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얀(31)은 시한폭탄이었다. 터트려야 할 문제가 터졌다.
최용수 감독(41)은 승부수를 일찍 꺼내들었다. 그는 4일 대구와의 개막전(1대1 무)에서 전반 22분 데얀을 교체시켰다. 경기 직후 데얀의 태업에 분노했다.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고 직감한 듯했다. "본인과 구단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긴 하지만 대화하면서 서로 약속을 했다. 신뢰를 망각했다."
최 감독으로선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대행 꼬리표를 떼고 정식 감독으로는 대구전이 데뷔전이었다. 첫 경기부터 선수에게 끌려가는 인상을 줄 경우 후유증은 상상을 초월한다. 앞으로도 영이 서지 않을 수 있다. 리더십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칼을 들었다. "교체는 나의 절대적인 권한"이라고 힘주어 말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데얀은 일단 꼬리를 내렸다. 문제가 불거지자 최 감독에게 "결코 태업은 아니었다. A매치 출전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고 해명했다. 몬테네그로대표팀에 차출된 그는 1일 아이슬란드와의 친선경기(2대1 몬테네스로 승)에 선발 출전해 64분을 소화했다. 데얀은 대구와의 개막전 사흘 전인 2일 귀국했다.
데얀은 갈 곳이 없다. 중국 광저우 부리가 거액으로 유혹했지만 겨울이적시장은 문을 닫았다. 광저우는 이적료 500만달러(약 56억원)와 서울에서 받은 연봉의 두 배가 넘는 180만달러(약 20억원)를 제시했다. 데얀은 이적을 희망했다. 구단은 우승 탈환을 위해서는 데얀은 꼭 필요한 선수라고 판단했다. 칼자루는 구단이 쥐고 있었다. 데얀과 서울의 계약기간은 2014년까지다.
결국 돈이 상처를 야기했다. 최 감독과 데얀의 문제가 아닌 구단과 데얀의 문제다. 구단은 시즌 첫 발걸음에서 터진 악재에 곤혹스러워하지만 최 감독의 기자회견은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이제 데얀을 품에 안아야 할 차례다. 데얀이 태업을 시인하든, 안하든 생각이 허공에 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프로선수로서 본분을 잃는 순간 어디에도 설자리는 없다. 데얀에게 따끔하게 질책해야 한다. 데얀도 주변의 '사탕발림'에 귀를 닫아야 한다.
데얀이 반성하고 돌아선다면 더 이상 문제될 것은 없다. 반대의 경우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 데얀의 자존심을 살려주는 방안도 동시에 강구해야 한다. 서울은 원칙을 중시하는 구단이다. 지난해 재계약 과정에서 연봉도 인상했다. 데얀은 10억원에 가까운 연봉을 받고 있다. 그러나 때로는 운영의 묘도 필요하다. 당근책이 필요할 수 있다. '우승 옵션' 등 탈출구를 제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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