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세리머니 하지마!"
동부 강동희 감독이 선수들에게 내린 이색 주문이다. 선수들이 뛰는 무대는 다름 아닌 챔피언결정전. 선수들은 골을 성공시킬 때마다 가슴이 벅차 오른다. 자기도 모르게 두 주먹이 불끈 쥐어진다. 여기에 챔피언결정전은 농구팬들의 이목이 가장 많이 쏠리는 경기다. 멋진 세리머니는 멋진 팬서비스가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왜 강 감독은 선수들에게 세리머니 금지령을 내린 것일까.
29일 원주치악체육관에서 열린 동부와 KGC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 경기를 앞두고 만난 강 감독은 전날 열린 1차전에서 KGC에 75점을 실점한 배경을 설명했다. 경기는 80대75로 승리를 거뒀지만 강력한 수비를 자랑하는 동부가 75점이나 내줬다는 자체가 수비에 문제가 있었다는 뜻.
강 감독은 갑자기 선수들의 골 세리머니 얘기를 꺼냈다. 강 감독은 "선수들이 골을 성공시킨 후 세리머니를 하다가 속공을 허용하더라"라며 웃었다. 동부의 윤호영, 로드 벤슨, 이광재 등은 결정적인 슛을 터뜨를 때마다 멋진 골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그러다가 백코트가 늦어졌고 몇 차례 속공을 허용했다. 물론 그것이 상대에 속공을 허용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아니다. 사소한 것 하나라도 경기 흐름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하겠다는 것이 강 감독의 생각이었다.
그리고 강 감독의 이런 주문에는 더 깊은 뜻이 있었다. 상대의 빠른 템포에 말려서는 안된다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전달한 것이다. 강 감독은 "1차전은 상대가 빠르게 경기를 진행하자 우리 선수들도 그 페이스에 말렸다. 때문에 많은 실책이 나왔고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며 "템포를 진정시키고 냉정하게 경기를 진행해야 체력적으로도 우리가 우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밌는 건 이광재가 1쿼터 3점슛을 성공시키고 손가락을 치켜들며 세리머니를 했다는 것. 물론 속공을 허용하지는 않았다.
원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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