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롱이'라는 별명이 무색한 나이다. 활약은 유효하다.
이영표(35·밴쿠버)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서도 빛나고 있다. 첫 공격포인트를 쏘아 올렸다. 22일(한국시각) 홈구장 BC플레이스 스타디움에서 가진 FC댈러스와의 2012년 MLS 서부지구 7라운드에서 전반 11분 팀 승리를 결정짓는 결승골을 도왔다. MLS 출전 7경기 만에 첫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개막전부터 이어온 풀타임 출전 기록도 7경기로 늘렸다.
이영표가 올 시즌을 시작할 때만 해도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잉글랜드와 독일 등 유럽무대를 거치며 쌓은 풍부한 경험은 장점으로 꼽혔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알힐랄(사우디아라비아)을 끝으로 6개월 간 쉬면서 실전 감각이 무뎌진데다, 30대 중반으로 접어들며 체력과 기량이 노쇠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막상 뚜껑을 열자 이런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몬트리올 임팩트와의 개막전부터 주전 자리를 꿰차 밴쿠버 부동의 풀백으로 활약 중이다.
국내에서 이영표만큼 여러 리그를 거친 선수도 드물다. 특이한 점은 모두 이적 후 첫 시즌부터 주전으로 활약했다는 것이다. K-리그 안양LG(현 서울) 시절부터 밴쿠버까지 이런 모습에 변함이 없다. 모든 리그가 다른 환경과 명성을 갖고 있었다. 적응부터 주전경쟁까지 과제가 넘쳤다. 이럼에도 감독들은 이영표를 주전으로 꼽았다. 어떤 리그든 곧바로 자리를 잡는, '흐르는 물'과 같은 선수다.
탁월한 몸관리가 '롱 런'의 첫번째 비결로 꼽힌다. 절제의 방법을 일찌감치 터득했다. 독실한 신앙의 힘이 컸다. 이영표의 에이전트사인 지쎈 측은 "이영표 같이 철저하게 자기 관리를 하고 축구만 생각하는 선수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싶다"라고 말한다. 겸손함도 빼놓을 수 없다. 이영표와 발을 맞춰 본 동료들은 "배우겠다는 자세로 먼저 다가오는 이영표에 감명을 받는다"고 한다. 유럽 리그를 거치면서 쌓은 풍부한 경험에도 아직 배울 것이 많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폐쇄적인 환경으로 외국인 선수들이 쉽게 적응하기 힘든 사우디리그에서도 두 시즌 연속 리그 풀타임 출전 기록을 세운 원동력이 됐다. 마지막으로 다른 포지션에 비해 체력부담이 적은 '수비'를 주 임무로 맡고 있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중앙수비수에 비해 좀 더 뛰어야 하는 풀백 자리에 서지만, 주 임무는 공격보다 수비에 치중되어 있다. 노련미까지 더해지면서 체력저하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익혔다.
MLS는 이영표가 축구인생의 종착지로 꼽은 무대다. 축구행정가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택했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학업을 병행할 수 있는 조건을 걸었다. 적지 않은 나이 탓에 은퇴를 고민해야 할 시기지만, 현재와 같은 모습이라면 2~3년 더 활약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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