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과 환희가 교차했다. 승전의 세리머니는 하늘을 향했다.
FC서울전을 앞둔 수원 삼성 선수단이 경기 전 라커룸에 모였다. 한 곳에 모여 파이팅을 외치는 대신 기도를 했다. 숙연한 분위기가 라커룸을 휘감았다. 결전을 앞둔 팀이 승리의 바람을 담아 하는 기도와는 분명 달랐다. 무엇이 이들을 한 자리에 모았을까.
수비수 곽광선(26)을 위한 기도였다. 강원에서 이적한 새내기는 올시즌 주전자리를 꿰찼다. 빠른 스피드와 넓은 시야로 용병 수비수 보스나(31·호주)와 찰떡 궁합을 과시했다. 곽광선-보스나 철벽을 구축한 수원은 부산과의 개막전부터 강원과의 3라운드까지 3연승을 기록했다. 1996년 창단 이후 사상 처음으로 개막 3연승 축포를 쐈다. 곽광선은 수원의 고질병으로 지적됐던 느린 수비 문제를 해결했다.
환희도 잠시, 생애 첫 슈퍼매치와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3월 24일 제주와의 4라운드에서 옐로카드를 받아 경고누적으로 서울전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누구보다 뛰고 싶었던 경기였다. 관중석에서라도 동료들을 응원할 참이었다. 그러나 경기를 하루 앞둔 31일, 비보가 날아 들었다. 부친 곽모씨(53)가 불의의 사고로 운명했다는 소식이었다. 하루 전만 해도 건강하던 부친이었다. 수원에 뿌리내린 아들 자랑에 미소가 넘쳤다. 운명의 장난은 가혹했다. 일터에서 그만 낙상 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곽광선은 숙소 문을 박차고 빈소가 차려진 경남 진해로 떠났다. 수원 관계자는 "너무도 놀란 나머지 본인도 경황없이 급히 출발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수원 선수단은 함께 하지 못했다. 안타까운 소식에도 같이 슬퍼할 겨를이 없었다. 최대 라이벌과의 일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곽광선이 떠난 뒤 한 자리에 모여 서울전 승리를 영전에 바치자고 다짐했다. 주장 곽희주는 서울전에만 차는 북벌(北伐) 완장에 검은색 리본을 조심스레 달았다. 모든 선수가 검은 리본을 품었다. 그라운드로 나서기 전 한 자리에 모여 추모의 기도를 올렸다. 아픔과 필승 의지를 담은 염원이었다.
이들의 바람대로 수원은 서울을 2대0으로 완파했다. 결승골을 넣은 미드필더 박현범은 "경기를 준비하던 중 (곽광선 부친 사망) 소식을 접했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함께 하지 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곽)광선이 형의 슬픔을 같이 나누고자 서울전에서 꼭 승리하자는 다짐을 했다. 오늘 승리로 조금이나마 힘이 됐다는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라이벌전 완승의 기쁨은 잠깐이었다. 수원 선수단은 경기를 마치자마자 서둘러 버스에 올랐다. 경기도 화성 클럽하우스에 집을 푼 뒤 곧바로 빈소가 차려진 진해로 출발했다.
수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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