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혹했지만 돌이킬 수 없었다. 긴 어둠의 터널이었다. 약 9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그라운드가 그리웠다.
이청용(24·볼턴)이 드디어 돌아온다. 오언 코일 볼턴 감독이 20일(이하 한국시각) 복귀 시나리오를 공개했다. 그는 "이청용이 중요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의료팀과 재활훈련을 잘 소화해 냈다"며 "1군 복귀에 앞서 금요일과 토요일 리저브팀(2군) 훈련에 합류할 것이다. 문제가 없으면 1군 훈련에 합류시켜 훈련 강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7월 31일, 이청용이 쓰러졌다. 웨일스 뉴포트카운티와의 프리시즌 연습경기에서 오른 정강이 하단 3분의 1지점의 경골과 비골이 골절됐다. 축구화 끈을 맨 후 첫 시련이었다. 한국과 영국을 오가며 재활치료와 훈련을 병행했다. 당초 복귀시점이 3월이었다. 무리한 복귀는 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걱정이 컸다. 이청용은 서두르지 않았다. 모든 우려가 사라진 후 복귀할 것이라고 생각을 고쳤다. 그 때가 왔다.
이청용의 복귀는 단비다. 한국 축구에도 선물이다. 그의 빈자리는 엄청났다. A대표팀의 밸런스가 무너졌다. 사령탑이 교체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의 포지션인 오른쪽 날개에는 여전히 주인이 없다. 최강희 A대표팀 감독도 2월 29일 쿠웨이트전(2대0 후) 후 고충을 토로했다. "측면에서 뽑을 선수들이 충분치 않다. 가장 고민되는 포지션이다." 쿠웨이트전에서는 좌우 날개에 한상운(성남)과 이근호(울산)를 가동했다. 둘은 전문 윙어가 아니다. 중앙 공격수다.
결국 꼬인 매듭을 풀 카드가 이청용이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이 임박했다. 한국은 6월 8일 원정에서 카타르와 최종예선 1차전을 치른다. 12일에는 무대를 국내의 경기도 고양으로 옮겨 레바논과 2차전을 벌인다. 최종예선에 앞서 다음달 30일에는 세계 최강 스페인과의 친선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최 감독은 이청용의 복귀 소식에 반색했다. 물론 걱정도 있었다. 그는 "이청용의 복귀 소식은 낭보다. 하지만 몸상태와 경기 감각은 다르다. 아무리 훌륭한 선수라도 시간이 필요하다"며 "선수별로 편차는 있다. 이청용은 두뇌 회전이 빠르고 영리한 만큼 빨리 적응할 것으로 기대는 된다"고 했다. 그리고 "아직 6월 최종예선에 '뽑을 것이다. 안 뽑을 것이다'라고 얘기할 단계는 아니다. 다만 시즌 종료전 1군 경기에 출전한다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 스페인전에 K-리그 선수들이 합류하지 못한다. 자원이 없다. 이청용을 뽑는다면 볼턴 구단의 입장도 들어볼 것"이라고 했다.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감각이라면 스페인전에 발탁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일정상 스페인전에선 국내파의 활용이 어렵다. K-리그는 5월 26일 4경기, 27일 1경기, 28일 3경기가 각각 잡혀있다. 전북, 울산, 포항, 성남 등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를 통과할 경우 5월 29일과 30일 16강전을 치른다. 최 감독은 해외파 총동원령을 내렸다. 유럽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청용도 지울 수 없다.
그럼 이청용의 1군 복귀전은 언제가 될까. 정상적인 시나리오는 경기력 점검 차원에서 2군 경기에서 한 경기를 뛰는 것이다. 볼턴 리저브팀은 26일 웨스트브로미치와 단 한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상황이 급박하면 달라질 수도 있다. 2군 경기에 뛰지 않고 곧바로 투입될 수도 있다. 2011~201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다음달 13일 막을 내린다. 볼턴은 다른 팀에 비해 두 경기를 덜 치러 6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21일 스완지 시티, 25일 애스턴 빌라, 28일 선덜랜드, 다음달 3일 토트넘, 6일 웨스트브로미치, 13일 스토크 시티와 차례로 격돌한다.
시즌 내내 강등권(18~20위)을 헤맨 볼턴은 지난달 3연승을 달리며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최근 2연패를 기록하며 강등권에 또 빠졌다. 승점 29점(9승2무21패)으로 18위에 포진해 있다. 1부리그 잔류 마지노선인 17위 QPR(승점 31)과의 승점차는 2점이다. 이청용은 28일 선덜랜드전에 교체 출전으로 첫 시동을 걸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이청용의 플레이를 보면서 흥분했다. 올시즌 대활약이 기대됐지만 슬프게도 상상하지 못한 끔찍한 부상이 찾아왔다. 이청용은 앞으로 더 특별한 선수가 될 것이다." 코일 감독의 믿음이다. 이청용의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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