어주는 패싱력이 좋다. 중심이 되면, 100%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아니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지난달 29일 쿠웨이트와의 평가전이 전형적인 예다. 박주영과 함께하자 답답했다. 결승골을 넣었지만, 다시 한번 느낀 한계였다. 최전방 공격수로 공간을 만들지 못했고, 슈팅 타이밍도 늦었다. 단 하나의 중심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박주영과의 호흡은 큰 부담이 됐다.
이흥실 감독은?
신임 이 감독은 첫 프로 지휘봉을 잡았다. 아직 보여준 색깔이 없다.
하지만 큰 밑그림은 '닥공'이다. 각종 인터뷰를 통해서 "전북은 3년간 닥공을 추구했다. 한번에 바꾸면 부작용이 생긴다"는 생각을 밝혀왔다. 하지만 '닥공 시즌2'라는 단어를 언급했다. 색깔은 조금씩 달라질 것이란 의미다.
일단 시즌 초반에는 최 감독의 색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동국의 활용법도 똑같을 것이다. 초반 성적이 좋으면 최상이다. 이 그림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안 풀리면 복잡해진다. 어떤 식으로든 이 감독이 손을 델 수 밖에 없다. 이 때 이동국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가 변수다. 최 감독같은 무한신뢰를 보낼지, 다른 방안을 모색할지가 관건이다.
만약, 다른 색깔을 내려한다면? 이동국은 큰 시험대에 오를 수 밖에 없다.
더 큰 이동국?
그렇다면 이동국의 올시즌은 어떻게 될까. 지금의 상황에서 판단해보자. 결론적으로 더 클 가능성이 좀 더 많다.
무엇보다 올시즌 전북의 미드필드진을 봐야 한다. 김정우가 합류했다. 기존의 에닝요 루이스에 김정우라면 리그 최고의 도우미들이다. 이동국의 공격루트가 더 다양화될 수 있다.
여기에 자신감이 붙었다. 최 감독의 대표팀에서 3골을 넣었다. 대표팀 소집을 앞두고 "대표팀 경기에서 골이 터진다면 리그를 더 잘 치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던 이동국이다. 그 말이 아니더라도, 대표팀에서의 골경험은 큰 힘이 된다. 결국 전력보강과 자신감이란 더 나은 환경속에서 리그를 맞는다.
이동국은 프로통산 최다골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재 115골이다. 우성용(인천 2군 코치)의 116골에 한골 뒤져있다. 두골만 넣으면 된다. 이에 대해 이동국은 "개막전에서 최다골 기록을 넘어서고 싶다"고 했다. 또 "최 감독님이 나가셨지만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왔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했다.
개막전, 이동국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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