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 '철퇴축구'에 '철퇴'가 사라졌다.
울산 축구는 웅크리고 기회를 엿보다 상대에게 치명적인 공격을 가하는 철퇴에 비유된다. 그런데 최근 K-리그 두 경기에서 철퇴가 무뎌진 모습이다. 25일 대구전(0대1 패)에 이어 31일 상주전(2대2 무)에서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무엇이 문제일까.
철퇴는 양날의 검이다. 상대에게 분명하고 강한 공격을 가할 수 있는 파괴력은 눈에 띈다. 그러나 느리다. 역사책에 등장하는 장수들이 하나같이 철퇴 대신 검이나 창같은 무기를 쓴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래서 김호곤 울산 감독은 스피드를 덧씌웠다. 패스와 역습 상황에서 '빠르게'를 강조했다. 그러나 스피드가 떨어지다보니 효율성도 반감됐다. 단적인 예를 들어보자. 울산은 상주전에서 65%의 높은 볼 점유율을 기록했다. 볼을 오래 소유하면서 상대 이곳저곳을 파고들어 골을 노렸다. 그러나 골문 앞에서 세밀함이 떨어졌다. 패스의 속도와 정확성은 기대 이하였다. 전반 4개의 슈팅 중 골은 없었다. 유효슈팅 1개에 불과했다.
김 감독이 우려했던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울산을 상대하는 팀들은 '선수비 후역습' 작전을 편다. 극강 수비전술이다. 그런데 울산 선수들이 오히려 상대 작전에 휘말리고 있다. 철퇴를 가하다 공을 빼앗겼을 때 공수전환 속도가 늦어 역습에 번번이 당하고 있다. 대구전과 상주전에서 실점이 모두 역습 상황에서 나왔다.
이때부터 울산의 공격은 포스트플레이오 돌아선다. 가장 먼저 1m96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의 머리에 맞춰 떨어진 공을 2선에서 쇄도하는 선수들이 마무리하는 형식이다. 그러나 단순한 공격 패턴은 상대에게 쉽게 읽히기 마련이다. 전반보다 후반 볼 점유시간이 확 줄어든 이유다.
안일해진 정신력도 답답한 부분이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올시즌 모든 경기를 결승전이란 마음으로 임하자'고 강조한다. 그러나 최근 울산 선수들이 보여준 집중력은 K-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에서 파죽의 4연승을 질주할 때와 달랐다. 로테이션이 되지 않았던 주전멤버들의 체력저하도 집중력 저하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돌파구가 없다면 참고 뛰어야 한다. 과거 K-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병행의 부족한 경험은 지난시즌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줬던 끈기와 집중력으로 극복해야 한다. 이런 점을 빨리 간파하지 못한다면 이번 시즌 울산 철퇴는 녹슨 무기나 다름없을 것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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