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는 2012년 런던올림픽 아시아최종예선 기간 동안 최강팀이었다. 약간의 어려움이 있기는 했지만 최종예선이 다 끝나기 전에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본선에서는 입장이 바뀐다. 도전자다. 선수들의 개인 능력이나 경험 면에서 유럽과 남미, 아프리카 등에 비해 열세다. 홍 감독의 노림수는 단 하나다. 바로 '한 사람의 몸처럼 움직이는 팀'을 만드는 것이다.
시간이 문제다. 본선 첫 경기가 열리는 7월26일까지 4개월이 남아있다. 하지만 실제로 홍 감독이 쓸 수 있는 시간은 3주 남짓이다. 대한축구협회의 대표팀 차출 규정에 따르면 홍 감독은 올림픽 본선 첫 경기 한달전인 6월 말 선수들을 소집할 수 있다. 완전한 소집은 아니다. 15일 전까지는 소속팀의 경기가 있을 때마다 내주어야 한다. 경기 당일을 포함해 전후 하루씩, 3일간은 제대로된 훈련이 힘들다. 소집 기간 중 소속팀 경기는 최소 3차례다. 즉 많게는 9일이나 훈련을 할 수 없다. 공식 소집 이전에 친선 경기를 잡을 수도 있지만 K-리그 일정을 빼기가 쉽지 않다.
시간 부족을 메울 수 있는 것이 있다. 사람의 몸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사람의 몸을 원할하게 움직이게 하는 것은 바로 '물'이다. 홍명보호도 마찬가지다. 2개의 H와 1개의 O, 즉 'H2O(물)'가 필요하다.
첫번째 H는 힐링(Healing·치유)이다. 홍명보호는 2009년 이집트 청소년 월드컵(20세 이하)과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등을 거쳐왔다. 홍명보호에 승선한 선수는 50여명이다. 이 가운데 올림픽 본선에 나설 수 있는 선수는 단 18명에 불과하다. 과반수 이상이 런던에 갈 수 없다. 탈락 선수들에게는 아쉬움이, 승선 선수들에게는 미안함이 마음 한켠에 남을 수 밖에 없다. 홍 감독은 탈락 선수들과 승선 선수들의 마음을 모두 어루만져주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선수들의 마음을 잘 '힐링'한 홍 감독에게 주어진 다음 과제는 남은 선수들이 하모니(Harmony·조화)를 이루게 하는 것이다. 올림픽 최종 엔트리는 K-리그파와 J-리그파, 유럽파로 구성된다. 저마다 생각과 뛰는 환경, 경험 등이 다르다. 홍 감독은 이들을 하나로 묶어야 한다. 목적이 필요하다. 꼭 올림픽 메달이 될 필요는 없다. 올림픽 메달은 오히려 선수들의 마음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도전자의 입장인만큼 '세계와 맞부딪혀서 후회를 남기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하모니까지 이루었다면 마지막 과제가 하나 남았다. 바로 조직력(Organization) 배양이다. 홍명보호는 이제까지 볼점유율을 극대화하고 안정적인 경기를 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이 전술 방향을 올림픽에서도 조직력이 좋아야 한다. 동시에 패턴 플레이와 세트피스 등 실전에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는 부분 전술을 갈고 닦아야 한다.
힐링과 하모니 그리고 조직력으로 이어지는 'H2O'만 갖춘다면 홍명보호에게 런던은 약속의 땅이자 영광의 땅이 될 것이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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