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 낀 것 같다. 고사를 다시 올려야 할지…."
목마른 홈 첫승을 또다시 미루게 된 신태용 성남 일화 감독은 답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8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K-리그 6라운드 포항과의 홈경기에서 0대2로 패했다.
승부는 외국인 선수 싸움에서 갈렸다. 포항의 아사모아가 후반 4분, 팀의 선제결승골과 함께 자신의 시즌 첫골을 쏘아올렸고, 후반 33분 교체투입된 지쿠는 그라운드에 나선 지 2분만인 후반 35분 추가골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말 그대로 '원샷원킬'의 결정력이었다. 11일 전남-성남전을 앞두고 경기를 관전하던 정해성 전남 감독 역시 "외국인 선수들의 역할은 바로 저런 것"이라며 골 결정력에 찬사를 보냈다. 지쿠는 올시즌 출전한 5경기 중 무려 4경기(광주 부산 상주 성남전)에서 골맛을 봤다.
홈 패배 후 비난의 시선은 성남의 '원톱' 요반치치에게 쏠렸다. '신공(신나게 공격)' 성남의 시즌 초반 부진은 요반치치의 처진 경기력과 맥을 같이 한다. 시즌 초반 득점왕 후보로 끊임없이 거론됐다. K-리그 최고의 히트상품이 될 것이라 호언했었다. 리그 6경기에서 1골에 그쳤다. 포항전에서도 요반치치는 강력한 피지컬을 갖춘 상대 수비수 조란에게 묶여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신 감독은 요반치치의 부진 요인을 묻는 질문에 '구자철 이야기'를 꺼냈다. 완전히 다른 리그에 이적해 적응하는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빗대며 요반치치를 감싸안았다. "구자철 선수도, 이제 골도 넣고 하지 않나. 분데스리가에서 시즌 초반 힘든 시기를 겪었다. 환경적,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다. 세르비아 리그 중간에 팀에 들어와서 동계훈련을 치러냈고, 말도 잘 안통하고, 경기수도 많고…, 스스로 답답한 면도 많고 동료들과 서로 소통의 문제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요반치치의 실력에 대해서만큼은 절대적인 믿음을 보였다. "요반치치와 이야기해보면, 본인도 자신이 갖고 있는 기량의 20%도 못보여줘서 답답하고 죄송하다고 한다. 컨디션이 서서히 올라오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분명히 점차 좋아진다고 본다. 이 시기가 길어지면 안되겠지만 아직은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신 감독은 '신공의 중심' 요반치치가 봄꽃처럼 만개할 날을 믿고 기다려 줄 참이다.
성남=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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