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미드필더 이현승(24)에게 2012시즌 K-리그는 '특별함'의 연속이다.
2006년 K-리그에 데뷔한 이후 어느덧 7년차가 됐지만 개막전에 뛴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개막전에 나선다는 '설렘'이 있었지만 '부담감' 때문에 내용은 좋지 않았다. 잦은 패스 미스로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두 번째 경기는 더 특별하다. 친정팀 서울을 상대한다. 지난해 전남으로 임대됐지만 임대신분이라 서울전에 나서지 못했다. 지난해 활약을 바탕으로 완적이적에 성공, 서울을 상대로 첫 선을 보이게 됐다. 몸 담았던 친정팀을 향한 출사표도 던졌다.
"지난해는 임대 신분이라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뛰고 싶은 마음이었다. 올해는 마음껏 뛸 수 있으니 다른 경기보다 더 집중력을 가지고 준비하고 있다. 절대 지고 싶지 않다. 서울 홈 개막전이니 많은 관중이 올것이다. 기대가 많이 된다."
그에게 서울은 생애 첫 시련을 겪은 팀이다. 수원공고에서 '제2의 박지성'으로 주목받으며 2006년 입단한 전북. 17세에 최강희 당시 전북 현대 감독의 눈에 들어 일찌감치 프로의 길을 걸었고 이후 최연소 골, 최연소 도움 해트트릭 등 각종 기록을 잇달아 갈아치우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서울로 이적한 2010년 그는 단 3경기 출전에 그쳤다. 용병들과 선배들에 가려 기회를 잡지 못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그는 서울에서 기회를 잡지 못한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내가 서울에 있을 때 겉돌았다. 서울팀으로 이적하니 들떴는지 많이 놀았다. 살도 찌도 몸 상태도 안 좋아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운동에 열중했더라면 분명 기회를 잡을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은 접었다. 지난해 전남으로 임대돼 4골 2도움의 맹활약을 펼쳤다. 정해성 전남 감독도 2011시즌을 마치고 가장 먼저 이현승의 완전 이적을 추진했을 정도로 그를 팀의 중심으로 만들었다. 올시즌 내세운 '강심장' 축구도 이현승의 센스있는 패스를 기반으로 한다.
서울전에도 그는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누구보다 서울 선수들을 잘 알고 있어 동료들에게 서울의 장단점을 얘기해주기도 한단다. 목표는 골이다. 꼭 골을 넣고 싶은 이유도 있다.
"서울에 있을때 고요한이랑 많이 친했다. 마침 경기날(3월 10일)이 요한이 생일인데 친구로서 골을 선물해주고 싶다."
동갑내기 친구이지만 상대팀인 고요한에게 최악의 선물이 될 것 같다는 기자의 생각을 전했다. 간단한 답이 돌아왔다. "선물 주면 받는 사람은 그냥 고맙게 받아야 한다."
10일, K-리그 2라운드 서울-전남전이 열리는 서울월드컵 경기장. '생일 선물을 주고자 하는' 이현승과 '친구의 선물을 막으려는'고요한의 중원 싸움도 볼만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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