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팀 우타자들이 잘 하고 있다."
김기태 감독은 지난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시범경기서 국내무대 첫 승을 거뒀다. 비록 정규시즌은 아니었지만, 막강한 삼성 마운드를 상대로 7점이나 뽑아내는 응집력을 보이며 잠실벌을 메운 1만8000여명의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김 감독은 전날 경기서도 야구장을 찾은 1만8000여명의 팬들을 위해 패색이 짙음에도 새 마무리투수 리즈를 처음 등판시켰다. 비록 한타자였지만, 이승엽과의 빅매치를 성사시키는 등 팬서비스까지 고려하는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18일 경기서는 승부처에서 작전을 내는 등 감독으로서 본 모습을 서서히 드러내기 시작했다.
실험적인 라인업도 그 일환이었다. 이날 LG는 박용택-'작은' 이병규(배번7)-이진영으로 구성된 1,2,3번을 제외하곤 전부 우타자를 기용했다. 이미 4번타자로 정성훈을 기용하기로 공언한 터. 왼손타자가 주전경쟁에서 앞서있는 포지션 역시 과감히 바꿨다. 시범경기이었기에 가능했던 라인업이지만, 김 감독은 처음으로 오른손타자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바로 '대안 찾기'였다.
유격수로는 우투좌타인 오지환 대신 김태완이 나섰다. 김태완은 프로에 온 뒤 주로 3루수와 2루수로 뛰어왔다. 유격수 수비가 불가능한 건 아니었지만, 다소 의외의 선택이었다. 작은 체구(1m74/81㎏)에도 장타력은 갖춘 김태완은 몸만 건강하다면 타선에서 언제든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우타자다. 김태완은 7회 1사 1,3루서 1타점 적시타를 날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대량득점의 시작점이었다.
부동의 톱타자로 여겨졌던 이대형은 이날 스타팅라인업에서 빠졌다. 박용택이 대신 1번타자로 나섰고, 이대형 대신 윤정우가 중견수로 나섰다. 윤정우는 지난해 사상 처음 열린 2차드래프트서 2라운드에 지명한 2011신인 외야수. 지난해 KIA에선 주로 대주자로 29경기에 나섰다. 윤정우의 장점은 빠른 발이다. 지난 1월 실시한 체력테스트 단거리달리기에서 이대형을 제치고 가장 빠른 선수로 등극했을 정도. 역시 오른손타자기에 활용도가 높다고 판단돼 오키나와캠프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날은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사구로 출루해 1득점을 해냈다.
베테랑들의 분전도 돋보였다. 역시 2차드래프트서 영입한 최동수와 김일경이 그 주인공. 최동수는 5번-1루수로 나서 정성훈의 뒤를 받치며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9번-2루수로 나선 김일경은 6회 결정적인 희생번트로 결승점을 도왔다.
김 감독은 이날 7회 대량득점에 의미를 뒀다. 4번 정성훈부터 시작해 대타 유강남까지 무려 7명의 우타자가 5득점을 합작해내며 김 감독을 미소짓게 했다.
좌타 일색의 라인업에서 타파하고자 하는 김 감독의 노력, '경쟁세력 만들기'는 이제 시작이다. 김 감독의 '오른손' 대안 육성이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LG는 왼손투수에 약한 팀이라는 오명도 벗을 수 있을 것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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