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 대한민국은 두 영웅의 축포에 펑펑 울었다. 황선홍과 유상철. 두 영웅은 폴란드와의 2002년 한-일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골을 넣으며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 축구 역사상 첫 승리였다. 역사에 길이 남을 월드컵 4강 신화의 시작이기도 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12년. 두 영웅이 그라운드에서 재회한다. 유니폼이 아닌 정장을 입은채다. 황선홍은 포항 감독으로, 유상철은 대전 감독으로 만난다. 사상 첫 지도자 맞대결이다. 묘한 인연이다. 유 감독이 대전을 맡는데 황 감독이 크게 기여했다. 지난해 7월 9일 대전은 포항 스틸야드에 섰다. 승부조작 사태로 인해 대전은 많은 선수들이 갑작스럽게 팀을 떠났다. 흔들리던 상황이었다. 포항의 황 감독은 봐주지 않았다. 맹폭을 퍼부었다. 7대0으로 대승했다. 유 감독 선임의 도화선이 됐다. 대전은 이어 열린 경남전에서 1대7로 또 대패했다. 결국 유 감독에게 SOS를 요청했다. 포항, 경남전의 연이은 대패가 유 감독의 대전행을 이끈 셈이다.
첫 맞대결을 앞두고 분위기가 묘하다. 현재 대전은 좋지 않다. 11경기에서 2승을 올리는데 그쳤다. 부동의 꼴찌다. 벌써 유 감독 경질설이 나돌고 있다. 이번 포항 원정에서도 진다면 유 감독으로서는 벼랑끝에 서게 된다. 악재가 겹쳤다. 김형범이 부상으로 인해 나설 수 없다. 경기를 풀어줄 이가 부족하다.
그렇다고 황 감독도 유 감독을 봐줄 수 없다. 황 감독도 분위기가 그리 좋지만은 않다. 골결정력이 문제다. 미드필더에서 잘 풀어내고도 최전방에서 헛발질의 연속이다. 수원과 서울에게 지며 리그 2연패 중이다. 이번에도 지면 여론이 급악화된다. 포항에게 대전은 꼭 승리해야만 하는 팀이다. 허리의 핵심 신형민이 경고 누적으로 빠진다. 황지수를 활용해 메울 생각이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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