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연령 21.3세. 지난 24일 K-리그 4라운드 경남전에서 전남의 3골을 넣은 선수들의 평균 연령이다. 이종호가 20세, 손설민과 심동운이 각각 22세다. 전남은 이들 뿐 아니라 20대 초반 선수들이 즐비하다. 유스팀인 광양제철고 출신들이 성장해 팀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축구팬들은 전남의 어린 선수들을 두고 '광양의 아이들'이라 부른다. 젊은 패기와 왕성한 활동력을 자랑하는 '광양의 아이들'이 전남을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경남전이 좋은 예다. K-리그 3라운드까지 단 한 골만 넣으며 골가뭄에 시달렸던 전남은 경남전에서 3골을 몰아치며 시즌 첫 승을 올렸다. 정해성 전남 감독은 "'광양의 아이들'이 일을 냈네"라며 웃었다.
그러나 정 감독의 웃음 이면에는 깊은 고민이 자리하고 있다. 젊은 선수들의 약점인 경험부족과 노련미 부족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다. '광양의 아이들'로 인한 딜레마다. 젊은 전남에 '경험'을 심기 위해 올시즌 한재웅(28) 김근철(29) 등 베테랑 미드필더들을 영입했지만 기대했던 효과는 아직 미비하다.
30일 K-리그 5라운드 포항과의 '포스코 더비'를 앞두고 정 감독이 고민을 토로했다. "올해 첫 야간 경기인데 우리팀에 밤에 경기를 치러보지 않은 선수들이 꽤 많다. 또 '제철가 더비'인데 이런 큰 경기를 뛰오본 선수들이 얼마나 되겠나." 실제로 선수들을 모아 놓고 "야간 경기 처음 인 사람 누구냐"고 물었더니 4명이 손을 들었다. 올시즌 대학을 졸업하고 전남에 입단한 주성환(22)은 손을 들지 않았다. 정 감독이 의심이 들어 다시 물어봤더니 "고등학교 결승전때 한 번 뛰어 본것 같습니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포항전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진행됐다. 야간경기, 빅매치, 수중 경기 등. 경험이 많은 선수들에게 유리한 환경이었다. 반대로 얘기하면 '아이들'이 많은 전남에게는 불리할 수 밖에 없다. 이종호 심동운 손설민 박선용(23) 윤석영(22) 김영욱(21) 등 11명 중 23세 이하 선수 6명이 포항전에 출격했다. 정 감독의 걱정은 현실이 됐다. 노련함을 앞세운 포항에 0대1로 패했다.
이제 정 감독이 떠 안은 숙제는 명확하다. '분위기 반전'이다. 1승2무2패로 3월을 마무리했지만 4월 홈 5연전을 통해 대반격을 노린다. 정 감독은 "4월 성적이 시즌 전체를 봤을 때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 같다"며 "어린 선수들이라 분위기를 타면 무섭다. 반대로 분위기가 다운됐을때 조금만 신경쓰면 어린 선수들이 금세 분위기를 바꾼다. 그게 내가 해야할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정 감독이 '광양의 아이들'로 인한 딜레마를 어떻게 풀지 지켜볼 일이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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