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종의 '황선홍 포비아(공포증)'였다.
6일 저녁 일본 오사카 엑스포 70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2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포항과 맞붙는 감바 오사카는 황선홍 포항 감독을 무서워했다. 경기 하루 전 엑스포 70스타디움에서 열린 포항의 기자회견에서 일본 취재진과 감바 오사카의 관심은 온통 '황선홍' 뿐이었다.
질문이 빗발쳤다. 일본 언론 특유의 비아냥이나 까내리기는 없었다. '영웅의 귀환'이라는 대전제를 깔고 있었다. 황 감독의 경력 때문이었다. 현역 선수 시절 황 감독은 아시아 최고의 스트라이커였다. 1998년과 1999년 감바 오사카의 지역 라이벌 세레소 오사카에서 뛰었다. 1999년 황 감독은 리그 25경기에서 24골을 넣으며 득점왕을 차지했다. 감바 오사카와의 더비 경기에서도 결승골을 넣는 등 강한 모습을 보였다. 이후 가시와 레이솔에서 뛸 때도 감바 오사카에게만은 강했다. 감바 오사카가 공포심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공포감이 지나쳤던 탓이었는지 감바 오사카는 꼼수도 부렸다. 감바 오사카는 브라질 출신인 조제 카를로스 세라오 감독이 이끌고 있다. 하지만 실제 감독은 로베스 와그너 수석코치다. 올 시즌을 앞두고 감바 오사카는 로페스 감독을 데려왔다. 로페스 감독은 S급 지도자 자격증이 없었다. 일본축구협회 규정상 S급 지도자 자격증이 없으면 감독 자리에 앉을 수 없다. 감바 오사카는 이 때문에 수석 코치인 세라오를 감독으로 올리고 로페스를 수석 코치로 보직 이동 조치했다. 물론 모든 권한은 로페스 코치가 가지고 있는 상태다.
문제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지도자 자격증이 없으면 코치라 하더라도 벤치에 앉지 못하게 한다. 로페스 코치가 관중석에 있어야하는 처지가 되자 감바 오사카는 무전기 사용을 검토했다. 하지만 5일 팀 매니저 회의에서 AFC가 감바 오사카의 무전기 사용을 금지하면서 물거품이 됐다. 모두가 올 시즌 첫 경기, 그것도 황선홍을 상대하는 것에서 오는 부감감 때문이었다.
황 감독도 이런 분위기를 잘 아는지 자신감을 드러냈다. 황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선수 시절 때 감바 오사카를 상대로 골도 많이 넣었다. 진적이 별로 없다. 무승부는 생각하지 않는다. 승리를 거두고 가겠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오사카(일본)=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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