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리베로 여오현(34)은 7일 2011~2012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이후 스스로 '행복한 사나이'라고 말했다. 인생의 전환점은 두 번 찾아왔다. 첫 번째는 홍익대 2학년 때까지 레프트 공격수로 활약하던 그가 리베로(수비전문선수)제도 도입으로 포지션을 바꾼 것이었다. 두 번째는 2000년 신인 드래프트 때였다. 여오현은 1라운드 선발 자원일 만큼 당시에도 최고의 리베로로 뽑혔다. 그러나 계속해서 순위가 밀리더니 결국 3라운드 1순위 지명권을 가진 삼성화재의 부름을 받았다. 삼성화재는 최부식(대한항공)과 고민 끝에 여오현을 택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당연히 1라운드에 선발될 것이라고 확신했던 여오현은 실망했다. 드래프트가 끝난 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과 점심식사를 하러간 자리에서도 굳은 표정에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12년이 지난 현재 여오현은 당시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은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드래프트 당시 어렸기 때문에 실망감이 든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삼성화재에 뽑힌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삼성화재 입단 이후 승승장구 했다. 2001~2004년까지 슈퍼리그 4연패를 비롯해 2005년 프로태동 이후 V-리그 4회 우승을 거머쥐었다. 올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을 차지할 경우 통산 9회 우승을 거머쥐게 된다. 수비상도 다섯 차례나 수상했다.
덕분에 태극마크도 10년 넘게 달고 있다. 2002년에는 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일궜다. 이후 아시아챌린지컵, 아시아선수권, 월드컵, 월드리그 등 수많은 국제대회에 출전해 한국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도 최고의 리베로로 평가받고 있다.
배구선수로서 모든 것을 다 이룬 듯 하다. 그러나 여오현에게도 아직 풀지 못한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올림픽 출전이다. 한국 남자배구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연속으로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2004년에는 이 호 현 현대건설 코치의 벽에 막혀 뛰지 못했지만, 2008년에는 자신이 뛰었음에도 올림픽 티켓을 따내지 못했다. 그의 배구 인생에서 2%가 부족한 부분이다. 여오현은 "올해 열릴 런던올림픽에는 정말 나가고 싶다. 누가 리베로로 뽑힐 지 모르겠지만…(웃음) 나가게 된다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올림픽 출전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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