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제조기.' 박지성(31·맨유)의 또 다른 이름이다.
그는 2002년 네덜란드 명문 PSV에인트호벤 시절부터 네 번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정규리그 2회, FA컵 1회, 네덜란드 슈퍼컵 1회다. 2005년 7월 입단한 맨유에선 더 많은 우승을 맛봤다. 정규리그 4회, 유럽챔피언스리그 1회, 커뮤니티실드 2회, 리그컵 3회, 클럽월드컵 1회 등 총 11차례 우승 환희를 만끽했다.
다 이룬 것처럼 보이지만, 11년간의 유럽 축구인생에서 아직 정복하지 못한 우승컵이 남아있다. 바로 잉글랜드 FA컵과 유로파리그다. 2006~2007시즌 결승에서 첼시에게 0대1로 패해 우승을 날린 FA컵도 그렇겠지만, 아쉬움은 유로파리그가 더 크게 느껴진다.
박지성에게 유로파리그란 '설욕의 장'이다. 유럽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탈락의 아픔을 씻어내야 하는 무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박지성-유로파리그의 궁합은 잘 안맞는 듯하다. 박지성은 16일(이하 한국시각) 아틀레틱 빌바오(스페인)와의 유로파리그 32강 원정 2차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팀의 1대2 패배를 막아내지 못했다. 안방에서 열렸던 1차전에서도 2대3으로 패했던 맨유는 두 골차 이상의 승리가 절실했다. 그러나 빌바오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8강 진출에 실패했다. '기록의 사나이' 박지성은 불명예 기록도 떠안게 됐다. 올시즌 유로파리그에 출전한 3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악몽은 8년 전에도 꿨다. 에인트호벤 소속이던 박지성은 2003~2004시즌 유로파리그 전신인 유럽축구연맹(UEFA)컵에서 8강에 만족해야 했다. 당시 장기 슬럼프를 겪고 있던 박지성은 유로파리그를 통해 부활을 노래했다. 특히 뉴캐슬과의 8강 1차전에선 '멀티 플레이어' 역할을 톡톡히 했다. 2차전에선 0-1로 뒤진 후반 7분 동점 페널티킥을 유도하는 등 맹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결국 아쉽게 4강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이제 박지성은 더이상 유로파리그 우승의 꿈을 꾸지 못할 지도 모르겠다. 맨유는 매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직행할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 조별예선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유로파리그에 합류하게 된다. 2013년 여름까지 맨유와 계약이 되어 있는 박지성에게 이번 시즌 유로파리그는 유럽챔피언스리그 탈락의 한을 풀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던 셈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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