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구대상에는 '복불복 게임'이 있다.
어느새 3년째다. 베스트5에 선정된 선수들이 무대에 올라와 이벤트에 참여한다. 이날도 어김없이 KGC 김태술, 모비스 양동근, 전자랜드 문태종, 동부 김주성, KGC 오세근이 무대에 올라 수상의 기쁨과 함께 복불복의 아픔을 맛봤다.
올해 시상식에서는 토너먼트로 2명의 선수를 가렸다. 토너먼트 게임은 최근 한 코미디프로그램에서 관객을 두고 펼쳤던 일명 '아르미 타임'. 5명이었기에 부전승으로 다음 라운드로 진출할 1명이 필요했다. 사회자가 옆에 있던 김태술에게 "선배 양동근에게 부전승을 양보할 생각이 있나?"라고 묻자 김태술은 "상품이 있나?"라고 되물어 분위기를 달궜다. 사회자는 "상품에 넘어갔으니 첫판부터 게임에 참여한다"며 게임을 시작했다.
김태술과 문태종은 펌프질을 해 상대방 머리 위에 있는 풍선을 터뜨리는 게임을 펼쳤다. 사회자는 2년 연속 게임에 참여한 문태종에게 "올해는 내 말을 알아듣냐"며 한국식 영어를 구사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팔을 주로 쓰는 농구선수답게 펌프질에 능할 것 같았지만, 좀처럼 풍선은 터지지 않았다. 문태종은 펌프기가 잘 작동하지 않는지 연신 펌프기를 만지며 고개를 가로젓기도. 터지기 일보 직전까지 풍선을 크게 만든 김태술이 게임에서 승리했다. 게임에서 진 문태종의 한마디도 걸작이었다. "힘들어요."
김주성과 오세근은 호스를 불어 호스 안에 있는 콜라를 상대방에게 먹이는 게임을 가졌다. '젊은피' 오세근이 선전할 것으로 보였지만, 게임 시작 5초도 안돼 콜라 세례를 받았다. 김주성의 폐활량이 한수 위였다.
다음은 양동근과 오세근의 막대과자 게임. 양쪽에서 막대과자를 한입씩 먹어가는 모습에서 야릇한 포즈가 연출되기도 했다. 가운데 부분까지 거의 다 먹어버린 양동근의 승리.
결국 남은 오세근과 문태종이 숫자가 적힌 음료수를 선택하게 됐다. 1번부터 3번까지 음료수 중 한 잔만 콜라였고, 나머지는 까나리액젓과 간장이었다. 오세근은 1번을, 문태종은 3번을 선택했다. 하지만 둘 모두 거세게 운이 없었다. 문태종은 음료수를 원샷한 뒤 인상을 찌푸렸다. 사회자는 컵 냄새를 맡고는 "문태종 선수가 2년 연속 간장을 원샷했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문태종의 아픔을 목격한 오세근 역시 불운을 피해가지 못했다. 컵 냄새를 맡자마자 기겁한 오세근은 까나리액젓을 먹고 연신 물을 찾았다.
시상이 모두 끝난 뒤 KBL 안준호 이사가 대표로 건배를 제의했다. 시상식에 참석한 구단관계자 및 코칭스태프, 선수들이 모두 잔을 들고 행사를 마무리하는 순간, 안 이사는 건배사로 '기호지세(騎虎之勢)'를 꺼내놓았다. 안 이사는 삼성 감독 시절부터 전략이나 현재 상황을 사자성어로 비유하기로 유명했다. 그는 "호랑이를 타고 달리는 모습으로 멈추지 않고 계속 나아가자"며 현장에 있는 모든 이들을 하나로 모았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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