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전태풍 오리온스 유력, 나머지는 눈치작전

by 최만식 기자
11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2011-2012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전주 KCC와 울산 모비스의 3차전 경기가 열렸다. 전주 전태풍이 부상에도 불구하고 출전을 강행했지만 2쿼터 중반 3반칙을 범하자 교체됐다. 전태풍이 답답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울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

"도다리 눈이 되겠네요."

3일 프로농구판에서는 치열한 눈치작전이 벌어졌다.

Advertisement

이날 오후 6시로 마감되는 귀화혼혈 FA(자유계약선수) 영입 신청 때문이다.

한국농구연맹(KBL)은 올해 FA로 풀리는 3명(이승준, 문태영, 전태풍)의 혼혈선수에 대한 영입의향서 접수는 2, 3일 이틀 동안 실시했다.

Advertisement

이번에 혼혈선수 영입 자격을 얻은 팀은 그동안 혼혈선수를 보유한 적이 없는 오리온스, 모비스, 동부, SK 등 4개팀이다.

혼혈선수 3명에 대한 영입 절차는 경매입찰과 비슷하다. 오후 6시까지 의향서를 마감한 뒤 곧바로 의향서를 개봉해 우선 순위-고액 연봉을 제시한 팀을 우선으로 배정한다.

Advertisement

구단들은 1, 2, 3순위에 원하는 선수를 차례로 적은 뒤 제시할 연봉(1순위 샐러리캡의 25%이내, 2순위 22.5%이내, 3순위 샐러리캡의 20%이내)을 적어내야 한다.

FA시장에 나온 선수는 3명, 영입을 원하는 팀은 4곳이기 때문에 어떤 경우든 최소 2개 팀이 경합할 수 밖에 없다. 특정선수에 복수의 구단이 몰리면 오는 7일 공개 추첨을 통해 입단팀을 가려야 한다.

4개 구단 모두 정해진 연봉 최고 한도액을 써내기 때문에 추첨은 불가피한 상황.

이 때문에 3일 오후까지 구단들의 치열한 눈치작전이 전개됐다. 단, 예외인 팀 딱 한 곳있었는데 오리온스다. 오리온스는 2일 일찌감치 의향서를 제출하고 1순위로 전태풍을 찍었다고 공표했다.

김승현을 삼성으로 이적시키면서 포인트가드난에 시달려온 오리온스는 2011∼2012시즌이 진행중인 동안에도 최고의 테크니션 가드 전태풍을 영입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이번 혼혈선수 선발에서 전태풍을 선택했다는 사실을 조기에 공개함으로써 선점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이와 대조적으로 동부, 모비스, SK는 마감시간 오후 6시까지 철두철미하게 비밀에 부쳤다. 3개 팀 모두 전태풍을 후순위로 돌린 채 이승준과 문태영을 놓고 고심을 거듭했다.

경쟁 팀들이 어느 선수를 1순위로 올릴 것인지 각자 안테나를 세우고 정보파악에 분주했지만 보안유지가 워낙 잘 된 터라 치열하게 눈치만 볼 뿐이었다.

"당첨률을 높이기 위해 적들의 동태을 곁눈질하다 보니 도다리 눈이 되겠다"는 말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 3개팀이 눈치작전을 펼친 이유는 이승준, 문태영 모두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문태영은 스몰포워드 겸 슈터로서, 이승준은 높이가 좋은 데다 슈팅력도 갖춘 파워포워드로 높이 평가받았다. 수비에서 다소 취약한 점은 공통적인 단점이었다.

그래서 3개 팀은 딱히 누가 반드시 필요한 자원이라기보다 둘 중 누구를 선택하더라도 뽑을 수만 있다면 만족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래서 고민은 더 컸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팀은 SK였다. SK는 이번에 혼혈선수를 뽑지 못하더라도 동부, 모비스에 비해 출혈이 적은 편이다. 혼혈선수를 뽑으면 국내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선발권을 포기해야 하는 규정 때문이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동부, 모비스와 달리 SK는 하위 4개팀에 속했기 때문에 신인 드래프트에서 어차피 우선 순위를 받을 수 있다. 오리온스가 전태풍을 영입하면서 하위팀 그룹에서 빠지면 드래프트 1순위가 될 확률은 더 높아진다. 게다가 전자랜드 문태종이 내년에 FA로 나오면 우선 선발권을 획득하게 된다.

상대적으로 동부와 모비스는 어차피 국내 드래프트 우선 순위가 안되기 때문에 이번에 혼혈선수를 뽑는 대가로 국내 신인 선발권을 내놓더라도 별로 아까울 게 없다. 그렇다고 SK가 국내 신인 선발권을 내놓더라도 남는 장사인 혼혈선수 영입에 소홀히 대처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서로 눈치보느라 바빴던 구단들은 마감시간에 맞춰 KBL을 방문하면서 백지 의향서를 따로 챙겨가기로 했다. 눈치를 볼 때까지 봐서 막판에 적어넣기 위해서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