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가 너무 케빈을 의식하고 있다."
유상철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대전은 두 경기에서 한골도 넣지 못했다. 전남과 함께 유이한 무득점 팀이다. 주공격수 케빈 오리스가 상대의 집중 수비에 막혀있는게 원인이다.
11일 전북전에서도 전북수비수들은 케빈 막기에 전념하는 모습이었다. 이렇다할 보조 공격수가 없는 대전의 사정상 골 넣어줄 선수는 케빈 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유 감독은 경기 후 "케빈을 도와줄 선수가 없었다. 혼자서 고군분투했지만 버거워하는 인상이었다"고 아쉬워했다.
K-리그 최초의 벨기에 용병 케빈은 동계훈련 기간 타 팀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넘치는 파워와 강력한 슈팅, 타점 높은 헤딩으로 연습경기에서 많은 골을 넣었다. 그럴수록 대전에서 케빈이 차지하는 비중은 커졌다. 각 팀들의 사이에 '대전에 괜찮은 용병이 들어왔다더라'하는 소문이 퍼지며 경계대상 1호로 자리매김했다. 유 감독은 "상대가 케빈만 잡으면 된다는 생각을 하는지, 너무 집중 마크를 하고 있다. 이럴줄 알았으면 연습경기때 숨길 걸 그랬다"고 했다.
유 감독은 일단 케빈에 모아진 수비를 분산시킬 방법에 대해 강구 중이다. 케빈을 도와줄 브라질 용병 레오는 적응에 어려워하고 있고, 새로 영입한 국가대표 출신 김형범 남궁도는 아직 100% 컨디션이 아니다. 유 감독은 차라리 역을 노리기로 했다. 케빈에게 수비가 쏠릴때 욕심 부리지 말고 찬스메이킹에 주력하게 할 생각이다. 유 감독은 "케빈에 볼이 오면 2~3명이 둘러싼다. 당연히 반대편에 수비숫자가 줄어든다. 케빈이 패싱력도 괜찮은만큼 욕심을 버리고 동료들을 충분히 활용하라고 주문하고 있다"고 했다. 한경인 지경득 정경호 김동희 등 측면 자원들의 컨디션도 좋아지고 있다는 점도 유 감독의 계획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이유다.
대전은 전북전에서 수비진이 충분히 빅클럽의 공격력을 막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서울전에서 빅클럽의 수비력을 상대로 공격진이 얼마나 통할지 확인해 보겠다는 각오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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