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이 무실점으로 막으면 승회도 무실점을 하면 된다. 승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29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상대 선발 윤석민을 무너뜨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결국 윤석민을 공략하기 어렵다면 선발 투수인 김승회가 잘 던지는 수 밖에 없다는 뜻이었다. 김승회가 윤석민과 선발로 대등한 피칭을 펼쳐 준다면 경기 후반 승리의 기회를 엿볼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였다.
김 감독의 계산은 적중했다. 두산은 김승회가 7회까지 3실점으로 잘 막고, 2-3으로 뒤진 7회말 타선이 동점을 만들고 8회말 손시헌의 결승타로 4대3으로 이겼다. 김승회의 호투가 역전승의 발판이 됐다. 김승회는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인 7이닝을 던지며 5안타 3실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투구수 109개도 자신의 한 경기 최다 기록이었다.
김승회는 2회 1점, 3회 2점을 내주며 초반 고전했지만, 4회부터 7회까지 단 한 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고 추가 실점을 막았다. 만일 김승회가 5회 이전 추가로 점수를 내줬다면, 분위기상 두산의 역전승은 기대하기 어려웠다. '골리앗'과 다름없는 윤석민을 상대로 한 김승회의 피칭은 더욱 빛을 발한 셈이 됐다. 윤석민은 5⅔이닝 6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김승회는 두산의 5선발이다. 김 감독은 전지훈련과 시범경기를 치르면서 일찌감치 김승회를 5선발로 결정했다. 2003년 입단 이후 줄곧 불펜투수로 뛰었던 김승회는 지난해 후반기 선발로 변신해 9경기를 던졌다. 김 감독은 김승회에 대해 경험과 구위, 스타일 등 모든 면에서 선발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다.
김 감독은 "오늘은 승회가 잘 던져서 이겼다. 승회는 몸이 아프지 않는 이상 로테이션에 고정시킨다"고 말했다. 5선발 보직을 보장받았다는 뜻이다. 시즌 두 번째 등판만에 첫 승을 올린 김승회는 "어제 팀이 팽팽한 접전에서 역전패를 당해 분위기가 안좋아질 수도 있었는데 오늘 상대 투수가 윤석민이라 이긴다는 생각보다는 비슷하게 흐름을 끌고 가려고 했다"며 "타자들 방망이 뒷심을 믿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승회의 호투로 두산은 니퍼트-김선우-임태훈-이용찬-김승회로 이어지는 안정적인 선발 로테이션을 끌고 갈 수 있게 됐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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