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선생님' 안익수 부산 아이파크 감독이 '애제자' 한지호(24)를 다독였다.
28일 K-리그 14라운드 전남전에서 후반 수차례 골 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0대0으로 비긴 직후다.
한지호는 지난 4월13일 후반 10분 서울전에서 결정적인 찬스를 놓쳤다. 회심의 역습 상황, 노마크 찬스에서 특유의 빠른 발로 거침없이 질주했다. 미리 예측하고 나와 있던 서울 골키퍼 김용대의 손에 딱 걸렸다. 모두가 골을 예상한 그 순간,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관중석에선 장탄식이 쏟아졌다. 0대0 승부를 1-0으로 뒤집을 수 있었던 아슬아슬한 장면이었다. 안 감독은 그날 밤 퇴근길 숙소 복도에서 울면서 공을 차는 한지호를 봤다. 눈물과 땀이 범벅이 된 채 벽을 향해 공을 계속 차고 있었다.
지난 13일 대구전 후반 교체출전한 한지호는 후반 43분 또다시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문전 쇄도하며 과감한 슈팅을 날렸다. 골망을 흔들었다. 기도 세리머니로 첫골을 자축했다. 한풀이골에 모두가 환호한 직후, 정적이 흘렀다. 이 골은 대구 수비수 황순민의 몸에 맞고 들어간 '자책골'로 기록됐다.
28일 0대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전남전, 안 감독은 한지호를 선발출전시켰다. 한지호는 90분 내내 종횡무진 활약했다. 역습 상황에서 발빠른 크로스를 올렸고, 적극적으로 쇄도했다. 후반 3분 김창수의 측면 크로스를 이어받아 문전에서 밀어넣은 헤딩이 전남 베테랑 수문장 이운재의 손에 막혔다. 후반 41분 노리고 찬 중거리 슈팅 역시 골문을 아슬아슬하게 빗나갔다. 결정적인 장면을 가장 많이 만들어냈다. 그러나 골에는 2% 부족했다. 올시즌 마수걸이골을 또다시 미루게 됐다.
10경기 연속무패를 기록했지만 인천, 고양국민은행(FA컵), 전남전 등 최근 3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친 '빈공'에 공격수로서 부담감이 없을 리 없다. 아쉬움을 표하는 취재진 앞에서 안 감독은 '애제자'를 향한 따뜻한 격려를 건넸다. "하나의 상황을 보면 아쉬움이지만 지호가 득점 장면에서 침착해졌다. 본인의 노력으로 인해 변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골이라는 보이는 결과 대신 골을 넣기까지 보이지 않는 과정을 주목했다. "나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지호는 슈팅연습 제일 많이 하는 선수 중 하나다. 근접해 가고 있다. 스타가 되는 준비과정이다. 용기를 잃지 말고 계속 매진하라는 격려의 얘기를 해주고 싶다"고 했다. 침묵한 공격라인에 대해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 만큼 어느날 봇물처럼 터질 것"이라고 호언했다. '호랑이 선생님'의 눈빛이 따뜻했다.
부산=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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