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을 축구에 적용하면 '선수는 이름에 기록까지 남긴다' 정도가 될 듯 하다. 기록은 한 선수의 커리어를 상징하는 명예다. 모든 선수들이 기록 경신에 도전하지만, 누구나 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기록을 깬 선수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된다.
K-리그 최고의 킬러로 꼽히는 이동국(33·전북)은 '기록파괴자'다. 2009년 전북 입단 후 부활찬가를 부르고 있다. 입단 첫 해 전북에 창단 후 첫 우승을 안겼고, 득점왕 타이틀도 차지했다. 2011년에는 도움왕을 차지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신인왕과 리그 최우수선수(MVP), 득점·도움 타이틀을 모두 석권하는 첫 선수가 됐다. 여세를 몰아 2012년 K-리그 개막전에서 멀티골을 쏘아 올리면서 리그 역대 최다골 기록을 넘어섰다. 지난 8일 경남전에서는 168번째 공격포인트가 된 득점을 터뜨리면서 역대 최다 공격포인트 기록을 세웠다. 공격수가 작성할 수 있는 모든 기록이 이동국의 발끝에 허물어 졌다.
산은 넘었다. 이제 이동국이 가는 길은 K-리그의 역사가 된다. 올 시즌 38경기가 남아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이동국이 전대미문의 200 공격포인트 작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동국은 지난해 29경기에서 16골15도움의 성적을 올렸다. 올 시즌에는 6경기 6골, '원샷원킬'의 재능을 뽐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4골3도움)보다 득점 수는 많아졌고, 도움은 줄었다. 전북이 리그 초반 부진하면서 최전방 공격을 홀로 책임지다보니 도움보다는 득점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루이스, 에닝요, 김정우 등 2선 지원군의 컨디션이 본격적으로 발휘되는 시점이 되면 득점 뿐만 아니라 도움 빈도도 그만큼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와 비슷한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는 현재 기량을 유지한다면 새 기록 작성에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
11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릴 강원과의 리그 7라운드는 이동국의 기록 행진 출발점이다. 하지만 이동국은 '강원 징크스'가 있다. 전북이 그동안 강원과 치른 6경기에 모두 출전했지만, 1도움에 그친게 전부다. 유독 강원만 만나지면 작아졌다. 전북은 경남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부진 탈출의 시동을 걸었다.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11일 강원 원정에서 이동국의 활약이 필요하다. 강원전은 이동국의 기록 행진에 가속도가 붙을지 가늠할 수 있는 척도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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