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경남전은 내 감독 인생에서 가장 뼈아픈 기억 중 하나죠."
박경훈 제주 감독은 경기전 경남전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제주는 이상하게 경남만 만나면 재미를 못봤다. 지난시즌에는 1무1패를 당했고 역대 전적에서도 3승9무5패로 뒤져 있다. 그 중에서도 지난해 7월 9일 패배는 유독 쓰라렸다. 제주는 2-0으로 앞서다가 후반 거짓말 같이 3골을 내주며 2대3으로 역전패 했다. 제주는 이 패배의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박 감독은 "경남전을 잡았으면 다음 경기 대전까지 잡고 무난히 6강에 오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 패배 때문에 대전전도 무승부를 기록하고 결국 무너졌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번 경기는 당시의 복수전인 셈이다. 박 감독은 "선수들도 그 때의 아픔을 기억하고 있다. 나도 경남이 최근 부진하지만 약한 팀이 아니라는 점을 선수들에게 많이 주지 시켰다"며 각오를 다졌다. 박 감독의 강력한 의지는 곧 그라운드에서 나타났다.
제주는 전반 4분만에 터진 송진형의 골을 시작으로 3골을 몰아넣었다. 제주는 결국 29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경남과의 2012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10라운드 경기에서 3대1 완승을 거뒀다. 박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 첫마디로 "작년 역전패를 설욕해서 기쁘다. 초반에 쉽게 2골 넣으면서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박 감독이 경남전 필승 의지를 보인 이유는 또 있었다. 박 감독은 4월 목표를 4승1무1패로 잡았다. 경남전을 이긴다면 목표를 초과 달성함과 동시에 다음달 승점관리에서도 여유를 갖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경남전 승리로 4월 목표를 초과달성했다. 그러나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5월에 4경기가 있는데 3승1패의 계획을 갖고 있다. 공수 밸런스의 균형을 잘 유지한다면 충분히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차근차근 승점을 쌓아가고 있지만 우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부담스러워 했다. 그러나 자신감은 내비쳤다. 박 감독은 "우승은 내뜻대로 되는게 아니다. 천운이 따라야 한다. 현재로서는 감이 아주 없지는 않다"며 웃었다. 일단 가까운 목표는 상위리그 진출이지만,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대해서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박 감독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높은 순위에 있다.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서 목표를 얘기하기가 조심스럽다. 매경기 승점을 쌓아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노려보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박 감독은 5월을 승부처로 삼았다. 박 감독은 "5월이면 1라운드가 어느정도 마무리되는 시점이다. 그때까지 좋은 성적을 얻는다면 우리 선수들이 더욱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5월이 중요하다"고 했다. 박 감독은 5월 목표로 3승1패라고 했다.
제주에게 4월은 잔인하지 않았다. 오히려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된 행복한 한달이었다. 제주가 5월에도 돌풍을 이어갈 수 있을지. 박 감독은 평온한 웃음 뒤에 칼을 갈고 있다.
제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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