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시범경기 및 정규시즌 초반 행보에 큰 변수가 생겼다. 새로 교체한 그라운드의 흙이 말썽이다.
롯데가 홈구장으로 쓰고 있는 사직구장은 지난해 석면 흙 검출로 논란을 일으켰다. 구장 관리를 맡고 있는 부산광역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는 지난해 12월 22일 공사를 시작, 약 1달간 공사를 진행한 끝에 내야와 홈플레이트 부근, 덕아웃 앞과 외야 러닝트랙의 흙을 모두 교체했다. 석면이 검출된 사문석 파쇄토가 아닌 견운모 파쇄토가 사직구장에 새로 깔렸다.
문제는 새로 깔린 흙이 전혀 다져지지 않아 너무 무르다는 점이다. 두산과의 2차례 시범경기에서 실책이 별로 나오지 않았고 육안으로는 확인이 힘들어 많은 사람들이 문제를 알아차리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땅이 너무 잘 파여 땅볼 처리시 실책이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주루시 탄력을 받지 못해 속도를 내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실책은 문제도 아니다. 가장 큰 걱정은 선수들의 부상이다. 파인 곳에 발을 잘못 디디면 발목, 무릎 등에 부상이 올 수 있다. 롯데의 한 선수는 "스폰지 위에서 뛰는 느낌이다. 땅이 너무 잘 파인다. 수비, 주루에서 모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고 실토했다.
롯데 구단도 이에 대해 답답함을 표현한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석면이 검출된 이상 흙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교체돼야 하는 것이 맞다. 문제는 흙을 교체할 수 있는 시기상의 문제였다. 롯데는 10월 말경까지 사직구장에서 플레이오프를 치렀다. 여기에 마무리 훈련을 소화해야 했다. 너무 추운 날씨에는 공사를 진행할 수 없는 부분도 감안이 됐다. 그래서 공사가 늦어졌다.
야구장 그라운드의 흙은 새로이 깔리면 다져지는데 수개월이 걸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벌써 시범경기가 시작됐다. 공사를 마치고 이제까지 주어졌던 시간은 기껏해야 2달 남짓. 이제는 시범경기가 시작된 이상 제대로 바닥을 관리할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다. 롯데 구단의 한 관계자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롯데 구단은 19일 선수단이 청주 시범경기를 위해 떠나자마자 흙을 다지고 소금을 뿌리는 등 응급 조치에 들어갔다. 단단한 재질인 마사토도 더 보충할 예정이다.
걱정은 선수들이다. 특히 내야수들이 걱정이다. 한 선수는 "아무래도 사직구장에서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하는 롯데 선수들이 몇개월 간은 고생을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물론 적응이 되지 않은 채 경기를 치러야 하는 원정팀 선수들도 고충을 겪을 수 밖에 없다.
결국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은 부족한 야구 인프라 탓이다. 비시즌 마땅히 훈련을 할 곳이 없어 공사 환경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롯데의 관계자는 "선수들을 위해, 그리고 팬들을 위해 정규시즌 개막에 맞춰 최고의 그라운드 컨디션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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