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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닝요 귀화 기각, 축구협회 독선이 낳은 서글픈 현실

by 김성원 기자
전북 에닝요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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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유불급이라 했다. 지나치면 아니함만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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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의 비상식적인 주먹구구 행정이 다시 한번 철퇴를 맞았다. 대한체육회는 22일 서울 방이동 회의실에서 제20차 법제상벌위원회를 열어 에닝요(31·전북)의 특별 귀화 재심 요청을 기각했다.

체육회는 이에 앞서 지난 7일 제19차 법제상벌위원회에서 에닝요의 복수국적 추천을 논의했다. 한국 문화의 적응 정도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미추천하기로 결정했다. 축구협회는 결정에 반발했다. 법무부 장관 면담 및 체육회 추천이 아닌 지방자치단체장, 4년제 대학 총장 등 외부인사들과 접촉해 문제를 풀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국적법 제7조 제1항3호에 따르면 국회사무총장, 법원행정처장, 헌법재판소사무처장, 중앙행정기관장, 재외공관장, 지방자치단체장, 4년제 대학총장, 법무부장관이 정하는 기관 또는 단체장의 추천이 있으면 특별귀화 심의대상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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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주무부처도 등을 돌렸다. 법무부 측은 "체육우수인재 특별귀화 추진 대상자가 체육회가 아닌 다른 단체의 추천을 받는다면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축구협회는 재심 요청을 하는 것으로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15일 재심 청구서를 제출했다.

최종준 체육회 사무총장은 이날 기각 결정을 내린 후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이 선수 선발 권한을 갖고 있는 점은 인정하나, 복수국적 취득 문제는 전적으로 다른 문제다. 국가대표 선발의 문제 이전에 국적 취득의 문제"라며 "한국어와 문화 습득 부분에서 봤을 때 에닝요는 지난 논의 때에 비해 달라진 점이 거의 없었다. 축구가 가진 종목의 특성상 복수국적 취득을 위한 추천으로 인해 빚어질 파장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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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필귀정이다. 에닝요는 K-리그에서 생활한 지 6년여가 흘렀지만 한국어 실력은 낙제점이다. 한국 문화에도 동화되지 않았다. 그는 특별귀화 문제가 도마에 오른 후 한국어를 배운다고 했다. 순수성을 의심받았다.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의 입장은 이해가 된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서는 에닝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현장의 감독이 전력 증강을 위해 옵션 하나를 더 갖고자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도 축구협회는 신중해야 한다. 귀화는 민감한 문제다. 국민 정서를 고려해야 한다. 충분히 의견을 수렴한 후 귀화를 신청해도 늦지 않았다. 조정 역할은 없었다. 교통정리가 안된 문제로 다시 한번 논란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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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은 안하무인이었다. 축구가 하면 다 된다는 식의 희귀한 논리에 빠져 허우적거렸다. 상급단체인 체육회와 감정적으로 대립했다. "에닝요의 경기를 본 적이 있느냐", "감독이 원한다" 등 볼썽사나운 갈등을 연출했다. 체육회에는 축구를 포함해 55개 가맹 경기단체가 있다. 체육회는 이날 "다른 체육단체와의 형평성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축구협회의 악수 두기는 새삼스럽지는 않다. 지난 연말 조광래 A대표팀 감독을 밀실에서 경질했다. 횡령과 절도를 한 회계 담당 직원에게 거액의 특별위로금(약 1억5000만원)을 지불했다. 최근에는 K-리그에서 실패한 인사를 행정을 총괄하는 사무차장에 선임했다. 여러차례의 경고음에도 세상의 상식과는 다른 길을 걸었다.

그나마 에닝요 귀화 기각 결정을 뒤늦게나마 수용한 것은 다행이다. 황보관 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체육회 입장을 존중한다. 이제는 논란을 불식시켜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조중연 축구협회장은 올해로 임기가 끝난다. 내년 초 협회장 선거가 기다리고 있다. 재선 출마여부는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다. 미래는 어디로 튈지 모른다. 임기까지는 정상적으로 조직을 이끌어야 한다.

과제가 산적하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이 6월 닻을 올린다. 홍명보호는 7월 런던올림픽에서 사상 첫 축구 메달에 도전한다. 더 이상의 논란을 양산하는 것은 곤란하다.


김성원 기자, 박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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