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허탈하네요."
유상철 대전 감독의 목소리는 힘이 없었다. 대전의 연패는 6으로 늘어났다. 유 감독은 깊은 한숨을 내쉰 뒤 "기분이란게 있지 않나. 경기 흐름을 보니까 최소 승점 1을 딸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종료 4분전에 골을 먹으니 힘이 빠진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고 했다. 대전 창단 이래 개막 후 6연패는 이번이 처음이다. 대전은 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2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6라운드 부산과의 경기에서 후반 41분 파그너에게 골을 허용하고 0대1로 무릎을 꿇었다.
백약이 무효였다. 유 감독은 부산전에 두개의 깜짝 카드를 꺼냈다. 공격수 정경호를 스위퍼로 기용했으며, '공격의 핵' 케빈을 선발에서 제외했다. 특히, 공격수 정경호의 변신은 눈에 띄었다. 기존 선수들의 수비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유 감독은 고참 정경호에게 수비라인을 맡겼다. 딱 한 번 연습을 해보고 실전에 나선 도박이었다. 유 감독은 "본인도 수비수로 나서는 것에 대해 받아들였다. 사용하지 않았던 카드인데 조금은 걱정스럽다"고 했다. 우려와 달리 정경호는 좋은 모습을 보였다. 새로 가세한 브라질 출신 수비수 알렉산드로와의 호흡도 괜찮았고, 경기 전체를 읽는 시야도 돋보였다. 그러나 유 감독의 한수는 승리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86분간 부산의 공격을 막아낸 정경호는 단 한번의 집중력 부족으로 패배의 멍에를 썼다.
나홀로 공격에 나서던 케빈을 제외하고 공격 루트의 다양화를 꾀했지만, 끝내 부산의 골문을 여는데 실패했다. 대전은 6경기에서 단 1골이라는 극심한 골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김형범의 선발 출전 정도를 제외하고 반전을 꾀할 수 있는 카드가 특별히 없다는 점에서 유 감독의 고민이 더해지고 있다.
그러나 실망하지 않았다. 부산전에서 긍정적인 면모를 봤기 때문이다. 유 감독은 경기 후 "전체적인 수비라인은 만족한다. 이전 경기에서 수비 뒷공간과 가운데가 불안했다. 그러나 정경호 가세 후 라인을 끌어올리고 컨트롤하는 모습이 만족스러웠다"고 했다. 향후 경기에서도 정경호를 수비에 적극 활용할 뜻을 내비쳤다. 여기에 레오가 점점 더 한국무대에 적응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대전에 유일한 1골을 선사한 허범산도 부상에서 돌아온다. 유 감독은 "딱 1승이다. 경기력은 나쁘지 않다. 1승만 하면 분명히 살아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전의 봄은 과연 언제쯤 찾아올까.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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